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콩여사
독재와 맞선 저항시인인 김남주 시인의 시가 문뜩 생각나서 이렇게 올려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김남주-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은 바람처럼 그렇게
오월은 풀잎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오지는 않았다
오월은 왔다 비수를 품은 밤으로
야수의 무자비한 발톱과 함께
바퀴와 개머리판에 메이드 인 유 에스 에이를 새긴
전차와 함께 기관총과 함께 왔다
오월은 왔다 헐떡거리면서
피에 주린 미친 개의 이빨과 함께
두부처럼 처녀의 유방을 자르며
대검의 병사와 함께 오월은 왔다
벌집처럼 도시의 가슴을 뚫고
살해된 누이의 웃음을 찾아 우는
아이의 검은 눈동자를 뚫고
총알처럼 왔다 자유의 거리에
팔이며 다리가 피묻은 살점으로 뒹구는
능지처참의 학살로 오월은 오월은 왔다 그렇게!
바람에 울고 웃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은 바람처럼 그렇게
오월은 풀잎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일어나거라 쓰러지지 않았다
오월의 무기 무등산의 봉기는
총칼의 숲에 뛰어든 맨주먹 벌거숭이의 육탄이었다
불에 달군 대장간의 시뻘건 망치였고 낫이었고
한 입의 아우성과 함께 치켜든 만인의 주먹이었다
피와 눈물 분노와 치떨림 이 모든 인간의 감정이
사랑으로 응어리져 증오로 터진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이었다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을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바람'은
학살의 야만과 야수의 발톱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을
바람에 일어나는 풀잎으로 '풀잎'은
피의 전투와 죽음의 저항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학살과 저항 사이에는
바리케이트의 이편과 저편 사이에는
서정이 들어 설 자리가 없다 자격도 없다
적어도 적어도 오월의 광주에는!
잿더미
-김남주-
꽃이다 피다
피다 꽃이다
꽃이 보이지 않는다
피가 보이지 않는다
꽃은 어디에 있는가
피는 어디에 있는가
꽃 속에 피가 잠자는가
핏속에 꽃이 잠자는가
꽃이다 영혼이다
피다 육신이다
영혼은 보이지 않는다
꽃의 영혼은 어디에 있는가
피의 육신은 어디에 있는가
꽃 속에 영혼이 깃드는가
핏속에 육신이 흐르는가
영혼이 꽃을 키우는가
육신이 피를 흘리는가
꽃이여 영혼이여
피여 육신이여
그대는 타오르는 불길에
영혼을 던져보았는가
그대는 바다의 심연에
육신을 던져보았는가
죽음의 불길 속에서
영혼은 어떻게 꽃을 태우는가
파도의 심연에서
육신은 어떻게 피를 흘리는가
꽃이다 피다
육신이다 영혼이다
그대는 영혼의 왕국에서
육신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그대는 피의 꽃밭에서
영혼을 어덯게 다루었는가
팓의 침묵 불의 노래
영혼과 육신은 어떻게 만나
꽃과 함께 피와 함께 합창하던가
숯덩이처럼 검게 타버리고
잿더미와 함께 사라지던가
그대는
새벽을 출발하여
폐허를 가로질러
황혼을 만나보았는가
황혼의 언덕에서 그대는
무엇을 보았는가
난파선의 침몰을 보았는가
승천하는 불기둥을 보았는가
침몰과 불기둥은 무엇을 닮고 있던가
꽃을 닮고 있던가
피를 닮고 있던가
죽음을 닮고 있던가
그대는
황혼의 언덕을 내려오다
폐허를 가로질러 또 하나의
새벽을 기다려보았는가 그때
동천에서 태양이 타오르자
서천으로 사라지는 달을 보았는가
죽어버린 별
죽으로 가는 별
그대는 달과 별의 부활을 위해
새벽의 언덕에 기도를 드려보았는가
그대는 겨울을
겨울답게 살아보았는가
그대는 봄다운
봄을 맞이하여보았는가
겨울은 어떻게 피를 흘리고
동토를 녹이던가
봄은 어떻게 폐허에서
꽃을 키우던가 겨울과
보의 중턱에서
보리는 무엇을 위해 이마를 맞대고
눈 속에서 속삭이던가
보리는 왜 밟아줘야 더
팔팔하게 솟아나던가
잡초는 어떻게 뿌리를 박고
박토에서 군거하던가
찔레꽃은 어떻게 바위를 뚫고
가시처럼 번식하던가
곰팡이는 왜 암실에서 생명을 키우며
누룩처럼 몰래몰래 번성하던가
죽순은 땅속에서 무엇을 준비하던가
뱀과 함께 하늘을 찌르려고
죽창을 갂고 있던가
아는가 그대는
봄을 잉태하는 겨울밤의
진통이 얼마나 끈질긴가를
그대는 아는가
육신이 어떻게 피를 흘리고
영혼이 어떻게 꽃을 피우고
육신과 영혼이 어떻게 만나
꽃과 함께 피와 함께 합창하는가를
꽃이여 피여
피여 꽃이여
꽃 속에서 피가 흐른다
핏속에서 꽃이 보인다
꽃 속에 육신이 보인다
핏속에서 영혼이 흐른다
꽃이다 피다
피다 꽃이다
그것이다!
봄
-김남주-
나하고는 무연한 것이
창 너머 담 밖에 와 있나 보다
봄이, 자연이, 멀리에 가까이에
푸르고 푸른 나무들은
햇살 머금어 더욱 빛나고
하늘하늘 가지들은 바람이 일어 춤을 추겠지
그리고 산과들에는 이름 모를 새들
그리고 산과 들에는 이름 모를 새들
날 저물어
금빛 나래 접으며 황혼을 펼치겠지
부챗살처럼
그러나 어디에 있는가, 나의 날개, 나의 노래는
나의 햇살, 나의 바람, 나의 혼은
어디에 어디에 내가 있는가?
황혼에 쓰러진 거목이 되어
버림받고 있는가
고여 있는 바닥 어둠의 뿌리가 되어
썩어가고 있는가
자유의 나무가 되어 피흘리고 있는가
마지막까지 남은 한 마리의 작은 새가 되어 절망을 노래하고 있는가
떨어진 대지의 별, 자기의 땅에서
유배당한 몸이 되어
증오의 벽을 허물고 있는가
진혼가
-김남주-
총구가 내 머리숲을 헤치는 순간
나의 신념은 혀가 되었다
허공에서 허공에서 헐떡거렸다
똥개가 되라면 기꺼이 똥개가 되어
당신의 똥구멍이라도 싹싹 핥아 주겠노라
혓바닥을 내밀었다
나의 싸움은 허리가 되었다
당신의 배꼽에서 구부러졌다
노예가 되라면 기꺼이 노예가 되겠노라
당신의 발밑에서 무릎을 꿇었다
나의 신념 나의 싸움은 미궁이 되어
심연으로 떨어졌다
삽살개가 되라면 기꺼이 삽살개가 되어
당신의 발가락이라도 핥아주겠노라
더 이상 나의 육신을 학대 말라고
하찮은 것이지만
육신은 유일한 나의 확실성이라고
나는 혓바닥을 내밀었다
나는 무릎을 끓었다
나는 손발을 비볐다
나는 지금 쓰고 있다
벽에 갇혀 쓰고 있다
여러 골이 쑥밭이 된 것도
여러 집이 발칵 뒤집힌 것도
서투른 나의 싸움탓이라고
사랑했다는 탓으로 애인이 불려다니는 것도
숨겨줬다는 탓으로 친구가 직장을 잃은 것도
어설픈 나의 신념 탓이라고
모두가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고
나는 지금 쓰고 있다
주먹밥 위에
주먹밥에 떨어지는 눈물 위에
환기통 위에 뺑끼통 위에
식구통 위에 감시통 위에
마룻바닥에 벽에 천장에 쓰고 있다
손가락이 부르뜨도록 쓰고 있다
발가락이 닳아지도록 쓰고 있다
혓바닥이 쓰라리도록 쓰고 있다
공포야말로 인간의 본성을 캐는 가장 좋은 무기이다라고
참기로 했다
어설픈 나의 신념 서투른 나의 싸움은 참기로 했다
신념이 피를 닮고
싸움이 불을 닮고
자유가 피 같은 불 같은 꽃을 닮고 있다는 것을 알 때까지는
온몸으로 온몸으로 죽음을 포옹할 수 있을 때까지는
칼자루를 잡는 행복으로 자유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는
참기로 했다
어설픈 나의 신념
서투른 나의 싸움
신념아 싸움아 너는 참아라
신념이 바위의 얼굴을 닮을 때까지는
싸움이 철의 무기로 달구어질 때까지는
벗에게
-김남주-
좋은 벗들은 이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네
살아남은 이들도 잡혀 잔인한 벽 속에 같혀 있거나
지하의 물이 되어 숨 죽여 흐르고
더러는 국경의 밤을 넘어 유령으로
떠돌기도 한다네
그러나 동지, 잃지 말게 승리에 대한 신념을
지금은 시련에 참고 견디어야 할 때,
심신을 단련하게나 미래는 아름답고
그것은 우리의 것이네
김남주 시인의 시를 보며 우리 모두 마음을 치유하자
미래는 아름답고 그것은 우리의 것일테니까
그리고 민주주의야 언젠가 다시 만나자
오년 후 너를 반갑게 맞이하길 바란다.
우리 여시들 힘내자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레알여신님 작성시간 12.12.22 그대는 달과 별의 부활을 위해 새벽의 언덕에 기도를 드려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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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수사랑해 작성시간 12.12.22 나 솔직히 이번 대선때문에 상처많이받고 실망많이했는데 언니덕분에 지금 힐링이 조금은 되는것 같네ㅠㅠ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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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atthew Macfadyen 작성시간 12.12.23 헐ㅜㅜ다좋당 다이어리에 적어두고 틈틈히 읽어야겟당 외워버려야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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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로맨스가필요해2012 작성시간 12.12.23 마음아프다..김남주시인 생가도가보고 고인 행사에서 시낭독도 했었는데.. 죄송합니다 시낭독할 자격도없어요...정말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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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연민의굴레 작성시간 12.12.23 김남주시인 잿더미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