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1&aid=0002474502
- 슬픔에 빠진 광주
고교생 친구들 희생자 넋 기려
70대 여성 발인도 오열속 엄수
전문가 “공사비 줄이려다 人災”
사망자 9명 장례절차 모두 마쳐
“친구야, 그곳에서는 부디 행복해라.”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에서 ‘광주 54번 버스 참사’ 고등학생 김모(18) 군의 발인이 진행됐다. 김 군의 아버지가 애통한 표정으로 영정사진을 들었고, 김 군의 어머니와 삼촌 등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 뒤를 따랐다. 슬픔을 못 이긴 김 군의 아버지는 “아들아, 내 아들아…”라며 오열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김 군 유족들의 한 맺힌 눈물은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김 군의 광주고 동창생과 동네 친구 50여 명도 김 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김 군의 동창생 6명이 김 군의 관을 운구차에 옮겼고, 그 뒤로 친구들은 김 군의 관 위에 국화꽃을 올렸다. 친구들은 “그곳에선 행복해라 친구야…”라며 울먹이면서 김 군의 넋을 기렸다. 광주고 재학생인 박모 군은 “비대면 수업 중에도 학교에 나와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던 친구”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광주고 교직원들은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너희들도 얼른 마음을 추슬렀으면 한다”고 오열하는 김 군의 친구들을 다독였다. 이날 김 군의 운구차는 김 군의 모교인 학운초, 운림중, 광주고를 거쳐 담양천주교묘역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8시 광주 북구 구호전장례식장 별관에선 희생자 고모(여·70) 씨의 발인식이 가족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고인의 남동생(67)은 “전남 화순에 매형(고인의 남편)께 반찬을 갖다 주러 가시다 사고를 당하셨는데, 사고 지점에서 두 정거장만 더 가서 화순 방면 시내버스를 갈아탈 참이었다”며 울먹였다. 이날 김 군과 고 씨에 대한 발인을 끝으로 이번 사고의 장례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3088명의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