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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연애중독에 걸린 자매들에게.

작성자때려죽여도엔팁|작성시간21.06.22|조회수9,794 목록 댓글 29

 출처 : 여성시대 (때려죽여도엔팁)
 
 
많은 여시들이 꼭 봤으면 해서 쓰는 글.
혹시 게시판 특성에 맞지 않다면 둥글게 말해주세요~~!!!
 
(긴 글 주의!!!! 불펌 금지!!!!!)
 


 
 
연애중독에 걸린 자매들에게,

세상에는 여러 중독자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위험하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위험한 중독이 있다.
바로 연애중독. 

나는 이런 연애중독에 걸린 안타까운 나의 자매들에게 이 글을 받친다.


 
 
1. 연애 중독이 뭔데?
 
 



연애 중독에 대해 말하기 이전에 연애란 뭘까 부터 생각해보자.
연애의 사전적 의미는 
"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서로 좋아하게 되며 사귐"이라고 되어있다.
이 자체는 절대 나쁜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아름답다라고 생각이 들고 
특별한 감정이며 이 연애감정을 모르는 사람들을 
사회는 "아직 미성숙하다"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 
연애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며 이 감정 자체는 살면서 
꼭 경험해 봐야 할 가치있는 행위이다.

보통 중독은 나쁜 행위의 뒤에 붙는 말이다.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마약중독 등등...
근데 위에 말했 듯 연애는 나쁜 행위가 아닌데 
왜 글쓰는 나는 연애라는 말 뒤에 중독을 붙였을까?

연애자체는 가치있는 행위이지만 
연애 중독으로 인해 본인의 가치를 갉아먹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3n년 살면서 목격한 바로써
아름다운것도, 아무리 가치있는것도 과하게 빠지면 좋지 않다는것을 말해주기 위해 
"연애중독"이라는 단어를 내 맘대로 만들어 본 것이다.

그정도는 다 알고있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들테니

이런 당연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들은 집어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2. 내가 연애 중독이라고?
 



인정하기 싫을 것이다. 
나역시 그랬다. 
21살의 나의 첫연애는 정말 순수하고 열정적이였지만 
가장 큰 상처와 트라우마도 안겨주었다.
지금 돌아보면 왜 그런놈에게 빠졌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지만 
그 때에는 지방에서 온 나에게 가장 친절한 '서울남자'였으며 
그 사람이 하는 모든 말들은 내게 '세련된 말'들이였고
그 사람의 같잖은 플러팅 (이런느낌 처음이야.. 같은 진부해 빠진 소리 등등) 은 내게 가장 로맨틱했다.
그 당시 나에게는 '운명적 사랑' 이였고 
난 그 운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의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그에게 집중, 또 집중하였다.

그렇게 2년이란 시간동안 그와 열정적인 사랑을 하였으나 
2년이 다 되어가는 어느날, 
나만 열정적이였다는걸 깨달았던 그 순간 
나는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아픈감정에 
가슴을 치며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나는 다시는 연애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러던것도 잠시, 
한달만에 새 연애를 시작했다.

그리고 저 날의 기억은 마치 데자뷰처럼 매번 반복이 되었었다.
 

나는 왜 저 아픈짓을 계속 반복했을까? 
아프기만 하면 차라리 다행이였다. 
하지만 아프다 못해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가게 되었고 
어느새 나는 온전히 잊어버린 채 누군가의 옆에서 

웃고 울고를 반복하는 인형이 되어있더라.

용기가 없었다. 
몇년을 인형으로 살다가 자아를 가진 온전한 내가 되기까지는 
너무 큰 용기가 필요했다.
외로움을 견딜 자신도 없었고 혼자 시간을 보낼 자신도 없었다. 
마치 혼자인 나는 초라하게만 느껴졌고 모든 사람들이 날 보고 
"연애도 못하는 이상한 아이"라고 평가하는 듯 했다.
난 그 모든 상황을 견딜수없었다. 
그래서 알면서도 자처했다. 
누군가의 인형이 되기로, 
하다못해 그 누군가가 이상한 사람이여도 괜찮았다. 
내가 안이상해 보이는게 더 중요했으니깐.

그리고 내가 혼자 밥을 먹지않는게, 
혼자 어디를 놀러가지 않아도 되는게, 
밤에 자기 전 통화를 할 사람이 있다는게, 
내 휴대폰이 항상 울리는게, 
친구들과 모여 내 남자친구가~라고 말할수있다는게
다행이라고 여겼으니깐.

난 연애 중독이였다. 

여기까지 읽은 많은 자매들이 이상한 불편감을 느꼈다면 
불편감을 잠시 내려놓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혹시 나도 연애중독은 아닐까? 라고.

 
 
3.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 생각.
 
 

중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건 
그 지속되던 연애 중 가장 아팠던 3년의 연애를 청산한 뒤였다.
처음 드는 생각은 "아... 모든걸 그만두고싶어" 였다.

이상하지 않은가? '연애 그만하고싶어'가 아니라
 '모든걸 그만두고싶다'라니...
내 인생에 이렇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있다는것에 
너무 놀래며 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해야 날 뜯어고칠 수 있을까.

10년을 연애'만' 해오던 나에게는 당연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뭘 해도 공허한 하루였고 
무언가를 혼자하는 내가 너무도 초라했다.

그렇게 한달을 멍하게만 보내다가 어느날 우연히 간 카페에서
 "아이스녹차라떼 달게요"
라는 말을 듣는 순간 쿵 했다.
3년을 만났던 그의 메뉴. 
항상 아이스 녹차라떼 달게만 먹던 그가 떠오르면서 
동시에 다른 생각이 내 머릿속을 치고 지나갔다.

그가 좋아하던 것, 그가 싫어하던 것, 그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 그의 트리거, 그의 트라우마, 그의 마음 편한 장소, 그가 불편해 하던 장소 등은 다 알고있지만,

나에 대한 건 뭘 알고있지? 라는 생각.


그렇다. 
이게 첫번째 생각이다. 
나는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이유는 모르지만 내가 불편한 것, 나의 트리거, 트라우마, 나만의 장소 등등...

나는 나에 대해 알고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2장에서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난 그 운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의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그에게 집중, 또 집중하였다.]


이 부분. 

난 나의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그에게는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며 
그를 알아갔지만, 
나는 나에게는 한번도 내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알아가본적이 없었다.
말로는 난 내 자신을 사랑해! 라고 하면서 
사실은 사랑의 기본 과정조차도 나 자신과 해본적이 없었다.
과연 나는 날 사랑했을까? 
'그를 사랑하는 나'만을 사랑했던 건 아닐까? 

어째서 나는 내 인생의 3분의 1도 안되는 
그에 대해서는 줄줄 꿰고 있으면서 
평생을 함께 한 나 자신에 대해서는 말문이 막히는걸까?
난 도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하며 살아왔던걸까?
라는 종착점에 도달하면서 드디어 내안에 용기가 생겨났다.

내 자신에게 질문해봐라. 
'그'가 없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또 무엇을 싫어하는가? 
저 많은 질문들에 말문이 막힌다면 
내 생각의 흐름을 밟아보길 바란다.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고작 그것밖에 모르면서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몇십년을 함께 살아 온 나도 사랑 못하면서 
도대체 어디다가 사랑을 퍼주고 있는가? 
바보같이.

 
 

 
 
4.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천

용기를 갖게 된 나는 끊임없이 걸었다. 
혼자 어떠한 목적도 갖지 않고 그 누군가와 연락도 하지 않은 채 
그냥 걸었다.

단순히 "앞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질거야!"
 라는 생각만 가진 채 밖을 나가봤지만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혼자 밥을 먹는것 조차도 어려워서 
배고프면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고 다시 나오는 것을 반복했다.

다짐은 했지만 어려웠다. 
처음엔 옛날 친구, 더 옛날 친구, 심지어 손절했던 친구한테까지 
전화를 해가며 
혼자가 아닌 혼자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가 더이상 전화 할 곳이 없자 
나는 더 외로웠고 
그 외로움에 혼자 울기도 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강박에 
운동도 해보고 책도 읽어보고 별별 모임들도 나가봤다.
하지만 이건 답이 아니였다.

"취미"라는 또 다른 "그"가 생긴 느낌이였다.
또 다시 "그"를 잃으면 슬퍼질 내가 보이는 듯 했다.
그래서 휴대폰을 접어둔 채 그냥 걸었다. 
그리고 그 때의 나의 감정을 기록했다.

초반의 나의 기록은 지금은 웃길정도로 똑같았다.

[심심하다... 재미없다... 놀러가고싶다... 
난 왜 아무도 없지?... 외롭다... 뒤쳐지는거 같다...]

이 말들의 반복이였다.

그러다가 어느날부터 나의 감정기록장에는 다른 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북카페는 책을 안읽어도 책냄새가 좋아서 잠이 잘온다.]
[혼자 회전초밥을 먹는게 챙피한데 
초밥아저씨랑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초밥아저씨 웃기더라]
[삼겹살 집에 혼자 들어갔더니 이모님이 두명? 이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혼자요는 못하고 2인분 달라고 했다. 
혼자 2인분을 다 먹었다. 내가 구운 고기 남이 안먹으니깐 좋다]
[여름하늘을 이렇게 오래 본 적이 처음이다. 
어떤 구름은 빨리 움직이고 어떤 구름은 느리던데 
과학적 원리가 있겠지? 집가서 찾아봐야겠다. 평화롭다.]

등등. 혼자만의 이상한 고찰들이 늘어났다. 
나의 최애공간이 생기기 시작했고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웃음이 아닌
진실된 웃음을 지어보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나와 데이트를 하며 
나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을 밟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이였다.
절대 배신당하지 않을 연애, 절대 아프지 않을 연애.
 

 
5. 중독에서 벗어난 나
 
 

연애는 필요없었다. 
'별것도 아닌, 날 갉아먹을 놈'들은 
더더욱 노땡큐였다. 
들꽃이 지는 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여리디 여린 소중한 나를
 '말도 안되는 놈'한테 던져주고 싶지 않았다.
혼자 뛰다가 넘어진게 너무 웃겨서 끅끅거리며 웃는 귀여운 나를
 '시궁창 같은 놈'에게 소개해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온전히 나를 사랑하며 가장 주체적으로 살기 시작했다.


연애를 몇년 안했다고,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를 맺지 않았다고
 당연히 뒤쳐질거라 생각했던 불안감은 
한번에 해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더라. 
멋있어하더라. 닮고 싶어하더라.
난 소위말하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되어 있었고 
내 자존감이 높아지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품을 여유도 생기더라.
예전에 나같았던 자매들을 보며 손을 뻗을 수 있게 되었고, 
친구를 맺을 때도 연애상대를 만날 때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연애를 하면서도 꼭 내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고,
 내 시간을 가질 때 마다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니 
그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어릴 적 나의 엄마는 내가 아무리 잘못해도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날 혼내지 않았다.
어느날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는 내게 그랬다.

"내 소중한 것을 내가 사랑하고 아껴야 
남들도 소중하게 여기는거야."
 
라고.
그 어릴적 엄마의 말이 30년이 지나고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6. 끝맺음

처음엔 힘들다. 
인정을 하는것도 생각의 흐름을 바꾸는 것도 실천하는 것도. 
그 무엇하나 쉬운것이 없다. 
한달이 걸릴수도, 길게는 몇년이 걸릴수도 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 기억하면 좋겠다.

[소중한 나를 나는 얼마나 아껴주며 사랑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꼭 던져보길 바란다.
그럼 보일것이다.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이 과연 '보잘것 없는 그의 사랑'인지, 아닌지.

이 글을 읽은 나의 사랑하는 자매들아, 
그 따위 연애 청산하고 
오늘부턴 가장 매력적인 나 자신과 연애해보자.  

 

 
 


여시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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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건강하긔로또당첨개말라인간 | 작성시간 22.10.12 고마워
  • 작성자고은1233 | 작성시간 22.11.05 너무좋다..
  • 작성자라이프초기화 | 작성시간 22.12.23 좋은글이야
  • 작성자한입만조요 | 작성시간 23.02.15 고마워
  • 작성자홀리몰릴 | 작성시간 23.07.13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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