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114748?cds=news_edit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송파구 가락1동 헬리오시티아파트. 각 동 1층에 있는 우편함에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약력과 공약이 적힌 홍보 팸플릿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이 아파트 주민 김 모 씨는 우편함 앞에 서서 10장이 넘는 종이를 손에 쥐고 한참 동안 읽어내렸다.
"정말 직업도 좋고, 학력도 대단한 분들이 출마했네요. 후보자 면면만 놓고 보면 국회의원 선거 저리 가라네요."
9510가구, 2만5000여명이 모여 사는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에서는 요즘 입대의 회장 선거가 진행 중이다. 32명의 동대표 가운데 3명의 후보가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헬리오시티 입대의 선거는 5일간의 유세 등 선거 운동 기간을 거쳐, 1일부터 5일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반수 이상을 얻은 후보가 2기 입대의 회장이 된다. 입대의는 공동주택관리규약이 정한 법정기구다. 입대의 회장은 주민이 직접 뽑은 '아파트 대통령'격이다.
경북 청송군(2만4825명)과 맞먹는 인구가 사는 만큼 회장 선거의 수준도 남다르다. 홍보 팸플릿 제작은 기본이고, 아파트 단지 상가에 선거사무실을 차린 후보도 있다. 각 후보는 2명의 운동원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할 수 있는데, 후보자 기호와 이름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유세 활동도 펼친다. 지난달 29일에는 입주민(자치위원)들에게 공약을 설명하는 합동 유세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다. 전문가가 제작한 유튜브 홍보 영상으로 온라인 유세를 펼친 후보도 있었다.
이번 입대의 회장 선거와 함께 감사 선거도 진행된다. 감사에는 6명이 출마했다. 전·현직 고위공무원, 대기업 임원, 대학교수, 교직원, 경찰 등 직업도 다양하다. 학력과 경력을 합해 10줄을 적은 후보자도 있다. 경제학 박사인 한 회장 후보자는 '명품 헬리오시티를 만들 경제 전문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하철 역명 변경, 단지 내 경찰 지구대 유치 등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공약도 등장했다.
입대의 회장이 된다고 해서 많은 보수나 명예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월 90만원 정도의 활동비가 나오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큰 액수가 아니다. 오히려 각종 주민 민원에 시달리고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주민 간 갈등의 중심에 서야 한다. 회장이나 동대표가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도 없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2년간 입대의 운영과 관리규약 개정 등을 둘러싸고 "입대의가 소통하지 않는다"는 주민 불만이 컸다. 한 후보자는 "(입대의 회장이) 욕을 먹는 자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2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아파트 입주민을 대표해 일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자치기구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주택관리연구원 강은택 박사는 "입주자대표회의의 활동을 견제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노력하는 한편, 관리 주체가 독립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며 "전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입대의가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그 피해는 입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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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콩바람처럼 작성시간 21.07.01 정치하려고그런거아닐까? 인지도높여서 구의원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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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저는 믿어요..십만전자 작성시간 21.07.01 아파트 운영 자체가 대표 통해서 돌아가니까..권한이 엄청나지 않을까? 심지어 헬리오시티는 엄청 대단지니까 욕심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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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정금리 작성시간 21.07.01 와 근데 김앤장 다니는 사람이 입대표할 시간이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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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따앙코오오옹 작성시간 21.12.30 그러게 짱신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