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에서 9년 만의 4강 진출을 이루기까지 대표팀은 남모를 눈물을 흘렸다. 그 중에서도 서른셋의 나이에 첫 올림픽 꿈을 이룬 그는 누구보다 많은 눈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올림픽 직전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경기력 부진으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앞서 두 차례 은퇴 선언 뒤에도 다시 코트로 돌아왔던 그는 “배구 인생에서 이렇게 멘털이 흔들린 건 처음이었다. 팀에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출국 직전까지 감독님 방에 찾아가 리베로 교체해달라는 말을 할 생각을 수십 번이나 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대회전까지 큰 부담을 느끼면서 첫 경기인 브라질과의 조별예선에서 손발이 덜덜 떨린 채로 들어갔다고 한다. 대회 기간 중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주장이자 1년 선배 김연경(33)의 어깨 위 짐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는 “혹여 언니의 패턴을 깨뜨릴까봐 ‘언니 힘내’라는 말도 쉽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언니 말대로 코트 위에서 더 소리 질렀다. 후배들이 따라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그는 이번 대회 디그 1위(93개)를 차지하며 4강 진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첫 올림픽의 경험은 달콤했다. 대표팀 막내이자 룸메이트 정지윤(20)과 함께 선수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개회식에 참석해 세계 각국 선수들과 나눈 기념핀을 모아 액자에 끼워 간직했다. 팀원들 사이에서 ‘올림픽을 제일 잘 즐기는 건 오지영과 정지윤’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선수촌에서 유명 스포츠 스타를 봤냐는 말에 그는 “마스크를 써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더라”며 “대스타(주장 김연경)가 우리 바로 옆에 있어서 누군들 부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9일 인천국제공항에 몰린 수백 명의 환영 인파를 보고 “연경 언니는 이렇게 살아왔구나”를 느꼈다고 한다.
4강에서 만난 브라질의 16번 공격수 페르난다 호드리게스(35·레프트)를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로 꼽았다. 그는 “분석한 코스대로 공이와도 파워가 워낙 세서 공에 손이 닿질 않았다. 허벅지에 그 선수가 때린 공을 맞았는데 다음날 보니 피멍이 들어 있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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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 페르난다 호드리게스 36살에 전성기 이상 기량을 발휘해서 의혹받고 있는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