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이번 이야기는 오로지 일본의 기록에만 나오는 사건임을 알려드립니다.
때는 8세기. 한반도에 신라와 발해라는 두 나라가 등등히 버티고 있을 시기.
일본 큐슈 앞바다에 대규모의 배가 떴음.
이 배가 신라의 배라는 것을 알아챈 일본인들은 상당한 경계심을 품었는데
백제가 멸망한 이후로 신라와 일본의 관계는 좆창 외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었음.
tmi지만 내 삼국 최애가 백제라서... 이런 글을 쓰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ㅠ
일본 : 너희는 누구냐? 왜 왔어?
??? : 안녕하세요ㅎㅎ 신라에서 온 사신입니다
일본 : 신라에서 사신을 보냈다고...?
??? : 예 그렇습니다ㅎㅎ 신라에서 사신으로 보낸 왕자 김태렴이라고 합니다. 천황 좀 뵐 수 있을까요?ㅎㅎ
예상치 못한 대규모 사신단의 방분에 일본은 꽤나 놀랐지만, 그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한 일이었으니...
얼마 뒤, 일본 왕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김태렴이 땅에 얼굴을 박을 듯 넙죽 절을 하더니 이런 말을 했기 때문임.
김태렴 : 천황폐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저희 신라가 일본에 입조(入朝)하고자 이렇게 먼 길을 왔습니다.
일본 왕 : 입조??????????
김태렴의 말에 일본 왕은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저 입조라는 단어가 그냥 '인사 좀 드러러 왔습니다' 라는 뜻이 아니라 '저는 ㅎㅌㅊ입니다. 부하로 들어가게 해주세요' 라는 뜻이었기 때문이었음.
그러니까 김태렴의 말은 신라가 일본의 꼬붕이 되기로 했다는 폭탄 발언이었던 것.
김태렴 : 왜 새삼스럽게 놀라십니까? 저희 신라는 원래부터 대대로 일본을 받들어오지 않았습니까? 원래 이 자리도 신라 왕이 직접 왔어야 맞는 건데, 왕이 자리를 비우면 나라꼴이 개판이 되는 거 잘 아시죠?ㅎㅎㅎㅎㅎ 그래서 저, 한아찬이자 신라의 왕자인 김태렴이 직접 오게 되었습니다.
일본 왕은 무척이나 감격했음.
좆같던 신라가 스스로 자기 꼬붕을 자처해서 기쁜 것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가 더 컸으니
당시 일본 왕은 여성이라 왕위 계승 과정이 험난했고, 그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아 왕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었음.
그래서 어디 왕권 강화시킬 건덕지가 없나 하고 있던 차에 신라가 통째로 굴러들어와 버린 것임!
일본 왕 : 아~ 신라 알지알지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우리 말 잘 들었잖아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조공까지 한가득 가져왔네 뭘 이런 걸 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분이 좋아진 일본 왕은 신라의 사신들에게 큰 연회를 베풀고 신라 사신들의 모든 경비를 손수 지원해줌.
덕분에 김태렴 및 신라 사신들은 아주 잘 먹고 잘 지냈음.
일본 왕의 친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음.
김태렴 : 천황 페하, 사실 저희가 조공 말고도 좋은 물건을 많이 가져왔거든요. 이걸 가지고 소소하게 장사를 하면 어떨까 싶은데... 허락해주십시오.
일본 왕 : 그래그래. 얼마나 가져왔는데?
김태렴 : 글쎄요. 배 7척 분량 정도...?
일본 왕 : 우리가 다 사줄게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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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귀족들 : 내 돈 가져가!!!!!!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신라 사신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다가 옴.
신라 사신들이 떠난다고 해서 일본은 잔치를 성대하게 벌임.
이 잔치에서 일본 왕이 김태렴에 의미심장한 말을 한 마디 던짐.
일본 왕 : 야. 오늘 돌아가면 신라 왕에게 꼭 일본 오라고 전해, 알았지? 어려우면 외교문서 한 장이리도 꼭 보내야 해.
처음에야 굴러들어온 경사에 신이 났던 일본이지만 처음의 흥분이 가라앉고 보니 의심스러운 점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함.
그래서 일본 왕은 신라의 일본 입조를 공식적으로 인증할 수 있는 왕이나 외교 문서를 요구한 것.
김태렴은 물론 그러겠다고 연신 굽신거리며 신라로 떠나버리더니
영영 소식이 끊겨버림.
여기서 잠시 신라의 상황을 알아보자면 당시 신라의 왕은 경덕왕이었음.
자료 찾다가 tmi 하나 찾았는데 기록에 따르면 경덕왕 좆길이가 20cm였대.....
신라 후손 다 재기했습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여튼 삼국유사에는 경덕왕과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가 나와 있으니 짧게 들려주겠음.
경덕왕은 왕위에 오르고도 한참이나 아들이 태어나지 않았음.
그래서 아내하고 이혼하고 재혼을 했는데 이 아내도 아들을 낳지 못함.
그래서 경덕왕은 신과 1대 1 소통이 가능하다는 스님을 불러 신에게 아들을 좀 달라고 설득해달라고 했는데
신이 말하기를 '딸은 줄 수 있는데 아들은 안 됨' 이라고 함.
그러나 아들에 눈깔이 돌아버린 경덕왕은 계속 아들을 달라고 졸랐고
신은 '그렇게 원하면 아들 줄게ㅋ 근데 얘가 왕이 되면 나라 흔들림ㅋㅋ 그래도 아들 갖겠디고?' 라고 친절하게 미래 스포까지 해줬으나 냄져답게 멍청한 경덕왕이 콜을 외쳐 아들을 얻고 말았는데
그렇게 태어난 왕은 혜공왕으로 과연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기묘함을 느끼는 여시들이 있을걸.
경덕왕에게 오랫동안 아들이 없었다며...? 그렇다면 왕자라는 김태렴은 누구야?
그건 아무도 모름... 말했다시피 한국에는 김태렴에 대한 기록이 전무함.
한가지 확실한 건 김태렴은 경덕왕의 아들이 절대 아니고 경덕왕의 형제도 아니라는 거.
한마디로 일본은...
...존나 사기당했다는 것임.
물론 일본에게 저희 신라가 입조 어쩌구 저쩌구 했던 것도 공짜 립서비스였을 뿐....
이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일본은 김태렴을 기다리가 지쳐 이듬해 2월 사신을 보냄.
그리고 삼국사기에는 같은 해, 기묘한 기록이 한 줄 전해 내려오는데
[8월에 일본 사신이 왔는데 개무례해서 왕이 안 만나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은 그제서야 김태렴이 자신들에게 사기를 쳤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에 격분한 왜놈 귀족 후지와라노가 신라를 패자고 여론을 조성하며 열심히 발해를 꼬드겼으나
당시 정세 때문에 발해가 신라 공격 계획에서 발을 빼고 후지와라노가 실각당하면서
속상한 왜놈들+떼돈 번 김태렴만 남기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욕쟁이여시 작성시간 21.08.20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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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복승아맛 작성시간 21.08.20 와 ㅋㅋㅋㅋㅋㅋ 대박이다 ㅋㅋㅋㅋㅋ 그사람은 진짜 뭐였을까 ㅋㅋㅋㅋㅋ 그것도 궁금하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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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경감 한여진 작성시간 21.08.2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김태렴 후손들 어디서 뭐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ㅋㅋㅋ 졸라 유쾌하게 살았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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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내면 작성시간 21.08.20 와앀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기꾼인데 응원하긴 첨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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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후달달 작성시간 21.08.20 너무 재밌다 너무재밌어 짤 아주 찰떡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