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빅피쳐S2
유튜브, 인스티즈
훈련때문에 연아랑 엄마는 아침9시부터 새벽1시까지 항상 함께했다함.
연습이 잘 안 되면 잠도 못 자고, 울고 불며 그 속상함에 어쩔 줄 모른다. 한창 점프를 완성해가던 시기에는 한번 했다 잘 안 되면 그날은 종일 울면서 한다. 울면서도 끝까지 해낸다. 초반에 좀 하다가 안 되면 울기 시작하는데 끝까지 울음이 그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면 또 내가 나선다.
“울지 말고 해. 화내면 홧김에 힘은 나지만 점프가 흐트러지니까, 마음 추스르고 해. 그래야 제대로 되지.”
연아는 가끔 제 성질을 못 이기는 게 화근이었다. 스케이트장 위에서 뿐이지만, 그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 그 이후 단단히 다짐을 한 뒤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버릇이 어느 날 또다시 나왔다.
“너 나와!”
나는 아이를 불러냈다. 선생님한테 양해를 구하고 스케이트를 벗으라고 했다. 그날은 아예 날을 잡았다. 단단히 가르치지 않으면 버릇을 못 고칠 것 같아서 작심을 했다.
“링크장 백 바퀴 뛰어!”
백 바퀴라고는 했지만 내가 그 말을 했을 때는 상징적인 의미로 한 것이다. 무릎이라도 꿇고 “엄마, 잘못했어요”라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내 딸을 몰라도 단단히 몰랐던 것이다.
연아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뛰기 시작했다. 계단까지 있는 링크장 주변을 돌아서 뛰어야 했는데, 쉬지 않고 계속 돌고 돌았다. 그 딸에 그 엄마라고 했나. 나도 백 바퀴를 체크하기 위해 수첩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돌았다. 제대로 세기도 힘들 정도로 수없이 돌더니 백 바퀴를 다 돌았다며 내 앞에 와서 섰다.
나는 수첩을 봤다. 87바퀴였다. 뛰느라 정신이 없어 숫자를 놓친 모양이었다.
“뭐가 다야? 87바퀴야. 더 뛰어.”
이미 숨은 헉헉거리고 있으면서도 연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이제 백 바퀴 벌은 다시 써먹을 수 없구나.’
그러나 그렇게 혼이 난 덕분인지 이후에 얼음 찍는 버릇은 고쳤다. 다행이었다. 나 역시 그날 이후 백 바퀴 돌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또다시 뛸까봐 무서워서 말이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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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21.09.27 대단해 진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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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21.09.27 멘탈이 저정도는 돼야 월드클래스가 될수 있는거같음 ㅠㅠㅠ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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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21.09.27 고집은 저렇게 부려야하는거네.. 진짜 멋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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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21.09.27 와 진짜 두분다 끈기가..... 어머니가 세다가 87바퀴라고 더돌고오라고한게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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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시간 21.09.27 운동선수 진짜 다른게..
일반일 갑자기 백바퀴 뛰면 죽을수도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