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m.pann.nate.com/talk/328976122
게스트: 얼마 전 결혼했습니다. 행복합니다
MC 정형돈:(코웃음 치며 다 안다는 듯이) 이제 슬슬 집에 들어가기 싫을겁니다
(남자 패널들 박수 치며 박장대소)
MC김성주:형돈씨가 그렇게 회식하면 전화기를 꺼놓드라구요~ 깔깔깔
MC정형돈: 성주씨도 해외 로케 촬영 가면 그렇게 좋아하던데요? 전에 3박4일 일정인데 집에 5박6일로 말했다고...
(남자 패널들 공감하며 큰 웃음)
게스트: (쩔쩔매는 표정) 에이, 전 안그래요. 빨리 집에 가서 아내 보고 싶어요. 숙아 사랑해~
MC정형돈: (표정 썩창) 딱 한달 남았네요
(남자 패널들 큰 웃음)
한국은 전국민이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자에게 "결혼=잡은 물고기=아내가 바가지 긁음 = 자유롭지 못함 = 인생의 무덤"이 디폴트라는 분위기를 은연 중에 강요함
변함없이 아내를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가정적인 남자를 병신 취급함
너도 곧 우리와 다를 것 없이, 아내가 슬슬 쉰내 풍기는 아줌마로 보이면서 답답해 밖으로 나돌게 될것이고
그게 대부분의 한국 남자가 같으니까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는 연대의식 심어줌
너도 우리와 같은 패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후려치기 시전함
" 나만 지옥 아니지? 너도 지옥이지? "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어릴때 예능보다가 이런 장면 봤을 때 결혼하기 싫었었음
웃고 보는 예능에 너무 예민 보스 아니냐고?
웃고 보니까 더 문제인거다
예능이니까 웃으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문제의식 느끼고 불편함을 제기하면 피곤한 사람 취급한다
해외 토크쇼나 리얼리티 쇼를 보면
서양 남자 셀러브러티들이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하는지
고백하는 장면 굉장히 자주 나오고,
MC와 패널들은 비꼬고 조롱하기는 커녕, 웃으면서 박수쳐준다
베알 꼴려 하거나 후려치기 하는 반응 1도 못봤다
유부남이 공개적으로 "집에 들어가기 싫다. 결혼생활 불행하다" 라고 하는걸 상상도 못하고
굉장히 비정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유쾌한 농담으로라도 생각하지 않음. 유명인일수록 더더욱 그러하다.
갓 결혼한 남자에게 "너도 곧 불행하게 될 것이다, 사랑이 식을 것이다, 밖으로 돌게 될것이다" 라는 악담을
TV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분위기
그걸 보며 웃고 박수치고 공감을 강요당하는 분위기
이게 정상이냐?
마지막으로 비정상회담 알베르토 발언 올린다
"한국은 이런 농담이 재미있는건지 모르겠지만
난 결혼 3년차인데 지금도 너무 좋다
보통 한국 유부남들은 결혼 생활이 안 좋은 척 한다"
"주변에서 아내랑 사이 괜찮냐고 물어보는게 너무 불편하다"
...........결혼생활 비하 개그 치던 3MC들 조용해지더라
(펌글)이 글은 한국예능에서의 '남자의 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의 불편함을 꼬집는 글입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 회담의 MC들을 욕하고 비난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