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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시뉴스데스크]농산물도 '예쁜 외모' 따져...비닐 입혀 키우는 애호박 [제로웨이스트 실험실]

작성자블루베리나이츠|작성시간21.11.06|조회수66,157 목록 댓글 39

 출처 : http://naver.me/5s9T1qeW


비닐 포장이 된 인큐 애호박(왼쪽)과 비닐이 없는 애호박이 나란히 놓여 있다. 두 애호박은 같은 농장에서 길러 같은 날 수확했기 때문에 맛과 영양은 물론 신선도도 차이가 없다. 오직 크기와 모양만 차이가 날 뿐이다. 자연성장한 오른쪽의 애호박이 더 크고 맛도 좋고 심지어 싸지만, 유통업체에선 받아주는 곳이 거의 없다. 한진탁 인턴기자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의 우려 속에서 그래도 플라스틱을 쓸 수 밖에 없다면, 그 이유가 설득력 있고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농산물의 외모를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막대한 플라스틱을 쓴다면 어떤가.

시중에 유통되는 애호박이 그렇다. 소비자들은 마트 등에서 유독 꽉 낀 비닐(플라스틱 필름)로 낱개 포장된 애호박을 보았을 것이다. "왜 이렇게 단단히 포장했지?"라고 의아할 수 있지만, 이는 키울 때부터 외모를 일률적으로 교정하기 위해 씌운 '성형 틀'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인 한 명이 1년간 쓰는 비닐봉투는 약 9.2㎏. 그린피스에 따르면 그렇다.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비닐 없는 장보기’를 시도하고, 마트에서 나눠 주는 비닐로 포장하는 대신, 다회용 장바구니나 천에 채소를 담는다.

하지만 애호박 포장은 이런 소비자들의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 대형마트는 물론 웬만한 전통시장도 비닐 없는 애호박을 찾기 쉽지 않다. 비닐이 워낙 단단하게 붙어있다 보니 ‘비닐 빼고 주세요’ 라고 부탁하기도 애매하다.

비닐을 씌워 키운 애호박은 2004년 이전엔 없었다. 한국일보 기후대응팀은 애호박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한 배경에 농산물에조차 '외모'를 요구하는 왜곡된 유통구조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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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들 "비닐 씌운 애호박만 취급"



농민들에게 인큐 애호박 재배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비닐을 안 씌우면 판로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인큐 애호박만 찾는다. 단체급식 등 대량 주문을 할 때도 인큐 호박이 선호된다.

경기 평택의 한 농민은 “학교 급식에도 비닐 없는 애호박은 공급이 어렵다”며 “비닐 씌운 게 크기가 일정하다 보니 요리하기 편하다는 이유”라고 말했다. 때문에 비닐 없는 애호박은 지역 시장이나 농협에 처음 출하할 때부터 찬밥 신세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들은 아예 “인큐 애호박만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비닐이 없는 애호박도 취급해왔다”고 답변했지만 실제 매장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대형마트가 말하는 이유는 ‘신선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닐이 없는 애호박은 유통 과정이나 고객이 구매하는 과정에서 흠집이나 짓무름 같은 상처가 쉽게 발생한다”며 “오이 등 다른 채소보다 껍질이 더 연해서 (비닐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두 곳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유통 측면에서 인큐 애호박의 장점은 농민들도 일부 인정한다. 홍성로컬푸드 협동조합 관계자는 “비닐을 씌우면 상처도 덜 나고 겉이 마르지 않아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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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밭에서 키우는데.. "자연성장 애호박 맛 더 좋아"



맛과 영양 등 종합적인 신선도를 따져도 비닐 없는 애호박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똑같은 밭에서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영양에는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맛은 자연 그대로 키운 쪽이 더 낫다는 것. 강원도 화천의 애호박농가연합인 병풍산 작목반의 박상준 총무는 “애호박에 비닐을 씌우면 온실 역할도 해서 좀 더 빨리 자라는데, 이런 속성으로 키운 애호박보다는 그냥 호박이 더 단단하고 맛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인큐 애호박 재배가 지속되는 건 상품성과 관리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대형마트의 유통방식 탓이 크다. ‘못난이 농산물’ 전문 유통업체인 프레시어글리의 박성호 대표는 “마트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기 때문에 균일가를 맞추려 특정 규격의 채소만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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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농민과 소비자가 원하더라도, 자연성장 애호박을 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취재한 대형 유통사들 중에서 "앞으로 비닐을 씌우지 않은 애호박을 팔겠다"고 답변한 업체는 거의 없었다. 홈플러스는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으면 고려해보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비닐을 안 씌운 자연성장 애호박은 이미 더 크고 저렴한데도 파는 곳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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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갑각류알러지 | 작성시간 21.11.06 조금이라도 상처나면 가격이 확 꺾이는것도 문제지만...
    나도 판매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솔직히 안팔림
    사람들 예쁘고 깔끔한거 좋아해
    상처있고 모양 안예쁘면 제 값내기도 아까워하고 난 마트인데도 제 값 내기 싫어하는 사람 많이 봤어
    인식의 문제인지..
    우리는 소농업인들 도우려고 작은 밭하시는 분들이랑도 계약하는데.. 아무리 가격을 맞추고 홍보를 해도 안팔려..
    못나고 싼거 잘파는 방법은 백종원쌤이 홍보하는거밖에 모르겠다 이제는
  • 답댓글 작성자갑각류알러지 | 작성시간 21.11.06 인식 운동이 필요할때... 애호박 말고도 다른, 못난 야채 과일도 맛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제발..ㅜㅜㅜ
  • 작성자plolloiiiii | 작성시간 21.11.06 근데 애호박 겉에 너무 약해서 상처 잘나던데
  • 작성자청량시완 | 작성시간 21.11.06 비닐벗기는거 진짜싫어 없애라 ㅠㅠ
  • 작성자자색고구머 | 작성시간 21.11.07 본내추럴을 인정하자 좀까지면 어때 비닐속에 갇힌 호박도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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