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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잡지 화보 인터뷰로 보는 아이유의 변화

작성자첵크|작성시간21.11.27|조회수11,996 목록 댓글 9

 

화보 인터뷰를 보다보면
아이유의 멘탈 변화가 드러나는 게 흥미로워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질문 몇개만 가져와봄
(긴글주의)

VOGUE GIRL 2010년 11월호


V.G : 기회가 생기면 악착같이 달려들었나요?

IU :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독하니까 살아남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그때가 열여섯 살 때인데, 내가 인기가 있든 없든 회사에서 나를 내치지 않고 앨범만 꾸준히 내준다면 인기 있는 가수가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나를 내려놓고 나니까 부담감이 사라지더라고요.

V.G : 그럼, 데뷔하고 인기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나요?

IU : 막 데뷔했을 때는 인기 스타가 되고 싶었죠. 근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사실 어릴 때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걸 가질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인기 스타가 되는 것도 내가 원하기만 하면 이뤄지는 건 줄 알았어요. 결과적으로 뜨고 싶었는데 못 떴고, 자만했구나 싶었죠. 간절히 원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실망하기 싫어서 욕심을 버리게 되더라고요.

V.G :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어요?
어떤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으냐고 물어야 할까요?

IU : 엔터테이너보다는 가수가 나랑 더 잘 어울려요. 음, 어떻게 보면 나는 날 소비하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기왕이면 날 현명하게 소비하고 싶어요. 당당하고 똑똑하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연예인으로 산다는 게 족쇄가 되면 안 되니까요. 내가 행복해야죠.

Ceci 2013년 11월호


Ceci : 벌써 데뷔 5주년을 맞이했어요.
아이유 혹은 여자 이지은이 그 사이 성장한 건 무엇일까요?

IU : 자존감은 좀 생겼어요.
그래도 아직까진 남보단 떨어지는 편이지만요.
누군가 아무리 저를 하찮게 봐도, 저보다 저를 하찮게 볼 순 없어요. 그거 하난 자신 있어요. 콤플렉스라면 콤플렉스겠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자만할 수가 없다는 건 좋죠. 역설적이지만, 그런 제가 좋아요. 세상엔 자기가 바보인 줄 모르는 바보가 너무 많아요. 그런 사람 만나면 답답해요. 바보라고 말해줘도 자기가 바보인줄도 몰라요. 그래도 전 제가 바보인 줄은 아는 바보니까 괜찮은 편이죠. 물론 바보인 걸 알면서 바보 짓을 안하는게 제일 좋지만, 이 정도라도 전 괜찮아요.

Ceci : 바보라는 걸 들킬까봐 당신을 힘들게 하나요?

IU : 늘 불안해요.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요. 내일이면 완전히 다른 생각으로 살 수도 있잖아요. 요즘은 되도록 '그래요, 그렇습니다'라고 말하기보다 '그런 것 같아요'라고 대답해요. 예전엔 그게 바보같다고 여겼어요. 마치 '제 이름은 이지은인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 싶어서요. 하지만 그게 현명한거였어요. 제 체질이 바뀐 것처럼, 내일 당장 갑자기 '알고보니 전 바보가 아니더라고요'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걸요. 제가 뭘 안다고 '이래요, 저래요, 이렇습니다, 저렇습니다' 매듭짓고나서 또 그말에 책임을 지면서 살아야 하나 싶어요. 그래서 이젠 열린 결말로 살려고요.(웃음)

ELLE 2013년 11월호


ELLE : 많은 걸 얻은 이 시점에 너무 어려서 불안하진 않나

IU : 인기에 기준을 둔다면 불안하긴 하다. 너무 크게 사랑받았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그때보다 더 사랑받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기준을 달리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ELLE : 일에 대한 사명감이 있나

IU : 지난 5년간 한번도 쓰러지지 않고 이 일을 이어온 데는 책임감이 가장 컸다. 책임감이란 팬들에게서 온다. 내가 그만큼 받아 먹었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했고.

ELLE : 팬을 거품으로 비교했을 때 이젠 '버블버블'하지 않을 시기도 되지 않았나

IU : 거품 얘기가 나올 때마다 팬들에게 내가 비누가 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이제 진짜 그런 시기가 된 것 같다. 믿음을 줘야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Ceci 2015년 10월호


Ceci : 작사가 김이나는 아이유를 '타고난 그릇이 정말 큰 아이'라고 했어요. 에디터가 보는 아이유는 뭐랄까, 딱히 좋을 것도 특별히 싫을 것도 없는, 일상의 사소한 감정사를 초월한 사람처럼 보여요. 귀엽고 환하게 웃으며 노래하는데 서늘한 기운도 느껴지고.

IU :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간혹 있어요. 정작 저는 제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생각이 시시각각 바뀌기도 하고.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터뷰가 조심스럽기는 해요. 인터뷰할 당시는 솔직히 말하지만, 자주 생각이 바뀌니 의도치 않게 말을 번복한다는 오래를 사기 십상이니까요. 저를 밝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고, 그늘이 있어 슬퍼 보인다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제겐 그 두 가지 면이 모두 있나 봐요. 타인의 시선에는 큰 거부감 없이 수긍하는 편이에요.

Ceci : '아이유'와 '이지은'은 얼마나 다르고 또 얼마나 일치해요?

IU : 딱히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애매하지만, '이지은'은 최대한 즉흥적으로 행동하고 단순하려고 하죠. 그리고 '아이유'는 좀 더 신중히 행동하고, 생각이 무척 많아요. (Ceci 그건 대중을 대해야 하기 때문인가요?) 네, 맞아요. 그런 부분이 달라요. 그런데 요즘은 이런 모든 것이 조금씩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차피 이지은과 아이유 두 모습 모두 '나'인데 굳이 구분 지으며 제 자신을 괴롭히는 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너무 치열하게 사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Ceci : 대중이 아이유에게 품은 오해는?

IU : 글쎄요. 좀 전에 말한 것처럼 예전에는 '나 그렇게 밝은 사람 아닌데?' 혹은 '나 그렇게 어두운 애 아니야'라며 하나하나 해명하고 싶었지만, 인정하고 나니 되려 마음이 편해요. 꼭 하나를 꼽자면 '아이유는 독하다' '야망이 크다'는 말요. 저, 그렇게 강한 사람 아니거든요.(웃음)

Ceci : 2년 후 아이유는 어떤 모습일까요?

IU : 2년 후면 크게 달라지진 않겠죠? 지금보다 조용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Ceci : 지금도 충분히 조용한데 이보다 더 조용해진다고요?) 요즘 '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 말은 줄일수록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2년 후 아이유는 지금보다 좀 더 과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폐쇄적인 사람이 되진 않을 거고요. 행동하는 건 지금보다 자유로워질 거예요.

GQ KOREA 2015년 12월호


GQ : 돌아보면, 스물셋은 내가 누군지에 대해 투쟁하듯이 찾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스물셋의 아이유는 어떤 사람입니까?' 정색하고 물어보면 어때요?

IU : 이런 질문 받을 때마다 대답이 또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별다른 것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특이점을 말할 게 별로 없어요. 제 인생에 대해서, 가치관이나 신념이 확고한 사람도 아니고요, 상황에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히는 사람이에요. 딱 말을 하기가 어렵죠. 1분 후에 바뀔 수도 있으니까. 네, 저는 이렇게 바뀌는 사람이에요.

GQ : 그런 얘기를 직접 들어요?

IU : 누군가 저를 좋아한대요. 그 이유가 제가 똑똑하게 굴어서래요. 약아서. 약아서 저를 좋아한대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좋아한대요.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막 뱉어서래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저를 싫어한대요. 제가 영악해서, 약아서 싫대요. 그러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데 그 사람은 제가 멍청해서 싫대요. 그러니까 사실 어느 장단에도 맞출 수가 없어요. 그냥 그게 다 나인가 보다 하고 인정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럼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지? 그건 불가능한 거죠.

GQ : 아무리 얘기해도 싫어하는 사람은 있겠죠?
오해는 늘 있는 거니까.

IU : 아이유 좋아 아이유 싫어, 이 노래 좋아 이 노래 싫어, 이거 맞다고 생각해 틀리다고 생각해를 떠나서 그냥 이번 주제 자체가 상처가 되신 분들도 계시다고 생각해요. 그분들께도 저의 의도를 설명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을 풀기보다는 그냥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GQ : 좀 힘들었죠?

IU : 힘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원할 때는 안 생기고 원하지 않을 때는 또 생겨요.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 그러니까 힘이 없는 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힘이 드는데, 어쨌든 힘이 있는 상태가 더 힘든 것 같아요. 힘이 아예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요. "힘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힘이 들지만 굳이 원하지 않는 힘이 있을 때, 그때가 정말 괴로운 상태인 것 같아요.

GQ : 자, 다시 한 번 물어볼게요. 2015년 어땠어요?

IU : 돌아보면 좋은 시절이었다. 정말 그랬다.

DAZED KOREA 2018년 4월호


D.K : 잔상이 남는 눈동자와 점점 마음에 들 때가 많은 얼굴, 그리고 책임감. 아이유 씨가 타인을 마주할 때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이유는 어떻게 사람을 보나요?

IU : 사람을 볼 때요? 이것도 요즘 달라진 것 중 하난데, 전에는 제 안에 카테고리가 있었어요. 이런 부류의 사람, 저런 부류의 사람. 그리고 그게 좀 맞아왔어요, 그 판단이. 근데 최근에는 제 카테고리와 엇나가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아, 이런 식으로 사람을 쉽게 분류하면 안 되겠다, 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볼 필요가 있다, 생각하고 있어요.

D.K : 바쁜 와중에 작사를 하면서 또 다른 힘을 얻는군요.

IU : 맞아요. 저는 무대를 하고 났을 때 한 번도 ‘아, 나 너무 멋져. 나 너무 좋아” 이랬던 적이 10년 동안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어떤 활동을 했을 때도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희한하게 가사를 딱 완성하고 나면 제가 너무 좋은 거예요, 스스로가.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 중에 가장 좋은 모습이 가사를 쓰면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이거 얼마 없어, 지은아. 네가 쓸 수 있는 줄이 몇 줄 안 돼.” 글이라는 거는 끝없이 써도 되잖아요. 마침표도 없이 써도 되지만 가사는 어쨌든 4분 정도 안에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칠 거 치고 깎을 거 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을 꼭 남겨야겠다 싶은 것만 딱 함축적으로 남겨야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국 남은 핵 같은 거죠. 그런 걸 보면 ‘내 안에 꽤 좋은 게 있네’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가사를 쓰는 제가 좋아요.

D.K : 갑자기 묻고 싶은데,
아이유는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IU : 나중에는 아주 꼬장꼬장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웃음)

D.K : 내내 마음에 드는 가수였나요?

IU : 음, 제가 어떤 가수였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알 수 있을까요? 이 일을 그만둘 때까지? 저는 누군가에게 노래를 불러주니까 누군가의 가수잖아요. 저는 저를 위해 노래를 부르는 쪽은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모를 거예요, 제가 어떤 가수인지. 그래서 그때그때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딱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요. 늘 정의는 하고 싶어요. 조금 간단해지고 싶으니까.

DAZED KOREA 2019년


D.K : 뮤지션 아이유와 배우 이지은을 스스로 분리하는 편인가요?

IU : 딱히 분리하지 않아요. 사실 배우 활동명도 아이유로 쓰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유는 가수로 유명한 거니까 이지은이라는 이름을 써야 제 연기를 보는 사람도 더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존중해 따로 쓰고 있는 거예요. 이제는 정리해야 될 때가 온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 "이지은으로 할 거야? 아이유로 할 거야?"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 저는 둘 중 어떤 것도 상관없거든요. 저는 그냥 저예요.

D.K : "지금이 참 좋은 시절이다." 4년 전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에요. 그렇다면 지금은 아이유에게 어떤 시절인가요?

IU : 제일 좋은 시절?(웃음) 확신할 수 있는데, 저는 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땐 행복할 틈이 없었거든요. 해야 할 일도, 증명해야 할 것도 많았으니까요.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어요. 저는 자기만족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거든요. 그 기준이 높아 저를 혹사시킨 것 같고요. 그러다 스물다섯 살 때 <팔레트>라는 앨범을 내고 맘이 바뀌었어요. 이후 좀 더 편안한 모습을 곡에 담기 시작했고, 저도 좀 더 맘을 내려놓게 됐어요. 요즘은 사랑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단순히 연애 감정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 일에 대한 사랑, 하루에 대한 사랑,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사랑 등, 다채로운 사랑을 음악에 담고 있어요.지금 준비하는 앨범도, 공연도, 저를 좋아해주는 팬들에게도, 나아가 자신에게도요.

D.K : 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IU : 지금 처음 얘기하는 것 같은데, 뮤지션으로서 공연으로 한 획을 긋고 싶어요. 제 입에서 나오는 말 중에 가장 큰 포부일 거예요. 제가 어디서 '정상에 서고 싶다', '한 획을 긋고 싶다' 이런 말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웃음) 언제부턴가 가수로서 공연의 의미가 남달라졌어요. 그리고 신뢰가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종종 그런 사람이 있잖아요. 취향이나 호불호를 떠나서 적어도 빈말은 안 할 것 같은 사람. 개인적으로도, 가수와 배우로서도 그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GQ KOREA 2020년 12월호


GQ : 저는 아이유가 쓴 54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메모를 적었어요. ‘이런저런 모습의 아이유를 무장해제 시키는 건 결국 사랑 같다.’ 몇 퍼센트 맞아요?

IU : 아주 맞는 말인 것 같아요.

GQ : 아주 맞아요?

IU : 제가 또 사랑이 많아요. 하하하하하. 사랑이 많아서, 이게 꼭 연애할 때의 사랑만이 아니고 저는 저도 너무 사랑해요. 20대 후반이 되니까 그게 구분이 되더라고요. 자기애와 자존감은 다른 거구나. 어릴 때는 그게 너무 헷갈렸거든요. 나는 내가 이렇게 소중하고 너무 좋은데 왜 아직 내가 영 부족한 것 같지? 왜 그런 걸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자기애와 자존감은 다르더라고요. 저는 자기애가 정말 높은 편이에요. 그런데 저는 제가 부족하다고도 생각을 해요. 그런데 부족하든 말든 내가 나를 사랑하기는 해요.

GQ : 아이유를 무장해제 시키는 사랑에 대해 아이유는 자기애를 먼저 꼽네요.

IU : 저는 제가 가장 좋고요, 네. 자기가 되게 중요한 사람 있잖아요. 자기 기준이 되게 중요한 사람. 저도 그런 사람이라서. 저는 정말 제 기준이 중요하거든요.

W KOREA 2021년 4월호


W.K : 당신의 노래 가사 중 ‘물기 있는 여자’라는 구절이 있지. 1년 전 인터뷰 때 ‘아이유를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가끔 찾아오는 사랑이나 야망’을 꼽았다. 최근 아이유에게 도사리는 야망의 기운을 느꼈나?

IU : 목표가 자주 생기는 인간이라, 이루고 싶은 게 있을 때면 느낀다. 앨범 낼 때는 무조건 나만의 목표가 있고. 내가 만족하기 전까지는 절대 앨범 안 낸다. 지금 나의 목표이자 야망이라면 ‘나만 만족하고 끝이 아니라 사람들 역시 듣고 싶은 노래여야 해!’ 하는 것. 한마디로 대중성을 잡고 싶다. ‘아이유의 이야기니까 한번 들어볼까?’가 아닌, ‘정말 좋아서 찾게 되는’ 음악 말이다.

W.K : 사랑을 줄 때 더 자연인 이지은다운 면이 나오나?

IU : 마음이 더 편하지. 주는 건 편한 일이잖아. ‘받아, 이거 내 마음이야’ 하고 그냥 주면 되니까. 사랑을 받을 때는 그걸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몰라 몸이 배배 꼬이는 기분인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누가 사랑을 줄 때 잘 받는게 곧 사랑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W.K : 돌아보면 당신의 20대는 어땠나? 어마어마했나?

IU : 정말 열심히 살았지. 성과도 좋았고. 열심히 한다고 꼭 성과가 따르는 게 아니라는 걸 겪어봤는데, 운이 좋았다.

W.K : 이 긴장되는 시간도 지나고, 활동 결과가 어느 정도 정리됐을 2021년 연말로 타임리프를 해보자. 서른이라는 어엿한 관문을 앞둔 스물아홉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상태이길 바라나?

IU : 어릴 적부터 ‘서른’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스물’은 너무 가까워서 내가 포켓몬 진화하듯이 진화해 있을 것 같지가 않았고, ‘서른’은 좀 머니까 막연하게 멋질 거라 생각했다. ‘으아아아!’ 할 수 있길 바란다(웃음). ‘시험 기간 끝!’ 할 때처럼.

ELLE KOREA 2021년 11월호


ELLE : 아이유의 음악이 질릴 것 같지는 않은데요(웃음). 커리어적으로 확실히 변환점이 됐다고 느끼는 시기가 있다면

IU : 25세에 발표했던 <Palette>요. 그때 기분이 딱, 비로소 쉽게 치워지지 않을 사람이 된 것 같았아요. 연예인 아이유가 일정 수준의 시험을 치르고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티켓을 그때 얻었다고 생각해요.

ELLE : 시험이라고 표현했듯이 평가대에 오르거나 미움받은 시기도 있었죠.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고 친근감을 느끼는 대상이 됐지만요.
아이유에게 대중이란

IU :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쓰고 나누다 보니 친근감도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 같아요. 물론 제 쪽에서 더 애틋한 것 같긴 해요. 대중이 대표성을 띠는 연령대에 따라 의견과 모습을 달리한다면 저는 13년째 쭉 저라는 한 사람으로 사람들 앞에 서고 있으니까요.

ELLE : 그럼에도 함께 자라온 특정 세대에게 아이유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명백해 보입니다. 아이유보다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그러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 주고 싶은 게 있다면

IU : 남들 마음에 들기 위해 너무 애쓰는 일이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어느 기점으로 확 시니컬해지거나 터프해지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내가 그토록 얻기 위해 애썼던 남들의 호의과 관심이라는 게 사실 내 인생에서 크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죠. 창피해지는 걸 너무 겁내지 말라는 말도 해줄래요. 저는 그래서 꽤 많은 재미를 놓쳤던 것 같거든요.

ELLE : 아이유의 사랑받는 노래 '이름에게'를 떠올리며, 아이유에게 이지은이라는 이름은

IU : 든든해요. 이번 생같이 으쌰으쌰해서 잘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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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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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래머물러주어서고마워 | 작성시간 21.11.28 왜 눈믈나지 넘 멋진 사람이야
  • 작성자굴러들어온머니 | 작성시간 21.11.28 처음엔 가정사를 되게 숨겼네 회사에서 시켰나 .. 유복하다고 표현한거 ㅠ
  • 작성자애늬늬 | 작성시간 21.11.28 마인드가 성장하고 단단해지는게 보여.. 나도 그런거에 위로받고 한편으로 부럽다 난 아직도 작은데ㅠ..
  • 작성자현생살자 | 작성시간 22.01.01 아이유❤️
  • 작성자설탕탕탕 | 작성시간 22.02.01 좋은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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