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20122050112326
정은재씨는 지난 6일 아들 후빈씨를 사칭한 문자를 받았다. 이미 세상을 뜬 후빈씨의 기일 즈음이면 정씨는 매번 아들을 사칭한 문자를 받는다고 했다. 사진 정은재씨 제공
“엄마 나 후빈. 폰 떨어뜨려 액정 나갔어. 임시폰 받은 건데 문자만 가능. 부탁할 거 있어”
이른 시간 날아든 문자를 본 순간 정은재(56)씨는 숨이 턱 막혔다고 했다. 낯선 번호의 발신자는 자신을 “후빈이”라고 칭하면서 정씨를 엄마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상품권을 신청했는데 휴대전화 인증이 안 되니 대신 계좌인증을 해달라”고 했다. 2년 전 세상을 뜬 정씨의 아들을 사칭한 문자였다. 공교롭게도 첫 기일을 앞둔 작년 이맘 때에도 비슷한 문자가 왔었다.
“보이스피싱으로 아들을 잃었는데 다시….” 정씨는 미어지는 마음을 다잡고 떨리는 손으로 “엄마한테 와”라고 답했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범인의 꼬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에서다. 그러나 발신자는 교묘히 대답을 피했고 정씨는 허탈감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고 했다. 경찰이 “중국에서 보낸 메시지 같다. 저희가 추적할 테니 번호는 차단하시라”고 했지만, 아들의 기일을 앞둔 엄마는 분한 마음에 아직도 문자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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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목소리’에 아들 잃은 엄마
연구직 공무원을 꿈꾸던 故 김후빈씨는 늘 자신보다 엄마와 동생이 먼저였다고 한다. 사진 정은재씨 제공
정씨는 2020년 설 명절을 앞두고 첫째 아들을 잃었다. 세상을 등진 아들의 휴대전화에선 “금융 범죄에 연루됐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남성과 울먹이는 후빈씨의 목소리가 담긴 통화녹음이 발견됐다.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발신인은 11시간에 걸쳐 후빈씨를 압박했다. 배터리 부족으로 통화가 끊어지자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공개 수배하겠다”고 윽박질렀다. 협박을 이기지 못한 후빈씨는 은행에서 420만원을 찾아 전북 순창에서 서울까지 올라왔지만, 결과는 사기였다. 자신의 실수로 범죄자가 됐다고 생각한 20대 청춘은 휴대전화에 유서를 남기고 옥상으로 갔다. 그는 삶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정씨 가족의 시간은 멈춘 듯 보였다. 수사기관이 ‘가짜 김민수 검사’ 서모(47)씨 등을 붙잡아 법정에 세웠지만, 엄마의 한은 풀리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1심 재판부는 서씨 등에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의 절반도 안됐다. 엄마는 실망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서씨 일당의 불복으로 2심이 시작됐을 때도 ‘혹시 형량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다.
재판은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정씨는 매번 아들 영정을 들고 법정 맨 앞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시작된 2심은 서씨 측 변호인의 요청과 병합심리 여부를 결정하느라 두 차례 연기된 상태다. 정씨는 “재판이 늘어지면서 고통의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며 “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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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비상탈출구 작성시간 22.01.25 보이스피싱하는 조선족들 다 뒤졌으면 진짜
저 어머니 가슴은 얼마나 더 아프겠냐고.. -
작성자고양이강아지고양이강아지 작성시간 22.01.25 너무 마음아프고 화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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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고양이강아지고양이강아지 작성시간 22.01.2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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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holymoly과카몰리 작성시간 22.01.25 나도 오늘 010번호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전화왔었어... 알고 받아도 심장 쿵하는데 진짜라고 믿었으면 얼마나 힘드셨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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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비고오도그래서 작성시간 22.06.30 아니 보이스피싱 왜 못잡아? 안잡는거 아냐? 진짜 쟤네들은 갖다 죽여야해 저렇게 쉽게 돈벌고 사기치고 존나 무책임하고 생각없는데 인생 존나 쉽게 산다 싶음
그리고 검사 뭐 다 사칭하고 계좌막겠다 공무 집행 방해 어쩌고 소환장 이런거 솔직히 우리나라는 그거 엄청엄청 인생 조질만큼 큰 일도 아니고 큰 일 나면 행정소송도 있어 근데 쟤네 입장에서 중국-정부-공공기관이 힘을 쓰면 압박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해봄 쟤네 말하는구 보면 내가 아는거 보다 더 큰일인거 처럼 말하거든 근데 여기가 중국이고 정부나 공안 전화 받으면 좃될수도 있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뭔 80년대도 아니고 그렇게까지...?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