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pann.nate.com/talk/365067174
남친도, 제 주변 친구들도 다 제가 너무하다 해서
답답한 마음에 글 써봅니다.
만난 지 2년째고 착해서 만났습니다.
두 살 연하인데 정말 저 밖에 모르고
너무 귀엽고 듬직하고.. 그래서 요 근래엔
서로 결혼 얘기도 하고 그랬네요.
그러다 어제.
갑자기 좋은 코스 요리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직감적으로
아 프러포즈인가? 하고 들뜬 마음으로
도착하고는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밥을 먹던 도중이었어요.
저를 부르면서 고백하고 싶은 게 있다더군요.
그러더니 저 탈모 얘기를 하는 겁니다.
눈치 없이 여태 가리고 다니고 숨기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다 터놓고 보이고 싶다며
위에 가발인 줄도 몰랐던 그 가발을 살짝
뜯더니 감쪽같지? 이러는데 정말 솔직히
당황스럽고 동시에 정떨어지면서 배신감까지 느꼈습니다.
그 비싼 요리도 탈모 고백을 위한 입막음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왜 이리 복잡 미묘하면서
분하고 괘씸한 마음이 들던지
여태 우리 둘 다 머리숱 많아서 우리 애기가 고마워
하겠다! 했던 그 말이 순 거짓말이라니 너무하게 느껴지네요.
거기다 뒤이어서 반지를 주며 프러포즈를 하더니
온갖 준비한 멘트들을 나불나불 거리는데도
머리 밖에 안 보이고.. 나랑 결혼하자 하는
걔 얼굴 가만히 보다가 생각 좀 하겠다고 하고
먼저 집에 간다고 하니까 누나 설마 내 머리 때문에
계속 그 표정이냐, 나도 어렵게 고백한 거다,
다른 탈모 없는 사람이 프러포즈 했어도 이렇게
반응했을 거냐 하면서 와다다 쏘아 붙이길래
적어도 사귀고 나서 바로 말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애가 숱이 많아서 우리한테 고마워 하겠다는
이런 거짓말을 표정하나 안 변하고 했던 니가
솔직히 어이없고 화난다. 나중에 연락줄테니까
언성 높이지 말아줬음 한다 하고 나오는데 톡으로
다시 들어오면 이 반지 손에 끼워주는 거고
가버리면 우리 사이도 끝이네 마네 하길래
그냥 나왔습니다.
몇 시간 뒤에 장문으로 카톡이 왔는데
내가 이렇다는 걸 초반에 알았다면 누나는 애초에 나를
만나긴 했을 거냐,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이해해 주길 바랐는데 우리의 시간이 너무
일렀던 건지 누나의 마음이 거기까지였던 건지
결혼이라는 걸 생각했던 내가 비참하다
대충 이런식으로 왔었습니다.
보고 충동적으로 카톡 방을 나갔더니
기억나는 건 저 구절들이네요.
주변 모두에게 말해도 제가 너무하답니다.
아무리 그래도 미래를 약속하려고 고백하던
그 타이밍에 제가 제 감정만 앞섰다며..
정말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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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애스파는나야 작성시간 22.02.16 탈모는 특히나 유전인데 고려하는게 당연한거아님?
가발쓰는 정도면 홀라당 다 까진 수준일텐데 젊은나이에
내 자식이 그런 삶을 살아도괜찮은 부모가 어디있겠노
존나이기적이네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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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계략적 뱁새 작성시간 22.02.17 결혼할 사람이면 말해야하지 않을까? 유전적인건 자식한테 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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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꿈에 그려온 환상 속 그가 날 찾아와 작성시간 22.02.16 글쓴이가 넘 한거면 지들이나 머머리 만나주든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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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행복한인생을위해 작성시간 22.02.16 악 탈모프러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