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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기고] 양천향교역, ‘장애인 에스컬레이터 추락사’ 책임은 ‘지하철 9호선’

작성자X file|작성시간22.04.22|조회수2,931 목록 댓글 17

출처 :  https://theindigo.co.kr/archives/32020?fbclid=IwAR3h8t81rmuoMlz5HTWulKwYRNdRsS4YJd2tP6HCieeSm0teieDo4v0ZP-8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7일 낮 12시 50분 또 한 번의 안타까운 사고가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발생하고야 말았다. 전동휠체어를 탄 50대 남성 승객이 개화 방향 승강장에 하차 후 엘리베이터가 아닌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다 뒤로 떨어진 사고였다.

정말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셨는데, 서울시와 9호선 양천향교역을 담당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 주식회사’는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차단봉을 설치하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사고 원인은 양천향교역에 이미 존재했다.

아울러, 사고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왜 에스컬레이터를 탔지?”, “자기가 에스컬레이터 위험한 줄 알고 탔으면서 왜 책임을 서울시가 져야 해?”라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와 당사자들은 돌아가신 분께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게 미안해서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에스컬레이터를 탔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그런 의견들 모두 추측일 뿐 정확한 사실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에스컬레이터를 어쩔 수 없이 탔다는 것은 곧 엘리베이터를 탈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먼저 양천향교역 중앙보훈병원역 방향 승강장엔 에스컬레이터 3대와 엘리베이터 1대가 있었고 그 중 엘리베이터는 진행 방향 4-3, 4-4 플랫폼 사이에 설치되었다. 그런데 입구를 보는 순간부터 당황했다. 하필 밤에 갔을 땐 줄자가 없어서 정확한 폭을 알 수는 없었지만, 눈으로 보더라도 전동휠체어를 타는 당사자들이 탈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좁았기 때문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이용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했고, 실제 엘리베이터 입구가 굉장히 좁았기에 돌아가신 분께서 에스컬레이터를 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구조가 가능할까.

 

지하철 역사 승강기와 관련한 법령은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중 「3.6 교통약자시설」 부분의 11번 엘리베이터 설치기준 8항에선 “엘리베이터 전면에는 휠체어 사용자의 승강을 위해서 1.5m×1.5m 이상의 유효공간을 확보한다.”라고 규정한다. 문제는 해당 행정규칙이 2008년도부터 도입되었고, 9호선 양천향교역은 2009년 개통 약 5년 전부터 설계되었으므로 규칙과 관계없는 상태로 설치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일주일 후 양천향교역을 다시 찾아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폭을 직접 측정한 결과 에스컬레이터가 넓고, 엘리베이터가 좁았는데 입구 폭이 1.031m(약 104cm), 승강구 가까이 접근해서 측정하면 0.891m(약 90cm)로 행정규칙에서 정한 1.5m(150cm) 기준보다 50~60cm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양천향교역 엘리베이터는 겉으로 보기에도 실제 전동휠체어를 타는 당사자들이 이용하기에 매우 좁았다./사진=김훈배 정책위원

 

추가로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한 계단당 폭이 100cm였음을 고려하면, 고인 역시 전동휠체어의 폭과 승강구의 폭이 맞지 않아 타려야 탈 수가 없었으며, 리프트도 없는 상태서 어쩔 수 없이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려고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행정규칙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훨씬 미달하는 전철역 및 엘리베이터가 많다는 것인데, 결국 이번 사고는 9호선을 처음 건설했을 때부터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것이므로 서울시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서도 역과 관련 행정규칙을 조금만 살펴보면 보이지 않은 문제가 숨어있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는 계단의 폭이 100cm로 엘리베이터 입구보다 훨씬 넓었다./사진=김훈배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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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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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은한 | 작성시간 22.04.22 엘베 입구 폭 뭐야 진짜...... 저길 어떻게 들어가라고.. 아휴
  • 작성자벼락부자가즈아 | 작성시간 22.04.22 미치겠네
  • 작성자고랭지농사꾼 | 작성시간 22.04.22 아 그걸 몰랐네..
  • 작성자하이제화요일이야 | 작성시간 22.04.22 애초에 탈수가 없었네.. 에혀.. 진짜 이건 너무하다
  • 작성자빠더눠스 | 작성시간 22.04.23 세상에.........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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