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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904280030330557&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6jBGftgkhRRKfX@h-j9SY-1khlq
미용사의 목표가 어떤방식이던 결국엔 나의 샵을 갖는것인데...
비록 작은 1인샵이지만
미용을 배운지 딱 10주년이 된 올해 드뎌 미용사로서의 첫번째 목표를 이뤘네요.
28살까지 강화도 시골구석서 어머니 구멍가게 도우며 나름 전업주식 투자자라고 헛소리 하며 단타 스윙치며 돈이나 날려 먹던 철없던 백수가 우연의 우연을 거듭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연예인 본다는 말에 혹해 청담동에서 잴 잘나가는 미용실로 미용을 배우러 갔네요.
꾸미는 일과사람을 상대하는 일엔 재능도 없고 백수짓하며 살만 쪄서 느리고 게으르고 천상 아싸에 귀도 안좋고 눈치도 없어 말주변도 없고 나이를 먹어 배움도 뒤쳐지고 사고만 쳐서 늘 스탭이 부족한 그 큰샵에 메인 스탭이 필요한 많은 디자이너들이 다 저와 일하는걸 원치 않았네요..
3개월넘게 가장기본적인 손님 샴푸한번 못해보고 미용시술이 아닌 외부 작업과 바닥청소만 했네요.
몸도 마음도 지치고 미용이란 직업이 증오스러워 포기하고 싶을때쯤 어느날 한 선생님이 상담하자며 1시간 가까이 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대화를 한후 몇일뒤 저를 불러..
"다들 oo씨는 미용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동안 꾸준히 지켜보고 진지하게 많은 얘기를 해 보니깐 저한텐 숨겨진 끼가 많이 보이네요. 그걸 찾아내서 잘 다듬어줄 누군가가 필요한것 같아요. 그 역할 저는 해낼수 있을거 같아요. 제 밑에서 일해봐요."
30가까워지는 제가 다른 사람 앞에서 그것도 나이비슷한 여자 앞에서 처음 펑펑 울어봤던것 같습니다.
개인 사정이 있어 그분과 2년정도 밖에 함께 못했지만 그 시간동안 미용사로써의 제 단점들을 억지로 고치려 하지 않고 장점화 시켜주셨네요.
손이 느리고 꿈띰을 꼼꼼함으로 ...
순발력과 융통성 없음을 정직함으로 ...
그리고 가장중요한 미용이란 직업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며 좋은 직업인지 알게해주셨네요.
덕분에 뭐하나 끈덕지게 하지 못했던 제가 포기하지 않고 5년만에 겨우겨우 디자이너가 되었고 지금도 제 직업이 너무 자랑스럽고 좋습니다.
그 선생님은 당시 2~3년차 이제 막 떠오르는 디자이너였는데..
지금은 엄청 유명하고 대단한 디자이너가 되셨네요.
차홍선생님이라고... 유명하시죠^^
남들 애낳고 집사고 돈모을 33살에 150 겨우버는 초급디자이너로 시작해서 5년만에 강화도 백수가 서울에 내 샵을 갖게 되었습니다.
건물주 할머니 할아버님께서도 어린것 장사 잘되라고 불편 감수하시면서 주차공간도 넉넉히 확보해주시고 모르는것 이것저것 알려주시고 동네 어르신 일가 친척들 댓구 와주시고 건물주라고 절대 깍아주거나 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사주가 어딜가나 큰 돈 복은 없지만 직업을 잘 맞게 골라 먹고 살 걱정은 없다고 하는군요.
큰 욕심 안부리고 제 일에 즐거움을 찾고 저랑 맞는 손님들과 즐겁게 늙어가며 평생 일하며 살아갈수 있을듯 하네요.
아직까지는 순조롭게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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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허니머슥타드 작성시간 22.08.01 와 너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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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롸롸랑ㄹㄹ 작성시간 22.08.01 방송에서 이야기하던게 찐이였구나 배울점 정말 많으신 분이다 진짜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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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내일의건물주 작성시간 22.08.01 내 친구 친언니가 차홍본점에서 디자이너하고 지금은 분점 원장 하는데 자세하게 듣진 못했지만 대충만 들어봐도 자기 직원 정말 잘 챙기는 것 같더라
그렇게까지 해준다고??? 싶었음
단순히 돈 많이 버는거보다 밑에 사람 성장하게 해주는걸 목표로 삼는 사람 같아 -
작성자극한ENTP 작성시간 22.08.01 차홍님 웃으시는 모습에서부터 인품이 느껴지더라니.. 더 롱런하시길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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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민고민고민고민 작성시간 22.08.02 햇살같은 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