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6/0000004866?sid=101
주로 부촌에서 벌어지던 고액·상습 체납 기류가 변하고 있다.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를 명분으로 ‘세금을 내지 않고 5년만 버티자’는 악성 납세자들이 이곳저곳에서 늘어나면서, 이젠 체납이 ‘부자 동네’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 경기도 체납국세 22조원…체납액·체납건수 1위 ‘안산’
지난해 3월 발표된 국세청의 ‘2021년도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100억원에 육박하는 전국의 체납 누계 총액(99조8천607억원)의 22%(22조531억원)가 경기도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징수 가능성이 없어 정리를 보류시킨 금액이 19조5천984억원에 달한다. 경기도내 체납된 국세 88.8%가 ‘징수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돈’이라는 의미다.
체납 금액이 높은 지역을 세무서별로 보면 도내에서는 안산세무서가 2조2천798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강남세무서와 서초세무서에 이은 전국 3위 수준이다. 뒤이어 용인세무서(2조632억원), 평택세무서(1조9천962억원), 광주세무서(1조4천902억원) 등이 차지했다.
또 같은 기간(2021년도 기준) 경기지역 세무서별 체납 건수는 ▲안산세무서 9만5천32건 ▲평택세무서 9만960건 ▲광주세무서 8만1천590건 ▲시흥세무서 7만8천541건 ▲화성세무서 7만3천108건 순으로 많았다.
즉 안산은 체납 건수가 많은 만큼 체납 금액도 높았고, 용인은 체납 건수가 적은 반면 1인당 체납 금액이 높았다고 풀이된다. 시흥이나 화성은 체납 건수가 많음에도 체납 금액은 비교적 낮은 상황으로 분석할 수 있다.
아울러 정리보류 금액이 높은 지역도 안산(2조160억원), 용인(1조8천894억원), 평택(1조7천759억원) 순이었으며, 정리보류 건수가 많은 지역도 안산(5만4천241건), 평택(4만6천844건), 시흥(4만4천923건) 순으로 대개 비슷하게 나타났다.
■ 돈 없어서 못 내?…“소멸시효까지 버틸뿐”
과거엔 ‘강남·서초’처럼 전형적인 부촌의 체납 금액이 높았는데 이제 도내에서는 양상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2022년 경기도 시·군별 재정자립도(예산 기준)를 토대로 본다면 현재 성남시(62.2%), 화성시(58.6%), 용인시(48.7%), 하남시(47.6%), 이천시(44.6%) 등의 재정 여건이 튼튼한 편인데, 체납 금액이 높은 지역이 이 재정자립도와는 같지 않아서다.
이처럼 체납 기류가 변하는 이유는 지역민들이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많은데 아끼고 싶어서’ 등의 핑계와는 무관하다. 국세 당국의 시선에서 대부분의 체납자가 세금을 안 내는 이유는 국세징수권에 존재하는 ‘소멸시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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