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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충북 청주 야산에서 실종된 여중생이 11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경찰 5천7백명을 투입해도 찾지 못했던 실종자를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군견 달관이었다.
같은 날 인명구조견 세빈이는 생사를 오갔다. 세빈이는 대구 달서구 중앙 119구조본부 소속으로 달관이와 동일한 수색 임무에 투입됐다. 하지만 세빈이는 수색 도중 독사에게 물렸고 그 사고로 신장 기능의 80%를 상실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세빈이에게는 더 이상 임무 수행은 어렵다는 판정이 내려지며 '은퇴견'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인명구조견에서 은퇴견으로 "멍! 받았습니다"
구조견은 10개월~2년 미만의 후보 개 중 타고난 체력·소질·성품을 검증해 연습생을 뽑아 2년 동안 양성과정에 들어간다. 환경적응·친화 훈련 같은 기초 단계부터 산악·붕괴 수색, 헬기 출동 등 고난도 훈련을 거친다. 훈련을 마치면 '공인인증평가'가 있다. 산악·재난 수색능력과 종합전술(장애물·복종)에서 분야별 70% 이상 점수를 얻어야 비로소 인명 구조견이 될 수 있다.
세빈이는 2013년생으로 2014년도에 소방에 입소했다. 2년 간의 훈련기간을 가진 뒤 2016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총 75차례 출동 했다. 부상을 당하기 전 세빈이의 마지막 출동은 부산 붕괴사고였다. 건물 붕괴에 깔린 생존자나 시신을 찾는 역할을 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누비고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을 샅샅이 수색했다.
구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훈련도 틈틈이 했다. 특히 구조견 최초로 수난 훈련을 받았다. 수난 훈련이란 수상 사고에 대비한 훈련으로 물에 빠진 사람을 찾는 연습으로 물에서 미세하게 나오는 시신의 냄새를 맡으면 짖도록 훈련을 받는 것이다.
◆ 서류·현장실사…은퇴견 입양 과정 까다롭게 진행
"독사에 물려 만성 신부전증이 온 세빈이는 입양이 잘 안됐어요. 입양 공고가 날 때 질병명이 같이 나가니까 아무도 안 데리고 갔던 거죠. 주인을 못 찾아 중앙 119 견사에 계속 있었다고 해요" 이현주 씨는 2020년 3월 세빈이를 입양했다. 세빈이가 독사에 물려 은퇴한지 꼭 반년 만이었다.
소방청은 분양 공고를 통해 신청된 서류를 1차 심사한다. 그리고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사를 나가는데 은퇴견에게 적절한 환경인지, 새 가족이 될 수 있는지 이것저것 꼼꼼하게 살펴보기 위함이다.
현주 씨도 공고를 통해 세빈이를 입양했다. 여러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세빈이의 반려인이 될 수 있었다. "세빈이와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나요. 소방견이라고 하면 뭔가 사나울 것 같잖아요. 그리고 갑자기 주인이 바뀌어 혼란스러울 법도 한데 얼마나 밝고 저에게 잘 다가오던지. 정말 웃음이 나더라고요"
세빈이는 쾌활하고 밝은 성격이다. 또 먹을 것을 좋아해서 간식 앞에서는 그야말로 무장해제된다. 인명구조견은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을 하다 보니 대부분 친화력이 좋은 편이다. 인명구조견에게 강조되는 덕목 중의 하나가 인간과의 교감이기 때문이다.
"은퇴견을 입양하신 분들과 몇몇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요. 말썽을 부리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이건 구조견 출신이라서가 아니에요. 그저 동물마다 성격이 다를 뿐. 일반 강아지들도 성격·행동 다 다르잖아요. 얘네들도 평범한 아이들일 뿐이에요"
◆은퇴 하고도 몸이 근질근질 "인생 2막 제대로 즐긴다멍!"
세빈이의 인생 2막은 꽤 화려하다. 우선 소방청에서 정책 기자단으로 2년 동안 활동했다. 세빈이가 몸담았던 소방청을 홍보하는 일을 맡았는데 sns에서 꽤 이름을 날렸다고. 세빈이와 함께 활동했던 구조견 동기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는 특히 즐거워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동료들이 반가운지 연신 꼬리를 흔들어 댔다. 구조견이 되기 위해 훈련 받는 어린 후배들을 만날 때는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은퇴는 했지만 후배들 군기라도 잡으려는 건지 꽤나 진지한 모습이었단다. 수십 개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소방의 얼굴이라는 호평도 자자했다. 2021년에는 최우수 기자상, 2022년에는 우수 기자상을 수상했다. "물론 세빈이가 글을 쓴건 아니에요. 세빈이 시점으로 제가 글을 적었죠. 그래도 세빈이도 엄연한 기자죠.(웃음)"
작년 7월에는 탈진해 쓰러져 있던 어르신도 구조했다. "세빈이와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더라고요. 언덕배기로 내려가더니 풀더미 앞에 멈춰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더라고요. '이리 나와' '뭐해?'라고 불러도 그대로고요" 세빈이가 꼬리를 흔들고 짖기까지 하자 현주 씨도 뭔가 싶어 따라 내려갔다. 그리고 풀더미 안에서 C자 모양으로 웅크리고 있는 어르신을 발견했다.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든 현주 씨는 그길로 바로 112에 신고하고 구조를 요청했다. "은퇴를 했지만 세빈이가 119구조견으로서의 수색 탐지능력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재직 당시에 핸들러 아빠와 호흡을 맞춰 전국의 산과 강을 누비고, 부서진 건물 잔해 속 혹시 살아 있을지 모르는 사람을 찾고 또 찾은 기억이 났나 봐요"
◆국가 위해 헌신한 은퇴견 위한 국가적 지원 필요
"세빈이 수액 맞힐 시간이에요. 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취재 도중 현주 씨가 급히 자리를 나선다. 세빈이는 만성 신부전증과 고관성 이형성증을 앓은 채로 퇴역했다. 이 때문에 세빈이는 하루에 수액 2리터를 맞아야 한다. 그때마다 주사기와 의료 용품을 일회용으로 써야 하니 그 값만 한달에 백만 원 남짓이다. 거기에다 특수 사료를 먹여야 하는데 한 끼에 만원 정도라고 한다.
넓은 구조 현장에서 장시간 일하는 구조견들은 매년 정기 검진을 받는다. 1년마다 관절과 흉부 건강 상태를 보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다. 이외에도 이상 증상을 보일 때마다 병원을 찾아가 수시로 진찰을 받는다.하지만 은퇴견에 대한 별도의 검진은 없다. 구조견에서 반려견으로 노후를 보내기 위한 국가지원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헌신한 걸 생각하면 세빈이도 사람과 같은 소방대원이잖아요. 그런데 은퇴 후 지원은 하나도 없어요.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해주거나, 정기 검진 할인이라고 해주는 지원책이 생기면 좋겠어요. 그래야 입양도 활성화 되지 않을까요. 대형견이라 가뜩이나 입양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죠."
현주 씨의 외침에 구조견을 관리하는 중앙 119 구조 본부는 "현재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은퇴하는 119구조견의 복지 여건 개선을 위해서 세심히 검토 중에 있습니다"라고 전해 왔다.
인명구조견 은퇴 기념식에는 은퇴견의 조끼를 벗기는 행사가 있다. 이제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반려견으로서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라는 의미다. 공익을 위해 일한 특수견들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는 이미 오래전 부터 제기돼 왔다. 은퇴견에게 국가의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면 이들에게는 또 다른 무거운 짐이 지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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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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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TBLIK 작성시간 23.03.02 세빈이 좋은가족 만나서 넘 다행이지만 진짜 제도 좀 만들어 사람 목숨 몇이나 구했는데 대우 좀 해주는게 인간다운거 아닌가 저렇게 지원 없으면 아프다고 가족도 못찾고 죽을수있는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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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불법site조회수=성매매카르텔후원금 작성시간 23.03.02 미쳤다 부자 아니면 데려갈 생각도 못하겠네 매달 수백이 들수도 있는데.. 병원비는 끝까지 지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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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긍정긍정하게 작성시간 23.03.02 유투브에서 강형욱이 군견 입양한 사람 인터뷰? 강아지 소개하는 영상 봤는데 군견도 델고있다가 나이 들면 그냥 거기 안에 박혀서 있는다던데 관리 잘 안해준다고.. 그리고 사람한테 정도 못준대 매번 정주고 나면 헤어지니까...ㅠㅠ 넘 안타깝다 은퇴해도 제대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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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늘의한강물온도는 작성시간 23.03.02 인간이 뭐 잘났다고 개들 이용해 먹을땐 뼛속까지 뽑아 먹고 버릴땐 나몰라라~ 국민을 위해 말못하는 짐승도 헌신을 했는데 대우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