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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2년차 쌍둥이 임신 중인 전업주부 입니다
남편 통해서 시댁 식구들이 여행을 자주 다닌다는 말을
얼핏 들었어요 시댁은 시부모님, 아주버님, 시누이 (남편
여동생) 이렇게 다섯식구에요 저는 엄청난 집순이에다가
쌍둥이 임신 전 VMD 일을 하느라 야근이랑 출장 철야가
많아서 시댁식구들이랑 여행 다니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쉬는날에는 온전히 내 시간을 보내고 집에서 쉬고
싶다 얘기를 했기에 같이 가자고 강요를 하거나 하지는
않더라구요 남편도 결혼 후 3주에 한번 정도로 다녀오고
시누이도 이제 대학 졸업반이라 취업준비 하느라 많이
빠진다 하더라구요 결혼 초반 저희 친정이 양평 쪽인데
연휴에 양평 펜션으로 놀러간다 하시기에 남편이 1박을
하고 친정에 가자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따라 나섰어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곰솥냄비 커다란 걸 하나 들고 오고
시아버지도 뒤에서 아이스박스를 들고 계시더라구요
점심은 각자 먹고 출발했고 저녁은 다같이 모였을 때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펜션에서 고기 구워 먹으려고
했어요 계곡 근처라서 물놀이 하고 라면 끓여먹고 고기
먹을 생각에 기분 좋게 따라 나선건데 시어머니가 곰솥
냄비에 육개장을 한 통 끓여오시고 아이스박스에 밑반찬
잔뜩 해오셨더라구요...특별할 것 없는 그냥 나물반찬에
건어물 볶은 반찬 뭐 그런거였어요 육개장을 잔뜩 끓여
오셔서 다들 아깝다고 물놀이 하고 육개장 먹더니 저녁
에는 날이 더워 반찬들 다시 가져가면 버려야 될 수도
있다고 펜션에 있던 밥솥에 쌀을 불려서 밥을 하시더니
비빔밥 해먹자고 하더라구요 다같이 모여서 먹으면은
맛있지 않냐고 트렁크에서 또 어디서 세수대야 만한
양푼을 가져오시더라구요...전 속이 안좋다고 하고 그냥
들어가서 쉰다하고 다같이 그냥 먹더라구요 특이하다
생각하고 다음날 친정에 가서 점심은 집에서 갈비찜
해주신 거 먹고 저녁은 외식하러 나갔어요 밤에 집에서
자면서 아빠가 시댁 식구들이랑 여행 가서 고되지는
않았는지 맛있는 거 먹었는지 물어보시길래 육개장 먹고
비빔밥 해먹은 얘기를 하니 표정이 좋으시진 않더라구요
(나중에 엄마를 통해 들은 얘기는 며느리 데리고 처음
가는 여행인데 내 딸이 너무 푸대접을 받는 느낌을 받아
아빠가 언짢아 했다 하더라구요)
남편과 얘기를 할까 하다가 제가 마음에 담아두고 하는
성격도 아니고 시댁은 원래 저렇게 뭘 해먹고 하는 걸
좋아하나 싶기도 하고 나랑은 안맞으니 예전처럼 안가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더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남편이랑도 사이 좋고 시댁 얘기를 하면 제 편을 무조건
적으로 들어주기도 해서 얘기 해 봤자 남편이 잘못한게
없으니 미안해 하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도 싫더라구요
그 이후 제가 작년 11월에 쌍둥이 임신을 했어요 성별
확인 후 남매둥이라 양가 부모님도 크게 기뻐하시고
출산하고 힘드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 하시더라구요
안정기가 되고 시댁에서 제가 갑각류를 좋아해서 꽃게를
사주신다고 서해안에 놀러가자고 하더라구요 펜션도
저희 부부만 쓰게 따로 예약을 해주셨다기에 양평 여행
다녀온 걸...기억 못하고 저도 기분좋게 따라 나섰어요..
(쌍둥이 임신 후 휴직계 내고 쉬고있어서 출근 부담도
없기에 정말 기분좋게 갔어요)
점심 때 꽃게집을 미리 예약 하셨다기에 게장정식이랑
제가 게장을 못먹을까봐 게국지랑 꽃게찜도 시켜주셔서
맛있게 먹고있는데 시아버지 입맛에는 맞지 않았나봐요
통 드시질 않기에 입에 안맞으시냐 여쭤보니 아니라고
많이 먹으라 하시고는 밥도 많이 안드시고 하더라구요
식사가 끝나고 근처 바닷가에서 좀 걷고 시간 보내고
각자 쉬다가 저녁에는 남편이 숯불구이 맛집을 찾았다고
하기에 다같이 가려고 말씀 드리려고 시댁 숙소를 가니
어디서 또 난건지...교자상에다가 또 시댁에서 가져온
밑반찬 깔려있고 시어머니는 주방에서 콩나물이랑 나물
같은 거 무치고 계시고...(양념도 다 챙겨 오셨더라구요)
오래된 펜션이라 밥솥도 10년은 지나 보이던데 거기에
밥을 해서 밥에서 약간 냄새가 나더라구요...생선 구워서
먹으려고 하는데 가까운 수산시장이 어디냐고 하시길래
표정관리도 안되고 해서 남편을 쳐다보니 남편도 황당해
하더라구요 저도 숯불구이 맛있는 집 있다고 같이 가자
했는데 한사코 반찬에 밥먹는다 하시길래 남편도 기분이
상했는지 우리끼리 다녀오겠다고 밥 푸지 말라 하고는
그냥 나오더라구요 밥 먹으며 남편에게 물어보니 그동안
여행가서도 쭉 이랬냐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네요..?
시댁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시댁 친정 다 서울에
입지 좋은 곳에 아파트 한채 씩 있고 친정은 양평 쪽에
주택 지어서 귀촌 하고 양가 부모님 다 여유롭게 살고
계시는건데 왜 저렇게 궁상을 떠는건가 싶었는데 유독
제가 따라오는 여행에만 저렇게 반찬을 싸오고 한다고
하시네요 저번에 양평에 가서도 남편이 시어머니 저러는
모습보고 저한테 많이 미안해 했다고 하더라구요
시어머니 저러시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밥사준다고 점심
맛있는 거 사주더니..맛있는 집밥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이라고 이해하기엔 반찬이 너무 허접해요
여행가서 맛집도 다니고 이것저것 먹는 재미로 가는건데
시어머니는 그냥 제가 싫은건데 제가 눈치없는건가요?
추가글 남겨요 제가 설명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네요
저도 나이가 어린 편이라 주변에 결혼한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의견을 여쭤 보려고 올린 글입니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동해로 여행을 가면 30만원 어치
대게세트를 사서 드셨고 부산을 여행가면 암소갈비가
유명하다며 온가족이 가서 40만원 우습게 깨진다 했어요
그렇게 먹는 거 좋아하시는 분들이 저만 오만 집에서
반찬 싸오시고 국끓여오고 슈퍼에서 이천원 짜리 콩나물
사다가 무치고 있으니 본인도 좀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저만 데리고 나왔다고 하네요
꽃게집에서 아버님이 드시지 않는 걸 언급한 이유도
제가 모르는 게 있나 싶어서 쓴겁니다 꽃게는 시부모님
말고 아주버님이 알아봐서 예약하고 음식 주문한거라고
하네요 계산도 아주버님이 했구요 시부모님은 애초에
찜냄비 가져가서 수산시장에서 꽃게 사다가 숙소에서
쪄먹자고 했대요 이유를 알고나니 제 생각이 더 명확해
진 것 같네요 (이 글을 올린 후 아주버님께 연락 드려서
저번주 여행가서 저희만 숯불구이집 가서 미안하다 하고
무슨 일 있었나 물어본 후 알게 됐네요) 제가 예민하다
하면 어쩔 수 없네요 일부러 고부갈등 일으키려고 한 게
아니고 제가 어리다 보니 생각을 표현하는 거에 있어서
오해가 살만한 것도 없지 않아 있을 것 같긴 하네요
모르겠어서 물어본 것 뿐입니다 친정에 얘기해봤자
저번처럼 부모님 속만 상하실 것 같아서요..
아무튼 저도 생각 정리를 좀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