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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체리
맨마지막요약있음(읽기 귀찮으면 스크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디즈니랜드, 즉 올랜도 외곽에 위치한 모텔 ‘매직 캐슬’에 사는 빈민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장인물>
무니 : 마땅한 직업이 없는 미혼모(핼리)와 <매직캐슬>이라는 모텔에서 장기투숙중
스쿠디 : 같은 <매직캐슬>에 사는 무니 절친
젠시 : 젠시 엄마가 15살에 젠시를 낳았고, 그때부터 쭉 외할머니 손에서 크는 아이. 매직캐슬 근처에 있는 <퓨처랜드>에 이사오게되며 무니와 친구가 됨.
마지막 씬에서 젠시가 무니의 손을 잡고 디즈니 월드로 뛰어가는 게 뭘 얘기하고 싶어 하냐는 겁니다. 그게 이 장면의 요점일 겁니다. 뛰어가기 직전에 아동국 직원이 와서 핼리로부터 무니를 데려가려 할 때, 이 장면에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두 개의 가능한 엔딩이 있습니다. 하나는 물론 지금처럼 아동국에서 나와서 무니를 데리고 다른 가정에 위탁하는 겁니다. 그게 우리가 본 영화의 (실제적인)엔딩입니다. 이 엔딩은 무니와 엄마 핼리를 이별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보는 우리들에게 분노를 자아내고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이게 하나의 우리가 본 버전, 또 하나는 뭡니까? 그건 핼리가 무니를 데리고 아동국 직원들을 피해서 성공적으로 도망치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왜 도망치지 않는 거야?”라고 할 겁니다. 자, 그러면 도망쳤고 성공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성공했을 때, 그러면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불만족스럽지만 해피엔딩인가라는 질문이 쫓아옵니다......저는 우리가 본 버전이 아니라 우리가 영화에서 보지 않은 다른 하나의 버전에 대한 대답을 찍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핼리가 무니를 데리고 도망치는데 성공했다면,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때 정확하게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반복될 겁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960년대에 생겨난 단어로 당시 디즈니 월드와 그 주변의 숙박 시설을 건설하는 것을 총 일컫는 단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현재는 정부가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지원하는 보조금을 일컫는 말로 변질돼 이중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저는 <탠저린>과 똑같이 이 영화가 하나의 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젠시가 무니를 데리고 막 뛰어서 디즈니 월드 매직킹덤 캐슬로 도착하는 장면이 이 영화를 하나의 원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중략).......핼리와 무니가 도망쳐서 무니가 15살이 될 때를 가정해봅시다. 의도적으로 15살을 적시했습니다. 엄마 핼리와 함께 있었으면 무니는 학교를 다니지 못했을 겁니다. 다닐 돈이 없으니까. 무니는 6살에 침을 퉤퉤뱉고 ‘야이 쓰레기야!’라고 외치고 “썅X아 내가 침뱉었어!”라고 했습니다. 이랬던 애가 15살이 되면 아마도 틀림없이 몇 번 소년원을 들락날락했을 겁니다.....그리고 그 경력 때문에 무니는 어떤 직장도 얻지 못했을 겁니다. 붙어있는 범죄 경력 때문에. 틴에이져가 된 무니는 연애를 했을 겁니다. 어떤 아이와 했을까요? 좋아했었던, 자기 친구였던 스쿠디같은 아이와.
스쿠디가 나쁜 아이는 아니지만 그 아이는 무책임한 아이입니다. 어디서 보여줍니까? 우리는 무니와 친구들이 리조트에 가서, 불을 붙이는 게 스쿠디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틀림없이 스쿠디는 그 얘길 엄마한테 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 불을 붙이자고 무니가 제안한 얘기까지만 했겠죠. 그래서 엄마 에슐리는 무니와 같이 놀지 못하게 했죠. 의미심장하게도 그 장면은 ‘불을 지르다’입니다. 여러분은 불장난 하는게 뭘 얘기하는지 알 겁니다. 6살의 불장난이 15살의 불장난이 되면 뭡니까? 아마도 무니는 스쿠디같은 아이를 만나서 임신을 했을 겁니다. 그랬을 때 스쿠디같은 아이는 무책임하게도 그냥 도망쳤을 겁니다. 그래서 무니는 그 아이를 낳아야만 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누구얘깁니까? 정확하게 젠시 이야깁니다.
✖작성자 보충설명: 젠시의 할머니는 젠시의 엄마가 15살에 젠시를 낳았다고 말함. 그리고 젠시는 영화 내에서 단 한번도 엄마에 대해 말한 적이 없음.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거나 거의 못봤을 가능성.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두 가지를 환기시키겠습니다. 이 영화는 어디에서 시작합니까? 젠시가 이사 오면서 시작했습니다. 이때 젠시가 이사 온 곳은 의미심장하게도 ‘퓨쳐 랜드’(모텔이름)입니다. 말하자면 젠시는 마치 미래에서 온 아이처럼 보입니다. 어떤 미래? 무니의 미래에서. 무니의 미래에서 무니를 만나러 제시간에 도착한 아이....왜 그런 가정이 성립하는가라고 여러분이 반문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 지금 소설 쓰는거 아닙니까?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여긴 어디입니까? 디즈니 월드입니다. 마법이 이루어지는 곳. 무니가 살고 있는 곳? 매직 캐슬, 젠시가 이사 온 곳? 퓨쳐 랜드. 미래의 땅. 말하자면 이건 정확한 대구입니다. 지금 상황은 정확히 뭡니까? 엄마 핼리가 딸과 헤어지려는 순간입니다. 이때 이 관계를 무니와 젠시로 갖다놓으면 어떻습니까? 미래의 엄마 무니가 미래의 딸 젠시와 헤어지는 순간입니다. 엄마와 딸. 달려와서 무니가 젠시에게 정확하게 뭐라고 얘기합니까? 다시는 너와 만나지 못할지도 몰라. 이건 누구의 상황입니까? 핼리의 상황. 저는 이 장면을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건 공간적 이동이 아니라 시간적 이동이다. 이건 일종의 타임머신의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긴 어디? 마법의 성. 간 곳은 어디? 퓨쳐 랜드.....이때 손을 잡고 뛴 건 무니가 아니라 젠시라는게 핵심입니다. 이게 대답입니다. 있는 힘껏 뛰어서 디즈니 월드의 매직 킹덤 캐슬로 무니를 데려갑니다. 그건 어떤 대답입니까? 젠시는 엄마가 버렸습니다. 두 번 다시 만나러 오지 않습니다. 15살의 무니가 젠시를 낳은 다음 젠시를 핼리에게 맡겨놓고 두 번 다시 핼리를 만나러 오지 않는 상황이 반복될 걸 젠시는 지금 막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 액션을 이렇게까지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날 버리지 마세요. 다시 한번 시작하세요. 용기를 내고, 그래서 어른이 돼서 당신이 나를 낳으면 이 비참한 매직 캐슬에서 놀이를 하지 말고 부디 성공해서 나를 디즈니 월드 매직 킹덤 캐슬로 데려가주세요.” 아마 이렇게 말하며 매직캐슬까지 뛰어갔을 겁니다. 물론 위탁가정에 가서 무니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무니가 핼리와 머물면 어떤 기회도 없을 거라는 것. 젠시는 무니에게 한 번 해보세요라고 지금 응원하고 있는 겁니다. 말하자면 젠시가 무니의 손을 잡고 디즈니 매직 캐슬로 뛰어간 이 행위는 정확하게 미래를 위한 도약이며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딸 젠시가 미래의 엄마 무니에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응원. ‘난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라는 응답으로 보입니다.
✖작성자 보충설명: 결말은 물론 현실이 아닌 판타지. 이미 영화내에서 4인가족 1700달러라는 입장가격까지 언급됨. 방세도 못낼 처지의 무니와 젠시는 합법적으로 들어갈 수 없음. 하지만 환상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의미로 찍었는지가 중요.
물론 여기에 비판적인 비평이 있습니다. 디즈니 월드의 매직 캐슬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거짓 신화이며 이미지의 시뮬라크라인데 그 앞에서 무슨 약속을 할 수 있는가라고. 하지만 저는 그 비평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동의는 할 수 있지만 그 비평은 한 가지 사실을 잊었습니다. 상대가 6살짜리 아이 무니입니다. 그 아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무니가 위탁가정에 가서 어른이 되어 대학에 가고 난 다음에 해도 충분합니다. 무니가 ‘레이디 버드’가 된 다음에 해도 충분합니다. 이건 지금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무니에게 필요한건 더도 덜도 아닌 현실을 긍정하는 것, 그 위탁가정에서 용기를 내는 것, 그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영화가 시작했었을 때 젠시가 도착한 걸 겁니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하나의 원, 하나의 사이클, 그런 지점에서 <탠저린>과 똑같은 구도를 가진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것이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대한 저의 버전입니다. 아마도 여러분들 각자의 버전이 있을 겁니다. 저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영화 바깥으로 나가지 말 것. 영화 안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또 다른 버전을 제시해볼 것.
요약
만약 엄마 핼리가 무니를 데리고 도망치는데 성공하거나 아동보호국에서 무니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결국엔 무니는 엄마와 헤어지지않는거니 표면적으로는 해피엔딩처럼 보임.
하지만 그후엔? 무니는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한채 15살까지 비행을 저지르며 살다, 스쿠디같은 남자와 불장난으로 젠시같은 아이를 임신하고 낳게됨.
그리곤 엄마 핼리에게 무책임하게 젠시를 맡기고 한번도 찾지않거나 젠시를 혼자키우며 불법적인 일을 하다 아동보호국에게서 젠시를 뺏기는 등 빈민층의 삶을 계속 살게 될 것이라는 걸 암시. (젠시가 이사온 곳 이름이 퓨쳐랜드, 무니의 미래라는 것을 말해줌)
엔딩씬에서 젠시가 무니의 손을 잡고 모텔 매직캐슬이 아닌 진짜 디즈니 매직 캐슬로 뛰어가는 건 미래의 엄마 무니에게 이 지긋지긋한 불행의 고리를 너는 끊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