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기가천재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여우들이 서식해
그 중 한국에 널리 분포하던 한국여우는 붉은여우(Red fox, Vulpes vulpes)의 아종(Korean red fox, Vulpes vulpes peculiosa)이야
한국 여우는 어쩌다가 멸종했을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한국 여우는 민가 주변이나 산기슭에 흔하게 살던 동물로 기록되어 있어.
이외에도 여우누이, 구미호 설화 등 여우와 관련된 전래동화들도 많이 존재하며, "호랑이 없는 굴에서는 여우가 왕이다" 라는 속담까지 있었을 정도로 여우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동물이었지
그러나 한국 여우는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유의미한 개체수 타격을 입었고,
이후 시간이 지나 1960년대 벌어진 "쥐잡기 운동"이 막타가 되어 멸종해버리고 말았어.
쥐잡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정부에서는 엄청난 양의 쥐약들을 거리에 뿌렸는데, 이는 확실히 쥐의 숫자를 크게 줄이는 데엔 성공했어
그러나 쥐약을 먹어 혼수상태에 빠진 쥐들을 여우들이 사냥하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쥐약 먹은 쥐를 집어삼킨 여우들도 곧 거품을 물고 죽게 되었지
결국 전염병 예방을 위해 시작된 쥐잡기 운동이 쥐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잔존해 있던 여우들까지 몰살시켜 버렸어
또 다른 원인이 작용했다는 설도 있긴 해. 아마 당시 여우모피가 유행하며 무분별하게 여우를 밀렵했던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러다가 환경부는 2010년 경 부터 토종여우 복원사업을 시작해
여우는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아주 적은 소형 포유류일 뿐더러, 포식 동물이라고 해봐야 극소수의 수달이나 담비, 삵 정도가 끝인 대한민국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 올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2010년 12월 환경부는 복원사업의 첫 단계인 복원장소 선정을 끝마쳤어
장소는 여우의 먹이인 들쥐나 파충류, 양서류, 호두, 밤 등의 견과류가 풍부한 소백산으로 선정!
경상북도 영주의 소백산 여우 생태관찰원
영주 생태관찰원에서 보호중인 귀여운 토종여우들
얘네는 자연적응 훈련시설에서 적응훈련을 마친 이후 순차적으로 소백산에 방사되어질 예정이야
드디어 방사 시작!
역사적인 순간, 방사 첫 스타트는 이 꼬마 친구 둘이었어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환경부에 기증된 여우 비로(수컷, 위)와 연화(암컷, 아래)
이 친구들은 2012년 8월 27일 소백산 자연적응 훈련장으로 옮겨졌고, 그 곳에서 약 두 달간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뒤, 2012년 10월 31일 소백산에 방사됐어
대한민국 토종여우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는 역사적인 첫 순간이지
는 죽어버림ㅠㅠㅠㅠ
연화는 방사된지 일주일만에 한 민가의 아궁이에서 죽은채로 발견됐어ㅠㅠ
부검결과 연화가 삵이나 다른 경쟁종과 먹이를 두고 다투다가 배에 큰 상처를 입었고,
충격을 받고 도망치던 중, 민가의 아궁이 안으로 숨어들었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채 재를 흡입하여 사망한 걸로 나왔어
그리고 또 2주 뒤엔 수컷 비로가 밀렵꾼이 설치한 불법 덫에 걸려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채로 구조됐어
비로는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고, 다시는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지
첫 방사가 처참하게 실패로 끝나고, 환경부는 그 원인으로이 여우들의 자연 적응력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어
연화와 비로는 생후 약 7~8개월밖에 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이었고, 적응훈련도 고작 두 달 정도밖에 진행하지 않았었거든
1년 뒤 심기일전해서 다시 방사 도전!!!
이 때 방사된 6마리의 여우들은 1~2년생 여우들로, 자연적응 훈련장의 22마리 중 가장 야생성이 좋은 개체들로 선발했어.
하지만 2014년 10월 기준 이 때 방사한 여우들 중 절반인 세 마리가 죽었어.
한 마리는 다른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다른 한 마리는 밀렵꾼의 불법 덫에 사망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부검을 해 보았지만 원인불명이었지.
다행이도 나머지 세 개체들은 강원도 평창, 영월까지 이동하며 야생에 잘 적응했어
힘내서 2014년에도 방사 시도!
2014년에는 총 9마리의 여우들을 방사했는데, 이 중에는 암수 한 쌍과 이 둘 사이에서 같은해 4월에 태어난 새끼여우 2마리로 이루어진 여우 일가족도 있었어
지금까지 여우를 가족 단위로 방사한 적은 없었기에 환경부와 종복원 기술원은 여우 생존률 증대 연구 등 이번 방사에 많은 기대를 품었어
여우 일가족들은 방사 이후 소백산에서 행복하게 살았어
아빠여우가 새끼들에게 들쥐를 물어오는 장면까지 관측됐고 새끼들은 엄마여우로부터 사냥을 배우는 모습이 확인되었고 모두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었지
하지만 행복했던 여우 가족에게 비극이 찾아오게 되고....
2015년 어느날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온 몸에 상처를 입고 죽어있는 새끼 여우 한 마리를 발견했다." 라는 신고가 접수됐어
신고를 받고 확인해본 결과 현장에는 여우 일가족의 새끼 한 마리가 죽어있었어
게다가 그 해 겨울에는 또 다른 새끼여우가 밀렵꾼이 설치해 둔 불법 덫에 다리가 걸린 채 발견됐어
곧바로 응급조치를 시도했으나 여우는 다리의 관절과 근육, 신경이 모두 끊어진 상태였고, 더 이상 야생생활이 불가능했지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
엄마여우 역시 새끼 여우들을 모두 떠나보낸지 한달만에 싸늘하게 죽은채로 발견됐어
그리고 또 거기서 한 달이 지난 시점에는 혼자 남은 아빠 여우까지 올무에 걸려 사체로 돌아왔고
소백산에 잘 정착했던 여우 일가족이 약 두세달만에 몰살당하고 말았던 거야
물론 슬픈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야
2016년 1월 30일 3쌍(6마리)의 여우를 추가로 방사하였는데, 이 때 방사했던 여우들 중 한 쌍이 같은 해 2월 야생상태에서 새끼 세 마리를 출산한 것이 관측됐거든
(생태관찰원 내에서 출산한 경우는 있었지만 야생에서 새끼를 출산 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야)
참고로 이 때 방사되었던 여우들 중 한 마리는 휴전선을 넘어 북한까지 가버렸어...ㅋㅋ
얘는 2022년 2022년 5월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에서 목격된 여우야
이친구 코드명은 SKM-2121
21년 3월 15일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내에서 태어나 자연 적응훈련 이후 소백산 인근에 방사됐어.
SKM-2121은 올해 2023년 3월 7일 강원도 정선군에서 사체로 발견됐어.
사인은 자연사로 밝혀졌으며(부검 결과 농약이나 별다른 외상은 검출되지 않았고, 사체 발견 당시 체중 9.4kg으로 방사 당시 체중 약7kg보다 2.4kg 가량 살이 더 불어있는 모습이었어.)
호기심이 많은 친구였는지 방사된 이후 약 460일간 소백산에서 동해, 그리고 부산까지 대한민국 전 국토를 여행하다 고향으로 가는 길에 힘이들어 쓰러진 것으로 보인대
대한민국 토종여우 복원 사업에서 방사된 여우들의 생존률은 약 70% 이상으로, 유사한 해외 사례의 생존률(30%)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야
여기에는 국립공원 관리공단과 환경청에서 꾸준히 불법 엽구들을 단속하고 수거하여 처리해온 영향도 분명 있을 거야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존센터는 2026년까지 야생에 100마리 이상의 토종여우 개체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을 세웠으며, 아마 이 계획은 26년이 되기 전 조기에 달성 될 전망이야
아마 머지 않은 시간, 토종여우는 다시 한반도 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포유류가 될 수도 있겠지
대한민국 토종여우 복원사업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