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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전래동화같은 도깨비 썰

작성자혐오댓받고싶지않은여시|작성시간23.05.08|조회수3,068 목록 댓글 3

출처 : 여성시대 gabbygabby

1.경남 통영 도깨비



아버지의 고향은 통영이라는 곳에 자그마한 섬입니다.

아버지가 어리실적 아버지의 고모할머니가 그 섬에서 도깨비와 조우한 일이 있어 그 이야기를 쓸까 합니다.

추석이 다가와 할머니는 시내에 나가셔서 떡을 하고 생선을 사셨답니다.

이런 저런 장을 보다보니 시간이 늦었고 거기다 버스도 없고 돈도 없으셔서 걸어오다보니,

선착장에 도착하셧을 즈음엔 모든 배는 떠나고 어두컴컴한 밤이 샜다합니다.



동네에 전화도 한대뿐이고 선착장이 있는 마을엔 아는사람도 없고 전화가 있는 집도 몰라 발을 동동구르시다가 그냥 바다를 건너기로 하셨다고 합니니다.

그 섬은 해간도라고 하는 아주 작은 섬으로 육지와 몇백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현재 통영과 거제도를 잇는 구대교지점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합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절기에 시간대에 따라 물이 많이 열리면 걸어서 드나드는 것이 가능할정도로 가깝고 얕은 곳입니다.

하지만 물이 들어왔을땐 깊은곳은 몇미터에서 10미터를 훌쩍넘는 곳도 있죠.



바다라도 암석지대같은 곳이 있어 그곳이 수심이 낮아 거기로 건너가는데 밤이라 매우 위험하고 그렇기에 밤엔 웬만해선 건너는 사람이 없습니다.

저도 어릴적 몇번 건넌적 있지만 밤에 건넜던 적은 없네요.

할머니는 내일 음식장만을 미리해둬야하니 그것도 걱정되고 할아버지께 야단을 맞으실까봐 위험을 무릅쓰고 그 얕은지대가 있는 쪽으로 가셧답니다.

도착해서 뭍으로 내려가시려는데 뒤에서 할머니~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덩치좋은 사내가 서 있었답니다.

사내는 "할매, 오데 갑니꺼? 건너실라꼬예? "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아이고, 내일이 추석아이가 시내가서 장봐왔는데 늦어가꼬 이거 내일음식도 해야하고 늦어다꼬 할아버지하고 맞아죽을까봐 고마 건너야긋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러자 사내가 "그라모 업히시소."하고 다가와 떡하니 벌어진 등에 할머니를 들쳐업었답니다.

할머니는 "아이고 미안쿠로..야밤에 위험한데 물도차고 "뭐 이러면서 건넜답니다. 할머니는 업혀가며 사내한테 말을 걸었는데 사내는 묵묵히 바다만 건넜답니다.

몇마디나 나눴을까 어느새 사내는 섬에 도착했고 할머니를 내려드렸답니다.

그리고 가려는데 할머니가 너무 고마우셔서 "아이고, 고마버서 우짜꼬 이거나 무라"하고 시루떡을 주셧답니다. 그러자 사내가 고마워하며 바다로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담날에 할머니가 음식준비하고 제사지내고 친척들이랑 이야기하다가 어제일을 꺼냇고 다른친척들이 미심쩍은 부분들을 꼬집어 냈다고 합니다.



섬과 육지와의 거리가 몇백미터는 족히 넘는데 순식간에 온점.

그리고 아무리 낮은지대를 건너왔다하더라도 그 야밤에 할머니가 옷깃하나 안젖으신점.(물이 얕은 부분 깊은부분이 많고 파도도 치고 하기에 안젖을 수가 없습니다.)

땅이 갯벌이고 워낙 울퉁불퉁 바위등이 많아 혼자서도 손을 짚어가며 가지않으면 힘든데 할머니를 들쳐업고 아무주저없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섬과 그 육지동네에 그런 사내가 없다는 점등 많은 의문들이 있었죠.

그제서야 할머니는 "아이고, 그게 도깨빈갑다. 옴마야 내가 도깨비등에 업히왔네...떡도 줏는데"하면서 도깨비인걸 아셧고 그 이야긴 온섬에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추석때 같이 들으셧고 제가 어릴때 추석때 그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2. 술값한 도깨비



난 늦둥이임

우리아빠는 47년생, 엄마는 51년생임 아빠는 갓난쟁이때 6.25를 겪으심

우리엄마는 외동이지만 우리아빠는 8남매의 무려 일곱째임

그러다보니 나에겐 고모지만 남들이 봤을땐 우리고모를 내 할머니로 착각함..

우리할머니는 102세까지 정정하셨음 지금으로부터 7년전에 돌아가셨는데

주무시다 돌아가셔서 다들 호상이라고 하셨고

우리집에는 딸이 귀해서(본인은 고명딸임v) 할머니가 살아계실땐 무조건 내편이셨음

진짜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나만 꺼이꺼이 운것같음ㅠㅠㅠㅠ



이제부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및 고모들이 겪은 이야기를 해드리겠음
(우리아빠도 있었다곤 하지만 아빠는 애기때라 기억이 안나신다함ㅋㅋㅋㅋㅋㅋ)

한번은 할아버지가 엄청 많이 편찮으셨다고 함

열도 펄펄 끓고 지독한 여름감기에 걸리셔서 안채에서 골골 거리면서 이틀이상을 누워계셨는데

큰아빠부터 고모들까지 다 학교가고 할머니는 아빠업고 장에 가고

일하시는 분들도 왜인지 집에 없었다구함

여튼 그때 할아버지말로는 아픈 우리 할아버지밖에 안 계셨다구 함

근데 자꾸 누가 대문 밖에서 "이리 오너라~~ " 하고 막 불렀다구함

할아버지는 아파서 일어나도 못하고 다 갈라지는 목소리로

" 누구시오~ 아파서 못 나가요" 하고 간신히 소리쳤더니

"실례좀 하것소잉" 이러고 대문 안으로 어떤 남자가 들어왔다고함

옛날 우리집은 전라도 광주고 너른 기왓집이였다고 함

대문 안으로 껑충 들어온 그 남자는 안채 문을 열어 제끼더니

"오늘 나랑 좀 놉세" 하고는

그대로 할아버지를 들처 업었다고 함;;

할아버지는 열은 펄펄 끓고 어질어질해서 대답도 잘 못하고

그 모르는 남자한테 업혀가는데 남자는 장정을 업고도 진짜 빠르게 내달렸다고 함

어찌나 빠른지 옆에 주위가 보이지 않을정도였다고 하는데

할아버지는 그게 열때문이였나 싶었었나 봄

그렇게 내달려서 어떤 주막에 도착을 했는데 생전 처음보는 주막이라는 거임

그때는 엣날이라 보통 한 고장에서 오래오래 살지 않음?

그래서 그 동네부터 옆옆동네 근처 인근 동네는 훤히 꿰고 있었는데

아예 쌩전 처음보는 주막이라는 거임

근데 우리 할아버지는 주당이셨다고 함.
(덕분이 우리아빠랑 나랑 다 말술임 반주를 즐기는 부녀임)

그 열이 오른 상태에서 처음 보는 남자랑 처음 간 주막에서

주거니 받거니 술을 아주 알차게 많이 자셨다고 함.

그렇게 술 마시고 놀고 난뒤 그 남자가 또 우리 할아버지를 업고 내달려서

집에 고이 뫼셔놓고는 난중에 봅세~~ 이러고 가셨다고 하는데

우리 할머니가 장보러 갔다온 사이에 집에 혼자 계신 할아버지한테

술냄새가 진동을 하셨다고 함




우리 아빠의 형제중 첫째는 할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신 첫째고모시고
(내가 어릴때부터 잔병이 많으셨던 고모였던걸로 기억함)

둘째는 큰아빠이심

아들이라 공부는 짱짱하게 가르켜야 된다고

고모들은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가르켰고
(그당시에는 여자가 고등학교 과정을 배운것도 많이 배운거라 함)

큰아빠는 한양으로 할아버지가 대학을 보냈다고 함

그래서 방을 얻어주려고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연고가 없는 한양에

큰아빠때문에 생애 처음으로 걸음을 하셨는데

어떤 길목에서 할아버지가 꼼짝 않고 서 계시더라함

할머니가 왜그러냐고 어여 가자고 하니까

할아버지가 가르킨 곳은 주막이였음

"그날 내가 술마시고 온곳이 저기야" 이러셨는데 할머닌 끝까지 안믿으셨다 함

전라도 광주에서 한양까지 2시간만에 무슨 술을 마시고 오냐고 말이되는소릴하라고

영감이 그날 열땜시 옆동네 주막을 헤까닥해서 잘못본거같다고

주막이 다 거기서 거기처럼 생겨서 그렇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날 우리 할배는 할머니한테 거짓부렁 치지말라고 욕만 바가지로 자셨다고함

불쌍한 울할배......




그리고 얼마 안지나고 6.25가 터졌다고 함

사람들 다 피난갈때 우리집은 대청마루 밑을 구덩이를 파서 거기에 숨어있었다고 함

6.25때 행방불명 되셨다는 셋째 삼촌이 계시는데 그 삼촌이 이북쪽이였다고 함

그래서 집에 거의 안오고 뭘하고 다녔는지 할머니는 매일 노심초사하심..

언제 집에 올지 몰라서 차마 피난을 못가고 그렇게 식구들 다같이 기다리셨다고 하는데

아무튼 어느날 새벽에 대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고함

셋째삼촌이면 주저없이 들어왔을텐데 밖에서 소곤거리는 목소리로

" 계시오~?, 거기 아무도 안계시오? " 이랬다고 함

그래서 할머니도 소곤거리면서 "누구시오" 이러니까

" XXX씨 친구올씨다" 이러면서 할아버지 성함을 대고

왠 남자가 등에 잔뜩 뭘 이고 들어오더라는 거임

그래서 그날 새벽에 대청마루 밑에 있었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들이 죄다 나와봄

할아버지를 업고 주막에 갔었던 그 아재는

아픈데도 아무말없이 자기랑 놀아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쌀을 세가마니를 놔두고는 출출할텐데 식구들이랑 빨리 먹으라고 하곤

가봐야한다며 이야기할 새도 없이 빠른걸음으로 나가셨다함



전쟁통이라 식량이 귀했어서 제대로 먹지 못했던 우리 친가 식구들은

그 새벽에 밥을 가마솥 한가득 해가지고 배가 터져라 쌀을 먹었다함

근데 그 다음날 아재한테 받은 쌀가마니를 보니

전부 볏짐이였다고 함





아직도 우리 고모들은 명절때 모이면 이 얘기를 가끔 하심

전기가 없을때는 밤이 칠흑처럼 어두워서 일반 사람들도 도깨비불을 봤다고 함

마을에 상갓집이 있을때는 그 집 지붕위로 혼불이 올라가는걸 다들 보기도 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간판불이며 자동차 헤드라이트며 밤에도 환한 세상이 되다보니

도깨비불이 코빼기도 안보이는 거라고 우리아빠가 그러셨음

우리아빠는 귀신은 절대 안 믿는데 도깨비는 찰떡같이 믿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깨비는 장난을 좋아하고 자기한테 잘해준 사람한테는

은혜를 갚는다고 하던데

도깨비를 꼭 한번 만나서 잘해주고 싶습니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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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괴민의 태도 | 작성시간 23.05.08 너무너무 재밌다....
  • 작성자닉쥬디잉 | 작성시간 23.05.08 헐 개재밌어
  • 작성자빵곰 | 작성시간 23.05.08 깨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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