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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칵.cxxxx]한국에 시집온 19세 베트남여성이 남편에게 맞아죽기 전날 쓴 편지

작성자러츠사랑해|작성시간23.06.24|조회수12,869 목록 댓글 40

출처 : https://www.dmitory.com/issue/136732971


2007년에 일어났던 일

남편은 따뜻한 말 한 마디 대신 폭력을 가했다. 다른 가정의 아내처럼 남편에게 잘해주고 따뜻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지만, 한 베트남 아내의 소박한 꿈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4일 충남 천안시 문화동의 한 주택에서 시체로 발견된 베트남 여성 후인 마이(20)씨가 죽기 전날 남편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후인씨는 편지를 통해 "남편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남편에게 잘해주고 싶다"며 한국말을 하지 못해 겪었던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의 편지는 경찰과 결혼이민자 관련 시민단체에 의해 번역된 뒤 지난 6일 공개됐다.

또한 후인씨는 죽기 전에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당신을 용서하겠다"는 말을 남편에게 남겼다. 후인씨는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한국에 온 지 2개월만에 베트남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음날 남편의 폭행으로 죽게 될 것이라는 자신의 운명을 전혀 몰랐다.

천안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대전시 동구의 한 쪽방에서 은신 중이던 남편 장아무개(46)씨를 살해 혐의로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 받고,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늑골 18개가 골절된 상태였던 후인씨의 사체는 죽은 지 8일만에 집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당신보다 어리지만, 부부가 정 주면서 살아야지..."

후인씨는 죽기 전날 남편에게 쓴 5장짜리 편지에서 "나는 지금 남편 때문에 너무 슬프다, 한국에 올 때 한국생활을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내가 기분이 안 좋으면 나에게 (이유를) 물어봐야지. 당신, 나한테 삐쳤느냐. 어려운 일을 의논하고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여자를 아껴주는 방법인 것을 아느냐. 남편을 이해할 수 없고 힘들 때, 몸이 허약할 때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남편은 집에 들어오면 기분이 안 좋고 불편해 보인다."

후인씨는 남편과의 소통을 간절히 원했다. 그는 "따뜻한 가족을 원한다, 당신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나도 다른 여자들처럼 남편에게 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당신은 나에게 무관심하다"며 장씨를 탓하기도 했다.

그는 "기분이 안 좋으면 '이혼하자'고 하는데, 이것은 안 된다"며 "나의 꿈은 한국에서 행복한 가족과 슬플 때나 기분이 좋을 때, 어려울 때 서로 이해하고 의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정을 주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결혼할 때는 다 좋아서 하는 것은 아니다, 장단점이 있다"고 남편을 타일렀다.

후인씨는 결혼 전 베트남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냉동식품회사, 가구공장, 농사일 등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베트남에서 힘든 일을 많이 했지만, 생활비로 다 쓰고 남은 돈이 없다"며 "한국에 와서 남편의 이해를 받기만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으로 가게 되면, 당신을 용서하겠다"며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당신의 꿈이 이뤄지고, 잘 살기를 기도하겠다"면서 "나는 베트남에 가서 일을 시작하고, 부모님에게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움 요청할 곳만 있었어도..."

편지를 공개한 천안이주노동자지원센터는 "후인씨가 죽기 하루 전에 작성한 편지를 서랍 속에 넣어둬 남편이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후인씨의 사체가 발견됐을 당시, 그의 여권이 찢어진 채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김기수 천안이주노동자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결혼이주여성이 남편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만 있었어도 이런 참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인씨가 남편과의 불화를 털어놓고 상담할 곳만 있었어도 이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후안씨의 경우 결혼중개업체가 폐업한 상태라 한국 사정을 물어볼 곳이 없었다"며 "정부가 지원센터를 만들고 통역 서비스를 하고 있었지만, 한국에 온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베트남 여성이 이를 알 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어린 아내가 나이 많은 남편과 사는 데 어려움을 느껴 귀국을 생각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이혼하자'는 남편의 말이 의지할 곳 없는 결혼이주여성에게 위협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씨는 진술을 통해 "사건 당일 밤 9시께 아내가 짐을 싸며 '베트남으로 보내달라'고 하자 이에 격분, 아내를 죽을 때까지 때렸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후인씨의 유해는 지난달 18일 화장됐다. 30일 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지만, 관련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베트남 여성 사망사건 후속대책위원회'가 베트남 대사관쪽에 유골 송환 보류를 요청해 지금은 유골 전달 계획이 보류된 상태다.

남편 장씨가 검거되기 전, 후속대책위원회는 살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정식 장례식을 촉구하며 유골 송환을 잠정 중단할 것을 주장했다.




————


편지 일부분


당신과 저는 매우 슬픕니다.

제가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한국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에서도 부인이 기뻐 보이지 않으면 남편이 그 이유를 물어보고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남편은 왜 오히려 아내에게 화를 내는지, 당신은 아세요?

남편이 어려운 일 의논해 주고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아내를 제일 아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저는 당신의 일이 힘들고 지친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저도 한 여자로서, 아내로서 나중에 더 좋은 가정과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당신은 아세요?
저는 당신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당신은 왜 제가 한국말을 공부하러 못 가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대화하고 싶어요. 당신을 잘 시중들기 위하여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마시는지 알고 싶어요.

저는 당신이 일을 나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것을 먹었는지, 건강은 어떤지 또는 잠은 잘 잤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당신을 기뻐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도록, 당신이 저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려 주기를 바랐지만, 당신은 오히려 제가 당신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저는 한국에 와서 당신과 저의 따뜻하고 행복한 삶, 행복한 대화, 삶 속에 어려운 일들을 만났을 때에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을 희망해 왔지만, 당신은 사소한 일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화를 견딜 수 없어하고, 그럴 때마다 이혼을 말하고, 당신처럼 행동하면 어느 누가 서로 편하게 속마음을 말할 수 있겠어요.

당신은 가정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이고 한 여성의 삶에 얼마나 큰일인지 모르고 있어요. 좋으면 결혼하고 안 좋으면 이혼을 말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그렇게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진실된 남편으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당신보다 나이가 많이 어리지만, 결혼에 대한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어요.

한 사람이 가정을 이루었을 때 누구든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물론 부부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의 상처가 너무 많아 결국 이혼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한 사람의 감정을 존경하고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닫아버리게 하는 상황들과 원망하게 하는 상황들이 무관심하게 지나가게 되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자존심이 있고 자신을 “정답”에 서게 하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부부가 행복할 수 없고 위험하게 만드는 일을 계속 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거에요. (중략)

당신은 저와 결혼했지만, 저는 당신이 좋으면 고르고 싫으면 고르지 않을 많은 여자들 중에 함께 서 있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당신은 아세요?
제가 당신과 결혼하기 전에는 호치민 시에서 일을 했어요. 당신이 우리 집에 왔을 때 우리 집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저는 가정을 위해서 일을 나가야 했고, 그 일은 매우 힘들었어요. 하지만 봉급은 얼마 못 받았지요. 저는 노동이 필요한 일도 했었어요. 그 일은 매우 힘들었어요. 그것이 가축을 기르는 일이든, 농작을 하는 일이든...

가족들은 노동일로 벼를 심고 베는 일을 했어요. 베트남에서 그렇게 많은 일을 했어도 입을
것과 먹을 것만 겨우 충당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왔을 때에 더이상 바라는 것이 없었고, 단지 당신이 저를 이해해 주는 것만을 바랬을 뿐이에요.

저도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일을 어떻게 하고 또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제가 베트남에 돌아가게 되어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을 거에요.

저는 당신이 저 말고 당신을 잘 이해해주고 사랑해 주는 여자를 만날 기회가 오기를 바래요. 당신이 잘 살고 당신이 꿈꾸는 아름다운 일들이 이루어지길 바래요.

저는 베트남에 돌아가 저를 잘 길러주신 부모님을 위하여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의 희망은 이제 이것뿐이에요. 당신과 전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어서 제가 한국에 왔을 때 대화를 할 사람이 당신뿐이었는데...

누가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었겠어요.

정말로 하느님이 저에게 장난을 치는 것 같아요. 정말 더 이상 무엇을 적을 것이 있고
말할 것이 있겠어요. 당신은 이 글씨 또한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해하지도 못할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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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씨봘 | 작성시간 23.06.24 너무 안쓰러워..ㅠㅠㅠㅠ
  • 작성자좃니샤워기뜨겁데틀어놓거 | 작성시간 23.06.24 저 사람도 꿈이 있었을텐데 난
    24-26살때도 꿈이 많았는데
    하 매매혼 하는 한남들은 다 뒈지슈
  • 작성자당근당근패드 | 작성시간 23.06.25 눈물나… ㅠㅠ
  • 작성자귀엽다귀여워 | 작성시간 23.06.25 소통 중요한데 중요하긴 한데 저 한남이 말한다고 들을 사람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진짜 너무 속상하다
  • 작성자떳떳하게 돌아다니는 거 | 작성시간 24.06.15 정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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