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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네이트판에는 처음으로 글을 남기네요
39살 애둘 맘이에요
큰애는 24개월 딸이고
작은애는 3개월 아들입니다
큰아이 돌 지나고서 복직을 준비하고있었는데
둘째가 생기면서 전업주부가 되었어요
독박육아3년차입니다
남편은 동갑인데
본인은 외벌이로 일다니며 돈벌어오는것이
본인의 할일 끝이라고 믿는 사람이라
애들 목욕이며 기저귀를 갈아준게 열손가락에 꿰지요
둘째 출산 전날까지 큰아이 목욕을 제가시켰으니까요
네 뭐 제몸 축나는것보다 싸우는게싫어서
제가 그냥 혼자다 하다보니 이렇게 된거라 할말은 없어요
그동안 정말 숱한날을 상처받고 혼자울고 삭히며
그냥.. 지금 이시국엔 나만 우울한게 아니려니
합리화하며 지내고있답니다
근데 오늘은..
뭐라도 해야 감정이 사그라들것같아서 글을씁니다
남편이 퇴근하고 집도착하는 6시쯤
큰아이가 잠이들었어요
오늘은 치과치료가있어서 어린이집에 안갔더니
낮잠을 안자서 일찍 잠이들었네요
저녁을 준비하려고 주방에 있는데
자던 큰아이가 깨는바람에
다시 재우려 방에갔고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어요
그사이 남편이 오랜만에 주방에서 김치찌개를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김에 작은아이 젖주고 재우면
저녁 편히먹을수있겠다 싶어서
젖을물렸죠
아 큰아이 13개월 완모했고 작은아이도 완모중이에요
한 15분지났나
남편이 거실로 나오더니 갑자기 짜증을내면서
"밥이없잖아"하는거에요
점심때 새로 밥을 해놨던터라 그럴리가없다고 다시 물으니
"니가 가서 확인하든가" 라고 하더라고요
둘째를 방에 눕히고
주방에가보니
맙소사...
전기밥솥 뚜껑이 열려있더라고요
점심을 한시에 먹었으니 다섯시간이 넘게 열려있던거죠ㅠ
왜이렇게 깜박깜박하는지.. 하다하다 밥솥을 열어두다니요
그래서 미안한마음에
부랴부랴 햇* 사오겠다고 하니
됐다고 라면이나 먹는다는거에요
금방이면된다고 밥 얼른 사온다고 나왔는데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암튼
즉석밥세개를 사가지고 왔는데
남편이 핸드폰게임하며 한껏 인상쓰고있길래
정말 좋게 얘기했어요
밥솥뚜껑 정말 생각도못했다고 너무 짜증 내지말라고..
앞서 말했듯 저는 싸우는게 너무싫어요
그감정 소모가 너무 괴롭기도하고..
근데 갑자기 남편하는말이..
"너는 애 젖주는게 벼슬인줄아냐? 가만보면 ㅈ나 유세야"
순간 진짜 뒷골이 차가워지더라고요 잘못들은건가 싶고
그래서 그게 무슨말이냐 애엄마가 애 젖주는걸 벼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냐고했는데
저더러 애 젖만주면 아무것도 안하려고 한다는거에요
굳이 그때 애 젖을 물려야했냐
그시간에 주방에서 뭐라도 거들면서 밥솥 먼저봤으면
이렇게까지 안됐을것아니냐면서..
저는 좀 바보같은게
그냥 이런상황에 눈물이 먼저나네요ㅠ
울면서 두시간을 다퉜는데
저만 진이 빠지네요..
늘 다툴때마다 핸드폰게임하면서 저를대하는것도 지치고요..
그모든말을 다 적을수가없지만
이상하게 대화의 끝은 배가 산으로 가있네요...
남편이 어떤사람이냐면..
공감능력이 좀 없어요
저한테만 없는건지 다없는건진 모르겠지만..
한번은 큰아이 목욕이 힘들어 하루만 좀 도와달라했는데
씻기면서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나힘든거좀 알겠거니 했는데 오히려 저더러
아 이렇게 힘든걸 나를 왜시키는건데? 라고 해서 할말을 잃었고
또 한번은 둘째 임신 6개월차에
남편친구 부부네랑 태안에 놀러간적이있어요
그집도 아들아나 딸하나있구요
저는 임신해서 술을 못먹으니
애들 봐줄테니 너희 술마셔라 하고
그집아이 둘이랑 제 큰아이랑 큰방에서 놀았죠
다들 재우고 저도 잠이 잠깐들었는데
새벽 세시쯤인가 얼큰히 취한 남편이 방에들어오더니
진실게임 해야한다고 저를 깨우더라고요
그래서 나 너무 힘들다 미안하지만 너희들끼리 해라 라고했는데
또 막 안맞춰준다고 썽을 내는거에요
너무 속상해서 얘기했죠
생색내는거 나도 싫은데 혹시 잊고있냐 나 임신 6개월이다 이시기에 카시트에도 안타는 큰애 안고서 몇시간을 차타고왔고
여기와서도 애들봐주다 겨우잠들었다 힘들다 했는데.. 한다는말이
"그럼ㅅㅂ 니가 운전하든가"
말문이막히죠ㅎㅎ
아마 여기까지 읽고 저를 욕하시는분들고 많을꺼에요
저도 이러고 사는 제가 답답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냥 혼자 삭히고 마는데
오늘은..
그냥 오늘은 누구에게라도 위로받고싶어서 털어놔 봤어요.
마음이 너무 허해서..
근데 이렇게 털어놓는것만으로도 조금은 풀리는것같아요
다시 보니 글이 참 두서가없네요ㅠ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