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파도 휩쓸려서도 카메라 놓지 않고…
부산 KNN기자 취재중 순직제4호 태풍 '뎬무'의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기 위해 부산 바닷가를 촬영하던 방송 카메라기자가 취재 도중 파도에 휩쓸려 순직했다.
부산·경남 민영방송 KNN 영상제작팀 손명환 기자(45·사진)는 지난 10일 오전 6시쯤 부산 민락동 민락어촌계 방파제 위에서 태풍을 취재했다. 취재를 마치고 현장을 떠날 무렵 큰 파도가 갑자기 방파제를 덮쳤다. 손 기자는 방송용 카메라를 손에 잡은 채 바다로 떨어졌다. 옆에 있던 취재차량 기사가 구조용 밧줄을 던졌다. 손 기자는 한 손으로 카메라를, 다른 한 손으로는 밧줄을 잡았다.
카메라를 버리고 두 손으로 밧줄을 단단히 잡으면 살 수도 있었을 상황이었지만 손 기자는 끝내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힘이 빠진 손 기자가 밧줄을 놓쳤고 이내 파도 속으로 사라졌다. 출동한 119 구조대가 손 기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그는 11일 오전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남 산청 출신인 손 기자는 1996년 KNN 전신 PSB에 카메라맨으로 입사했다. '산 사나이'로 불리던 그는 험한 산악취재 때 전문지식과 노련함으로 빼어난 영상을 담아냈다. 170㎝가 조금 안 되는 키에 마른 체형이었지만 체력과 열정은 남달랐다. 사고 전날 손 기자는 부산 앞바다 취재를 자원했다. 그는 제32회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 KNN 창사 특별기획 '어부사시사'로 65회 이달의 PD상을 받기도 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1남 2녀가 있다. 장녀 혜빈(18)양은 오는 14일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수시입학 면접을 앞두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빈소는 부산의료원, 발인 13일 오전 7시30분. (051)607-2651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