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indwatching.kr/entry/journal-writing
저는 노트를 쓰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회사에서 업무 수첩을 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노트에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죠. 초등학교 이후로는 일기를 쓴 적도 없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2012년 9월 3일부터 노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났습니다.
2년 동안 3권의 노트를 썼습니다. 노트 즐겨 쓰시는 분들에 비하면 쓴 분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문득 2년 동안 나는 노트에 어떤 것들을 적었나? 정리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나중에 노트에 쓴 내용 중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쓰려면 내용의 색인도 필요할 것 같았지요. 그래서 노트 색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년 동안 쓴 노트를 처음부터 한 페이지씩 넘기며 어떤 내용들을 썼는지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쉬트에 적어 보았습니다.
스프레드쉬트에 각 메모의 작성 날짜, 주제, 카테고리, 키워드, 중요도, 발행 여부(블로그 글 또는 프리젠테이션 발표), 발행 글 링크 등을 써넣었습니다.
스프레드 쉬트에 다 정리한 다음 통계를 내봤습니다.
(작성 기간이 2012.9 ~ 2014.9 인데 아래에 잘못 써져 있네요. 나중에 수정해야 겠습니다.)
노트에 작성한 메모들의 Source를 분류해 보았습니다.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한 것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제 생각을 정리한 글이 많았습니다.
세미나를 듣고 내용을 정리한 것도 25회로 꽤 되네요.
노트에 작성한 글의 주제를 분류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글의 주제를 분류해보니, 지난 2년 동안 제가 어떤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한눈에 보이네요.
노트 작성, 어떤 식으로 했나?
노트를 쓰는데 형식을 따지지는 않았습니다. 글씨를 예쁘게 쓰려고도 하지 않았구요.
1) 책 내용 정리
책을 읽고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노트에 적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줄 친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고, 그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을 짧게 적었습니다.
책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기도 했구요.
책 표지를 조그맣게 따라 그리는 것도 재밌더라구요.
2) 생각 정리
주로 블로그 글이나 프리젠테이션의 내용을 구상할 때 생각 정리를 위한 메모를 많이 했습니다.
글의 바탕이 되는 이론을 정리해 보기도 하구요.
글의 구성을 마인드맵으로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글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연습도 해봤습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기 전에 슬라이드 구성을 그려보았네요.
4) 팟캐스트 정리
팟캐스트도 그냥 수동적으로 듣지만 말고, 내용을 정리해보면 실제로 내 삶에 적용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5) 그림 그리기
가끔은 실력은 없지만 그림도 그려보구요
제 사무실 책상에 있는 노호혼도 그려보고
아들이 읽는 동화책 그림도 따라 그려보구요.
비쥬얼씽킹 좀 해보겠다고 책에 나온 그림들 따라 그려보기도 했었네요 ^^;
2년 동안 노트 3권, 300여페이지를 쓰면서 저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봤습니다.
1. 책 읽기의 변화
저는 원래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책을 보고 나서 항상 이런 고민이 있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기는 하는데 나중에 생각이 안 나는 거죠. 참 좋은 책을 본 것 같은데 나중에 기억을 못하니 활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책의 중요한 부분을 복사를 해서 따로 철을 해서 보관을 하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해둬도 나중에 다시 보는 일은 생기지 않더라구요. 결국 한 번 본 책이 잊혀지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노트를 쓰면서 책 읽기가 달라져습니다. 책의 줄 친 부분을 노트에 옮겨 적고, 거기에 제 생각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과의 만남이 바뀌었습니다. 저자와 대화를 주고 받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노트에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쓸 글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노트에 정리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글을 완성하고 나면 이제는 그 책과 저자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노트 작성을 통해 한 번 만나고 잊혀지던 사람과 같았던 책이 편지를 주고 받는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노트 작성의 효과를 체험하다보니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이 다시 책 읽기를 불러오는 선순환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고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즐거운 시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책을 읽고, 노트 작성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블로그 글로 마무리하는 사이클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죠.
2. 블로그 글쓰기의 변화
메모-생각정리가 습관화 되면서 쓰고 싶은 주제가 계속 생겼습니다. 블로그 할 시간이 없어서 못 쓰지, 소재가 부족해서 못 쓰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혹시나 블로그 소재가 떨어지면 이번에 만든 노트 색인을 보면서 아직 블로그 글로 발행하지 않은 주제를 찾아서 써도 되겠더라구요.
그리고 책을 읽고 내 생각을 더해서 글을 쓰는 일을 자주 하게 되면서 블로그 글의 질도 조금씩 향상되었습니다. 블로그 초창기에 사진과 단문 위주의 글을 주로 썼던 것과 비교하면 요즘은 하나의 주제를 구조를 갖추고 에세이의 형태로 쓰는 글쓰기로 발전했습니다.
3. 세미나 소화하기
세미나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고, 다시 읽어보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나의 삶과 접목되는 부분을 찾아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 콘텐츠 관련 세미나를 듣고 쓴 블로그 글입니다.
SNS에서 인기끄는 3가지 비결
이 글을 쓰고 나서부터 제 블로그 글의 제목을 짓는데 좀 더 신중해 졌죠 ^^
세미나를 듣고 전에 읽었던 책과 연결해서 글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미생’ 윤태호 작가의 강연과 <아들러 심리학 해설> 책을 연결해서 쓴 글입니다.
4. 정보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변화
생각정리 세미나 2차(2012.11.24) 이상혁님 강의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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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감정은 몸의 변화로만 바꿀 수 있다 작성시간 23.08.25 저거를 그냥 다 한 노트에 쓰는구나. 나는 분류해서 써야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면서 분류할 게 귀찮아서) 사후처리를 생각하면 분류해서 쓰는 게 좋은데, 생생함이나 편리함 면에서는 단권노트가 좋은 거 같고.. 바인더도 생각은 해봤는데 바인더는 편리한데 종이 뜯김이나 번거로움 때문에 시도를 안했어. 익숙해지면 바인더로 단권노트처럼 쓰고 분류하는 게 제일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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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Edwsqa 작성시간 23.08.25 증말 내 워너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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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모카가오리맛쿠키 작성시간 23.08.25 와..근데 이 글만 읽어도 그냥 글 원래 잘 쓰고 정리 잘하는 사람같은데 노트 덕에 이렇게 되신건가? 나도 해야지ㅜㅜ요즘 진짜 바보 멍청이 된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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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슬로운 작성시간 23.10.30 똑부러지실 거 같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