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moonriver365)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홍범도 공원’(다모아어린이공원)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앞에 70대 고려인 노인이 하얀 국화꽃 한 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노인은 말없이 흉상 앞에 꽃을 내려놓은 뒤 지팡이를 짚으며 자리를 떠났다.
기자가 “꽃다발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국화꽃 옆에는 누군가 먼저 두고 간 꽃바구니도 있었다.
‘무거운 침묵’에 잠긴 고려인 마을…“정체성 혼란 겪게 해선 안 돼”
500여명 고려인 마을 주민들과 학생·시민 등은 당일 태극 문양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 비옷을 입고 태극기가 그려진 우산과 물총을 들었다. 1920년 홍범도 장군이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던 봉오동 전투를 ‘물총 놀이’ 형식으로 재현하고 기억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찾아간 홍범도 공원 주변에는 떠들썩했던 광복절 행사 때와 달리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육군사관학교가 장군의 흉상을 육사 밖으로 옮기기로 하고 ‘공산주의자’라고 몰아세우며 이념 논쟁에 빠뜨리는 상황에 대해 고려인들은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말을 아꼈다.
공원 인근을 지나던 고려인들은 홍범도 장군과 관련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 “대답할 수 없다” 등 불편해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40대 고려인은 “홍범도 장군을 이렇게 대하는 것은 결국 고려인 동포 모두를 부정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냐”며 “우리는 한국에서도 버려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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