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v.daum.net/v/20230906103614551
경북에서 11남매를 키우던 40대 A씨. 그는 우연히 온라인에서 '전남 해남군 북일 작은학교살리기 캠페인'을 접했다.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이라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맞닥뜨린 해남군이 귀촌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약속하며 '폐교 직전인 작은학교를 살려보자'고 호소하는 캠페인이었다.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 월 10만원 상당의 관리비만 내면 집을 준다는 공고문도 눈길을 끌었다.
이주를 위한 마을과의 사전상담에선 '학교 보조교사·면사무소 행정보조·어업법인 사무직 등 각기 적성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를 맺어주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1000평 규모 땅도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20여년간 인테리어업을 해온 A씨는 '이주를 오는 다른 가족들의 빈집 수리를 도와달라. 함께 행복하게 살며 마을을 다시 살려보자'는 마을 사람의 절박한 부탁까지 받았다.
오랜 대화 끝에 아내를 설득한 A씨는 지난해 2월 '땅끝마을' 해남군 북일면으로 이주했다.
젊은 부부와 11남매를 받아들게 된 해남군엔 경사가 났다.
"농사를 지을 장소가 어딘지 묻자 관계자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 없다'며 잡아뗐다"
"이주 전 상담 당시 농사를 비롯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한 것이 모두 거짓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들에게 주어진 '무료 주택'은 노후된 채 방치된 빈집이었다.
해남군은 빈집을 고쳐쓰라며 가구당 수백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줬다.
20가구를 상대로 진행된 리모델링 1차 지원엔 군비 3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북일면 측은 A씨에게 가구당 사업비로 1000만원을 이야기하며 리모델링 일을 맡겼다.
"북일면 측에선 겉만 보기 좋게, 사람이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정도로만 꾸며달라고 했다.
아이들이 살아야 할 집이니 단열 등이 들어가고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소 귀에 경읽기였다.
군청이 준 예산 중 남은 돈의 행방은 어디로 간지 모르겠다"
결국 A씨는 집 3채의 수리를 마친 뒤 일에서 손을 뗐다. 그렇게 11남매 가족은 다시 이사를 떠났다.
귀촌한 지 고작 4개월 만의 일이었다.
현재 이 사업의 총괄 업무를 맡은 주민자치회장 B씨는 업무상 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북일면 측이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실제 사업비보다 부풀린 지출내역서를 발급받고, 예산과 사업비 차액을 횡령했다는 주장이 고발장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