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캐릭터에 대한 글입니다.
현실이 아닌 드라마인 점을 감안, 해당 캐릭터를 현실로 끌고 오거나 배우의 외모/외형과 관련된 발언, 또 캐릭터에 대한 심한 비난이나 비방 댓글은 삼가 부탁드립니다.
이창준의 프리퀄 중에 가장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저때는 2017년 기준으로 8년 전이니 2009년인데, (황시목 시보 시절) 이창준이 저때는 이미 한조와 맺어져있는 상태. 그런데도 이창준은 저때까지만 해도 모두가 기억하는 권력에 쩔어있는 악인 검사가 아니었음.
다시 말해서 이창준은 이연재와 혼인했다고 해서 바로 장인인 이윤범과 결탁하거나 사이가 좋아졌던 게 아니라는 얘기.
그렇다면 이창준은 대체 언제 이윤범과 결탁하여, 악인 검사가 된 걸까.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나오지 않았으나 이창준은 서서히였던 것 같음.
사람의 천성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하루 아침에 백날천날 결혼 반대하고 퇴짜놓았던 이윤범이 이창준을 어화둥둥 내 사위 했을 리도 없을 테니, 시나브로가 맞다고 생각함.
처음에는 이윤범이 이연재를 약점으로 쥐고 (이 건 잘못되면 나만 날아가는 거 아냐 자네 와이프도 같이 날아가 등의 반협박으로 추정) 조금조금씩 이창준에게 일을 맡겼던 것 같고 한두 번은 거절했음직한 이창준 역시, 번번이 일을 봐주다가 결국은 한조의 가이드라인 법망을 자처하게 된 것으로 보임.
위 추측은 근거없는 내 뇌피셜이 아니라 찐인 게, 위 짤에 나오는 배상욱은 현재는 국회의원이지만 원래는 서부지검 검사장이었음. 이창준 바로 위 선배인 거지.
배상욱이 지검장이었을 때, 차장인 이창준이 배상욱에게 무언가 이의를 제기했고 배상욱은 윗선 지시라며 이창준 의견을 묵살함.
그러니까 저때까지만 해도 이창준은 썩은 놈(ㅋㅋㅋ;;)이 아니었던 것.
조금씩 조금씩 작은 사안 정도로만, 안 들키는 정도로만, 본인 신념에 너무 반하지 않는 정도로만, 그렇게 뒤에서 이윤범을 도왔을지 언정 (아직은) 이창준 인간 자체가 인격개조 수준으로 변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
그럼 대체 이창준은 언제 우리가 아는 이창준이 됐을까.
자, 이제 배경은 2014년으로 변함.
장인과는 아직도 떨떠름한 사위에 불과했던 이창준은 일생일대의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됨.
바로 박무성을 만난 것.
더 나아가서는 박무성에게 측은지심을 가지게 된 것.
당시, 박무성은 한조 계열사와 관련된 하청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망하고 이창준한테 매달려서 울며불며 사정함. 일거리 좀 달라고.
그 모습이 측은했던 이창준은
(본인이 장인과 사이도 좋지 않은 데다 아내도 한조 경영과는 관계없으니 한조의 하청 쪽으로 다시 연줄을 이어주지는 못한 듯)
한조 계열사 중 가장 후지고 별 볼 일 없는 곳을 골라, 박무성에게 소개시켜줌.
바로 <한조물류>였음.
하지만 이창준이 몰랐던 사실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신과 친하지 않은 장인 이윤범이 한조물류를 자금세탁기로 쓰고 있다는 사실과 아들 이성재와 딸 이연재의 재산까지 몰래 불리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물밑작업으로, 한조물류가 주목받지 않게끔 굉장히 후지고 없어보이는 계열사로 보이게 만들고 있었던 것.
만약 이때 이윤범과 모든 걸 공유하는 사이였다면 어땠을까... 이미 다 끝난 드라마라지만, 만약을 짐작해보게 되는 대목임.
아무튼, 두 번째로 이창준이 몰랐던 것은 박무성이 이 <한조물류>에 정신을 놓고 대출까지 끌어모아 전재산+마이너스 재산까지 올인해버릴 거라는 사실이었음. 당장 생계가 어렵대서 소개시켜줬더니 이새끼가
이창준은 순전히 호의로 박무성에게 소개시켜 준 이 <한조물류>는 이윤범이 노린 타이밍을 기점으로 상장이 되고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한조' 네임밸류로 주식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끼치는 큰 계열사가 됨.
여기에 14억원을 꼬라박았던 박무성은 어찌되었느냐.
무려 ★90억★을 가진 재산가가 됨. 나같으면 이창준 은사로 모시고 명절 때마다 한우 보낸다
하지만 이런 겁대가리없는 재벌 이윤범에게 최강적수가 하나 있었으니, 그가 바로 당시 법무부장관 영일재였음.
그래. 영은수 애비되는 사람이자, 동시에 이창준의 법조계 스승이며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는 은사이기도 한 사람임.
재벌 후려치는 게 특기였던 청렴강직한 영일재 장관은 <한조물류>를 통해 이윤범이 자금세탁, 불법투기, 세금탈루, 조세포탈 등 온갖 못돼먹은 금융비리를 신명나게 저질렀다는 점을 포착했고 타이밍을 노려 이윤범을 칠 일만 남은 상태였음.
그리고 불행히 그러한 사정을 이윤범 역시 알고 있었음........
그래서 이윤범은 박무성과 짜고 일을 벌임.
지금 이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는 누가 먼저 선빵을 치느냐가 우위를 점하게 되어있다는 걸 안 거지.
영일재가 자길 먼저 치게 둘 수 없었던 이윤범은 자기가 먼저 영일재를 친 거야.
어떻게?
박무성에게 심부름꾼 하나와 자금 몇 억을 현금으로 준비시킴.
지시사항을 하달받은 박무성은 김태균이라는 심부름꾼 하나와 사과상자에 꽉꽉 채운 사임당 지폐를 준비하고 영일재 집으로 배달을 보냄.
당연히 영일재는 거절해 돌려보냈지만 사과상자와 김태균의 행방은 오리무중 하게 되고 "영일재 장관이 사과상자를 받았다!"는 팩트 아닌 팩트만 혐의점으로 잡혀, 영일재는 돈 장관으로 낙인 찍히고 법무부장관에서 불명예 퇴직하게 됨.
사실상 법조계에서도 은퇴한 꼴이 되었고. 설상가상 그때 받은 충격으로, 뇌경색이 오는 바람에 몸도 성치 않게 됨.
하지만 영일재는....돌이켜보면, 알고 있었어. 그때. 언젠가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는 걸.
왜냐면,
이창준이 자신을 찾아와 펑펑 울고 갔거든.
영일재가 이윤범의 약점을 쥐고, 이윤범이 영일재를 두려워하고 있던 그 시점에.
이창준은 자신의 은사를 찾아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울기만 해. 아마 할 말이 없었던 거겠지. 조사를 멈춰달라는 청탁을 할 염치도 없었을 거고.
동시에, 이창준은 이윤범이 영일재를 향해 무슨 계략을 꾸리고 있는지 아니까, 알면서도 제 은사에게 이 일을 고해 바칠 수 없었으니까 그냥 주구장창 울기만 한 거임.
왜 못 일러바쳤냐. 한조물류에서 자산 뻥튀기 한 건 이윤범 뿐만 아니라 이성재, 그리고 자기 와이프인 이연재까지 같이 묶여있었기 때문임.
영일재가 이걸 터뜨린다? 이윤범도 구속이지만 이성재와 이연재도 나란히 쇠고랑이야.
이연재는 이창준이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이고 둘 사이에는 눈에 넣으면 쪼끔 아픈(?) 딸 이수정도 있음.
그러니까 사실상 이창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고르기였던 셈임.
[오랜 은사 or 아내+집안]이었던 셈이지. 차마 이연재를 옥에 보낼 수 없었던 이창준은, 영일재를 버릴 수밖에 없었음.
그래서 찾아가서 하염없이 울었던 거야. 이제 자기는 불법의 온상인 장인을 도와, 하나뿐인 제 롤모델이자 스승의 목을 쳐야 하니까.
그리고 바로 이 시점이 이창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을 것.
분명 호의로 시작했고 이렇게까지 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되어버린 상황이 닥쳤고 발만 담갔던 것 같은데 이미 가슴께까지 차오른 거지.
영일재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단 한 번도 떳떳하게 찾아가지 못하고 늘 먼 발치로만 지켜봤던 이창준.
유서에서도 밝혔다시피, 이때부터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 듯함. 언제부턴가 본인의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났다는 그 말처럼.
호의긴 했지만, 의도나 시작이 어떻던 간에 박무성은 이창준 손으로 키워버린 괴물이나 다름없게 됐음.
박무성은 삽시간에 벌어들인 90억으로 성매매 포주짓을 하고 각계각층에 로비를 일삼고 국가기관/공무원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뻗쳐, 스폰서짓을 하고 브로커짓도 서슴지 않게 하게 됐음.
그러니까 이 한 명이 대한민국 정재계법조계, 행정기관의 공무원들까지 영역을 넓혀 일종의 비리커넥션을 구축했다는 얘기가 됨.
그리고 제가 키운 괴물이 한 짓을 모를 리 없는 이창준은,
박무성을 죽이려고 하는 윤세원을 찾아, 같이 일을 도모하기 시작함.
자, 그럼 윤세원은 왜 박무성을 죽이려고 하느냐.
윤세원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유치원생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이 소풍가는 날 사고를 당해 죽게 됨.
그 사고란, 교통사고였지만 사실 살펴보면 교통사고라고 볼 수 없는 인재로 인한 사고였음.
그러니까 사고가 사고가 아니었던 거지.
아이들이 타고 있던 관광버스의 타이어가 갑작스럽게 폭발한 후, 폭발로 인해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연이어 화재가 일어났는데 이게 원래 정상적인 차량이면 애초에 타이어가 폭발하지도 않았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듯 차량 충돌 사고가 났다고 해서 차에 불이 붙진 않음. 그런데 불이 붙었고...... 결국, 어린 유치원생들 중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게 됨.
이 사건으로 정신줄 놔버린 윤세원은 아내와 이혼하고 하루하루 영혼없이 살아가다가 이 사건의 배후를 캐기 시작함.
그리고 알아낸 사실은 참혹했어.
조막만한 아이들이 타고 있던 버스는 굴러가면 안 되는 버스였던 거야. 원래대로였다면 진즉에 폐차 수순을 밟아야 했을 이 노후화된 버스는, 버스회사 사장이 시•구청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먹여 계속 굴러가게 됐던 것.
그리고 여기서 그 버스회사 사장과 시•구청 공무원들을 연결해 준 브로커가 공무원들을 돈과 성매매로 구워삶아먹고 있던 박무성이었음.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지나가는 대사와 작은 연출로만 미미하게 다뤄졌지만 버스가 충돌했던 가드레일 역시 문제가 많았음. 가드레일 역시 부실시공이었다더라.
그러니까 엎친 데 덮친 격인 인재 사고였던 거지.
버스만 제때 새 것으로 교체됐더라면. 그래서 타이어가 폭발하지 않았더라면. 박무성이 브로커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공무원이 버스회사를 봐주지 않았더라면. 가드레일이 제대로 시공되었더라면. 차량에 불이 나지 않았더라면.
수많은 IF의 가능성을 뒤로 한 채, 결국 참혹하게 일어난 이 사건.....
아들이 죽은 뒤, 휴직계를 냈던 윤세원은 다시 검찰청으로 돌아왔음.
박무성을 지금 당장 잔인하게 난도질 해 죽여버리는 대신, 이창준의 제의를 받아들여 박무성과 관련된 대한민국 각계각층의 비리들을 모조리 터뜨리는 데에 동참하겠다는 일념 하에.
그리고 둘은 남들 눈을 피해 몰래 접선해서 일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계속 공유하는 공범이 되었어.
그런데 이창준에게는 제 손을 대신해서 박무성을 해치워줄 윤세원도 있고 폭로할 비리 증거들도 다 있지만, 이 폭로를 실행해줄, 그러니까 의로운 명분을 가진 인물이 없었음.
스스로 폭로를 한다면 누가 믿어주겠냐 이거지. 진정성은 물론이고 보나마나 제가 죽기살기로 모아 온 증거의 투명성까지 의심받을 테니까.
그리고 이창준은, 제 말마따나 쇠고랑 차고 가슴에 수놓인 수인번호로 불려가며 남은 여생을 옥중에서 보낼 인물은 못 됐거든.
그래서 이창준은 자신은 죽기로 결심하고,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워 줄, 또 자신이 죽은 뒤까지 이 모든 일들을 훼손없이 완벽하게 끝마쳐줄 인물을 찾기 시작해.
마침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었지.
무뚝뚝하고 로봇같아서 주변에 사람 하나 없다던. 외톨이에 외골수에 왕따에, 싸이코라는 소문까지 들리던 미친 내부고발자 후배를 기억에서 끄집어낸 거야.
서부지검에서 수원지검으로, 동부지검에서 또 청주지검까지. 마일리지처럼 쌓인 황시목의 내부고발 행태를 보니, 더할나위도 손색도 없어.
그렇게 황시목은 이창준에게 낙점됐고... 청주지청에서 내부고발 후, 앞으로는 남은 검사인생 내내 좌천 길만 걸을, 인사평가 똥망의 황시목을, 제가 있는 서부지검으로 불러들여.
그런 후에 이창준은 드디어 그 계획을 실행해.
박무성을 죽이고 김가영을 해치고 제 친구도 끌려가고 제 장인도 끌려가고 제 아내는 상처입고 본인은 죽어야 하는 그 계획을.
이렇게 연기해야만, 후에 황시목에게 넘겨줄 그 증거에 정당성과 진실성이 부여될 테니까.
아이, 근데 사람이 웃겨요. 백이면 백, 다 조아리는데 혼자만 팽팽히 서 있는 걸 보면...그게 또 아주 이뻐보이지만은 않더라구.
하지만 백이면 백, 모두가 조아리는데도 혼자만 팽팽히 서 있는 황시목이 누구보다 예쁘고 믿음직스러웠을 인물이 과거에 하나 있었지.
하지만 황시목은 이창준이 (너무 사건이 쉽게 풀리면 도리어 황시목이 의심할 테고 이창준이 일부러 이런 사건을 꾸몄다는 진실에는 최대한 늦게 도달해야 했기 때문에) 강진섭을 범인이라고 철썩같이 믿어버리고
★하지만 이창준의 계획은 강진섭이 초반에 범인으로 의심받게 하는 정도가 끝이었지, 황시목이 강진섭을 진짜 범인이라고 확고하게 믿어서 강진섭으로 사건이 종결날 거라는 것도, 강진섭이 자살할 거라는 것도 예상에 없었음... 때문에 최종화에서 이실직고하는 이창준 얼굴에 후회가 가득함★
1화 중후반의 이 장면을 보면 이창준이 황시목 도발하면서 대놓고 비웃고 다 하는데, 사실상 이때 이창준 속이 황시목보다 더 쓰렸을 것ㅋㅋㅋ
잡도둑 하나 알아내서 초반에 적당히 시간 끌 정도로만 쓰려고 했는데 자기가 제일 믿고있던 유능한 브레인인 황시목이 그냥 강진섭을 완전히 범인으로 믿어버리고 재판도 그렇게 끝나서 강진섭이 진범으로 완벽하게 구속된 것.
(물론 강진섭에겐 항소의 기회가 남아있었지만 본인도 재판에서 택시 블랙박스 증거 보고 충격 받은 듯... 자긴 정말 아닌데 블박에선 박무성이 죽은 뒤에, 박무성 집에 누군가 있었거든. 강진섭은 분명 그 집에서 사람을 본 적이 없는데... 그래서 강진섭은 이게 다 황시목이 증거를 가짜로 조작해서 자길 범인으로 만든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100 억울해 함. 그래서 유서에 황시목에게 복수하듯 황시목을 고발하는 내용을 쓰고 죽어버림.)
이창준은 이창준대로 초조해진 거지...
그냥 단순히 잠깐 시선을 끌었어야 할 강진섭이 아예 범인으로 찍혀서 사건이 이대로 종결나면 준비했던 게 전부 어그러지는 데다가 그렇다고 제가 나서서 강진섭기 무고하다는 걸 밝힐 것도 못되고.
강진섭은 강진섭대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거란 것도 알고 후에 강진섭이 범인이 아닌 게 드러나면 공판담당 영은수도 영은수지만, 수사담당 황시목도 징계에 회부될 수 있는 상황.
실제로 그렇게 됐고 그래서 이창준은 황시목 대신 영은수나 서동재 옷을 벗기는 한이 있더라도 황시목은 어떻게든 옷 안 벗게 지키려고(ㅋㅋ) 노력했던 거임.
사실 이창준의 계획은 여기서 내사를 황시목-> 서동재로 바꾸고 서동재의 옷을 벗길 생각이었음.
왜냐면, 이창준은 서동재를 매우 아끼니까.
반어법이 아니라, 진심으로 너무나도 아끼는 이 후배의 성정이 어떠한지 10년을 곁에 두고 알고 있던 이창준은 서동재가 어마어마한 비리검사로 자라나기 전에, 자신의 전철을 밟기 전에, 아예 싹을 잘라버리려고 함.
그래서 이창준은 이때부터 오른팔을 잘라내느니 소릴 하면서 서동재를 잘라버리려고 했으나
이창준에게 도발당한 황시목이 내사가 진행되면 제가 이 사건에서 빠지게 될까 우려한 나머지, 여론의 도움을 받고자 무려 시사 프로그램으로 튀게 되고(...) 거기서 방정맞게 2달 기한을 제 입으로 떠든 덕에....... 이창준은...... 2달 시한부가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왜냐면, 황시목이 자기한테 두 달만 달라, 두 달 안에 박무성을 죽인 진범을 찾아내지 못하면 자기가 옷을 벗겠다고 했거든...
자기가 죽은 후에, 이 모든 비리 사건을 책임지고 공정성있게 처리해줄 황시목이 검사를 관둔다? 이창준한테는 절대 안 될 말이었고... 황시목이 온 국민을 상대로 공약을 떠벌렸으니 이창준은, 두 달 안에 황시목에게 잡혀줘야 했음...
"두 달 기한. 무슨 근거야?"ㅠㅠ
그러다가
황시목의 뇌 이상을, 윤세원에게 보고 받고 또 계획이 어그러지면 어쩌지 하는 우려가 돋아난 이창준.....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황시목은 뇌 이상으로 감정이 없는 로봇인간과도 같다고 함.
그러면 오히려 잘 된 일이 아닐까.
황시목에게 이창준이 모든 진실을 털어놓고 그 앞에서 투신해 죽는다고 한들, 그게 황시목에게 상처가 되고 슬픔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응 오판이야
공준식이 의아하게 생각했던 황시목 특임 임명.
스폰서 문제가 불거졌으면 적당히 캐고 쉬쉬해서 무마할 생각을 해야지, 뭘 얼마나 들쑤시고 캐려고 무려 황시목을 특임 자리에 앉힌단 말이야...?
극중 내내 보이는 이창준과 황시목의 선과 악 같은 대립, 그리고 그와 일치하지 않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행보를 보이던 이창준의 캐릭터성은 이렇게 보여짐.
서동재를 예뻐한 게 사실인가? 묻는다면 난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더 주관적인 생각을 보태자면, 이창준이 진심으로 예뻐한 후배는 황시목이 아니라 서동재라고 생각함.
황시목은 이창준에게 이데아이고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며 신뢰와 정의, 그 자체였겠지만 정작 이창준이 끝까지 아낀 건 이연재와 서동재였음.
이창준이 황시목을 진심으로 가슴 아프게 아꼈다면 황시목한테 모든 짐을 다 지게 하고 황시목에게만 진실을 털어놔서 영국의 어떤 마법사 동화처럼, 황시목을 해리포터로 만들 작정으로 본인이 세베루스 창준이 되지는 않았겠지....ㅋㅋ........
기억력도 남다르고 누구보다 머리도 좋은 애 앞에서 모든 진실을 그 애한테만 털어놓고 그 애 앞에서 투신 자살한다?
이거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개나쁜새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잔인함이 악마야 악마
이창준이 서동재를 아낀 것도 아낀 거지만 오른팔 잘라내기가 실패한 후, 서동재도 이창준이 자길 잘라내려는 걸 눈치챘으니 이창준 입장에선 서동재 저놈을 어쩌지도 못하고 일이 어렵게 꼬여만 가는데
자기 품에서 도망쳐서 서동재가 간 곳이 하필 이윤범인 거야.
거기서 서동재가 이윤범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걸복걸하는 게.......꼭 자기랑 닮았던 거지 이창준 눈에는.
서동재가 자기와 같은 전철을 밟을까봐 걱정이 됐던 이창준은,
"내 밑으로 와. 대신, 다신 내 장인 앞에서 너 볼 일 없어."
다시 데려와서 다시 품어줌;;;;; 세상에;
서동재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박쥐라면, 차라리 제 옆에 붙여두는 게 가장 낫다고 판단했을 거라고 생각해. 여기저기 사고치고 비리 저지르고 다니게 두지 않으려면 말이야.
황시목이 입으로 떠들었던 두 달 기한은 점점 다가오고... 어찌저찌 블루하우스까지는 오게 됐는데 이 자리에 한 달을 못 있음. ㅎㅎ....
제 입으로 이창준 시한부 떠든 건 꿈에도 몰랐을 황시목.
그리고 그 두 달이 너무 짧았을 이창준.
무려 3년을 계획하고 4달여를 실행했던 이창준의 '비밀의숲'.
기억력 좋은 황시목에게는 이 순간이 아마 두고두고 (본인도 모르는) 상처나 스트레스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함. PTSD 같은.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그 시점에 이렇다할 소외도 다 나누지 못하고 이창준이 투신했고, 황시목은 이창준을 그렇게 투신하도록 둘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막판에라도 달려갔지만 결국 놓쳤으니까.
진짜 유언은 황시목이 아닌 서동재에게 남겼던 이창준.
너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으니 이 길(비리검사의 길)로 오지 말라고 마지막 숨으로 당부했던 이창준.
이창준李彰俊
오얏 리. 드러날 창. 준걸 준.
그 이름처럼 모든 걸 드러내고 막을 내린 (이창준의) 비밀의 숲 시즌1.
이창준 (1970.11.10~2017.04.29). RIP.
그치만 이창준은 뭐다?? 사회가 만들어 낸 괴물이다 ㅇㅇ
사람의 계획은 아무리 공들여도 완벽할 수 없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고(강진섭, 영은수),
모든 것을 끌어안고 투신했다한들,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던 개죽음.
죽는 마당에까지 제 아내인 이연재는 어떻게든 구하고자, 이연재 본인을 속여가며 전재산을 기부하게 만들었던,
인간적이고 인위적인 빌런.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렇게 사회는 멈추지 않고 굴러간다는 점을 시사했던 비밀의 숲2의 프리퀄이자, 밑바탕, 원조. 비밀의숲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