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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중국 짱처돌이었던 내가 몇 년만에 호로록 탈덕한 썰 (대박 스압)

작성자쩌리 업로더|작성시간23.09.27|조회수4,672 목록 댓글 7

 

출처 : 쭉빵카페 Now UNITED

 

 

이게 흥미를 끌만한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혹 퍼간다면 출처는 꼭 확실하게 표기해 주세용!! 가능하면 어디로 퍼간다고도 댓글 남겨주길...  그래야 내가 나중에 검색해서 다른 사이트 반응도 구경하고 할 테니까... 캬캬

 

+ 신상보호를 위해 약간씩 뭉뚱그리거나 바꿔서 썼심니다 읽는 데에는 지장 없을 것!!

++ 내 친구들 내 쭉빵 닉넴 다 아는데 이 글 보자마자 나인 줄 알듯.. 그래 얘들아 나다 반갑고 보면 카톡해.. ㅎ

 

 

1. 중국을 좋아했던 이유

 

나는 본래 다양성을 무척 조아하는 학생이었음... 그래서 중딩 때부터 팬팔로 여러 나라 외국인 친구 사귀기도 꾸준히 해왔고 세계 곳곳의 다양한 언어, 문화적 배경 배우는 걸 즐겼음. 마라탕 2010년부터 먹은 넘 있냐? 그거 접니다... 울 할매랑 친한 조선족 아줌마 덕에 일찌감치 양고기랑 마라 맛도 깨우치고... 쩐주나이차도 엄청 좋아했음 이땐 버블티라고는 잘 안 했는뎈ㅋㅋㅋ 하여간 이래저래 중국에 대한 쫌쫌따리 지식은 대강 익혀둔 상태였다능거. 일단 이웃나라이기도 하고 우리나라하고 역사로나 문화로나 떼어내기 힘든 국가이기도 하고.

 

머 일케 쓰면 넘 자소서 같고ㅋ 결정적 계기는 바야흐로 대한으르렁 시절의 엑소였음ㅋㅋㅎㅎ

 

지금은 가벌인 나의 구 최애

 

이때 엑소 인기는 굳이 말해 입아플 정도로 대단했음... 지금은 나도 탈덕했지만 이때 진짜 대단했자나??? 그들 덕에 중국어도 알아 듣게 되고 (워더~ 따거~ 뚜에부치~ 이런 간단한 말들 그들이 마니 썼음) 소수민족 문화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버블티도 알게 되고 머 하여간 나는 엑소로 인해 대충 중며들게 됐삼. 이래서 문화가 무서운 거임 케이아이돌들 더더욱 힘내라

 

그렇게 친근감을 가진 상태에서 본인 고2(2014년) 때부터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되고... 중국 자매결연 학교로 단기 교류도 다녀와 보고... 대학 와서도 꾸준히 중국어를 배우며 점점 더 중며들음. 이 시절(2016년)엔 중드 보는 넘들 진짜 잘 없었고 있어 봤자 조선족이거나 중국 유학했거나 살다 온 사람들 정도? 해서 홀로 외롭게 중드랑 중국예능 자막도 없는 거 찾아서 보고 그러던 시기였음 따흐흑...

 

왜 그렇게까지 중국을 배우려 했냐면 얘들이 머 넘 대단하고 본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한국이랑 비슷한 문화권인데도 사는 모습이며 정서며 문화적 배경 같은 게 완전히 달라서였음. 그게 너무 재밌으니까 전공도 외교학이겠다 겸사겸사 언어도 배우고 문화도 즐기고 했었음.

 

내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 정을 떼기 전까지는...

 

 

2. 1차 정뚝떨 (2014)

 

이때가 12월쯤이었는데 위에 말했던 대로 중국 자매결연 갔다왔던 시기였삼. 이때 우리가 어디어디 갔었냐면 상하이랑 장쑤성 쪽으로 대충 몇 주 있다가 왔는데. 자매결연 학교가 엄청 부자동네에 있다고 해서 우와~ 대박이다~ 중국 부자가 찐이라든데 막 집에 황금 있고 이런 거 아냐??ㅋㅋㅋㅋ 하면서 갔었음. 나중에 듣고 보니 그 지역 자체가 부촌 몰려있기로 유명하댔음. 다른 지역 출신 중국인 친구들한테 얘기하니 와 너 부자 동네 갔구나~ 할 정도로 손꼽는 부촌.

 

근데 가는 길이 좀 이상한 거임. 고속도로 숭숭 지나서 (tmi 이때 도로에서 김수현 나온 광고판 진짜 마니 봄ㅋㅋㅋ 그 모지 전지현이랑 같이 찍은 드라마 인기 터질 때였음) 약간 허름한 국도 같은 도로로 빠졌는데 이쪽은 길가에 바로 흙바닥이랑 나무, 민가 같은 게 쭉 늘어져 있고... 민가 상태도 영 말이 아니었음. 서울 토박이들 그거 알음? 해방촌 깡통집들? 하꼬방이라고 하나? 암튼 나도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어른들한테 구전설화처럼 들었던 건데 우리나라 휴전 이후에 미군들 먹다 남은 대형 수프깡통캔이랑 넓적한 비닐 이런 걸로... 집 지어가지고 사는 그런 게 남산 밑동네에 흔하게 있었댔거든. 한 60년 70년대까지 있었나. 근데 그게 2014년 중국 그 동네에 있는 거임...ㅋㅋ... 그 민가들이 다 그런 깡통집 모양인 거야.

 

난 속으로 엄청 놀랐음. 중국 빈부격차 심하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는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경제도 엄청 성장하고 그만큼 국민 생활수준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생각했거든. 같이 간 애들이랑은 상하이 푸둥 공항 내리자마자 시설 보고 (지금 생각해보면 대도시 공항인데 이 깍 깨물고 정비해놓은 게 당연) 와 중국 엄청 깔끔하고 좋아졌구나~ 이런 얘기 하면서 와와~~ 이러기만 했는데... 딴 애들은 거의 자고 있고 난 혼자 멍하게 창밖 보는데 그 깡통집 안에 앉아있던 어떤 애기 엄마랑 눈이 딱 마주침. 그나마도 벽이 세 면만 간신히 있고 한 면은 벽도 없이 그냥 문 대신 비닐 둘둘 말아서 접어올려놓은 모양새라서. 옷차림도 언제부터 입었던 건지 모를 계절감 없는 얇은 면티 면바지... 게다가 흙바닥에 맨발... (12월이었음) 이쪽이 한국보다는 날씨가 살짝 따뜻해서 교복치마에 후드티에 쪼패입고 다니긴 했는데 그래도 그 사람 옷은 너무 추워 보였고... 품에 안겨있는 애기도 관리를 해줄 수가 없었는지 꾀죄죄한 꼴로 그냥 미동도 없이 축 늘어져 있고.

 

진짜 기묘한 건 자매결연 학교 도착해서부터였음. 일단 중국 학교가 다 그런지 몰겠는데 걍 인서울 웬만한 대학 캠퍼스 수준으로 크고ㅋㅋㅋㅋ 그렇다고 시설이 진짜 막 우리나라 새로 개교하는 학교들처럼 번쩍번쩍한 건 아닌데 하여간 학교 안에 기숙사도 있고 운동장도 서너 군데 있고 수영장도 짱크고. (근데 겨울이라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실내 수영장 관리 조따 안해서 물이 걍 초록색이었음)

 

거기서 환영식 하고 우리 홈스테이 시켜줄 학생들을 매칭 받았는데 나 데리고 가기로 한 친구는 98년생 이과 여학생이었삼. 내가 이때까진 중국어 회화 쒯이라서 영어로 대화했는데 야도 영어 유창하게 잘 하고 엄청 유머러스하고 착한 애였음. 나도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 건네주고 막 이거저거 얘기하면서 신나게 떠드는데 엥 얘가 자기는 둘째고 집에 언니랑 남동생 있대. 올해 2021년이니까 지금은 중국 산아제한 풀렸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아마 한족(우리가 보통 아는 중국인들=메이저 민족)은 1가구 1자녀가 원칙이고 소수민족 중에서도 좀 까다롭게 기준 거쳐서 1가구 2자녀까지 허용해줬거든?? 근데 얘네집 벌써 삼남매래자나.

 

아유인더...저머냐 마이너 에쓰닉? 아민더 마이너리티 그룹.. 하고 물어보니까 걀걀 웃더니 아니래 자기 그냥 Han이래. 근데 부모님이 언니 낳은 후에 둘째(본인) 생기니까 낳고 싶어서 벌금 좀 물고 낳았고 셋째 생기니까 딸만 둘인데 아들일까 싶어서 이때도 벌금 물고 낳았대. 얘가 벌금 얼만지까지는 얘기 안 해줘서 잘 몰랐는데 (밑에 3번에서 비슷한 얘기 함 더 나옴) 암튼 걍 겁나 부잔갑다 싶었어.

 

이러고 얘네 집 갔는데 아이파크 뺨치는 고급 아파트에 방만 예닐곱개ㅎㅎㅋㅋ 와이파이 줠라 잘 터지고 대학생이라는 언니랑 엄마가 잘 차려입고 부엌 식당에 상 휘어져라 밥 차려줬음. 나(한국인) 온다고 자기들 잘 안 먹는 김치도 어디 가서 구해오고. 아 또 이때 살짝 충격이었던 거는 얘가 원래 자기아빠가 요리담당인데 최근에 장기 출장가셔가지구 안계셔서 '요번엔' 엄마가 했다고 한 거...ㅋㅋ

 

암턴 이때까지는 내가 이 동네 최고부자집에 온 건가 했음. 일단 한족인데 집에 애가 셋...이었고 집안 환경이며 그 집 애들 교육 받은 수준도 굉장히 높아 보였고 사람들이 심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느낌인겨. 순간 오는 길에 본 깡통집 애기엄마가 생각났는데 그냥 그쪽이 빈민촌인가... 하고 말았지. 그러케 얘네 식구랑 밥먹고 놀고 아주머니가 나 기념품 사준다고 까르푸(=홈플이나 이마트 같은 거) 데꼬가서 쇼핑봉투 젤 큰 걸로 3개 분량 과자+과일+간식 사주고 밤 늦게 내 룸메 남사친 와서 나 소개시켜주고 셋이 노래 들으면서 놀고 ㅋㅋ 잘 놀았음.

 

근데 담날 학교 가서 한국 애들 만나가지고 얘기하는데 엥 얘들 간 집이 다 존나 부자인 거임;;; 어떤 친구는 단독주택 갔는데 하도 집이 커서 그 집 와이파이만 세 개랬나... 또 어떤 친구는 중국 온 거 환영한다면서 목걸이였나 비싼 악세사리 선물 받고... 그래서 아 우리가 외국인이라 이 학교에서 젤 잘 사는 애들 골라서 편의를 봐 줬는갑다... 했음.

 

더 놀랜 건 헤어질 때 돼가지구...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정들고 좋았고 아쉽고 해서 셀카도 찍구 머라도 나눠주고 싶은데 내가 가져온 게 없으니까;;; 아맛다 동전이라도 줘야겠다 해서 지갑 꺼내서 애들한테 있는 동전 다 털어주고 있어씀ㅋㅋㅋㅋ (tmi 나는 그 반 애중 한 명한테 손수 적은 시조... 받았다... 탈덕한 지금에도 그건 소중하게 가지고 있음) 십원 오십원 백원 오백원 다 줬는데 아놔 동전이 부족한 거임 그래서 에잇~~~ 천원짜리라도~~ 하면서 막 주고 있는데 애들 중 하나가 자기는 이 돈을 절대 받을 수 없대. 와이라노?? 하니까 멀리에서 온 너한테 정당한 노동을 치른 것도 아닌데 (정확하게 이러케 말함 I didn't provide any labor force to you) 이런 돈을 받기가 너무 미안하댘ㅋㅋㅋ 갑분 커뮤니즘...;

 

글서 야..ㅎㅎ 이거 걍 수배니어라고 생각하라고 천원 한 장에 너네나라 돈으로 많이 쳐봐야 4위안(중국돈 1위안에 160~170원 정도 함 난 걍 편하게 할라고 200원씩으로 헤아려서 계산하고 그랬음) 정도밖에 안 된다 큰 돈도 아니고 구냥 니네 외국인 본 적도 없다 하고 외국 가본 적도 없다 하니까 우리 헤어지는 김에 선물로 주는거다~~ 아 울나라에선 원래 남의 나라 동전이나 지폐 기념품으로 잘 가져가!!! 했더니 그럼 자기도 돈을 주겠다면서 갑자기 200위안짜리를 뚝... 대충 한 3만 5천원..... 더 충격인건 얘 지갑에 그 빨간색 지폐가 빼곡하게 들어있었고 걔는 그 중 한 장 아무렇지 않게 꺼내서 나한테 ~그ㄹㅑ ^^ 그럼 우리 기념으로 교환하자~~ ^^ㅎ 이러고 잇는거...

 

와 그 돈뭉치 보는 순간 또 그 깡통집 애기엄마 얼굴이 떠오르는데... 기분이 너무 묘한 거임. 물론 그 돈 안 받았고... (천원에 200위안이면 개이득인데 쩝..) 이후로 딴 대도시도 가고 여기저기 좋은 구경도 하고 놀면서 재밌게 시간 보냈지만 이 기묘한 느낌은 한국 돌아올 때까지 가시질 않았다...

 

사실 이때까지는 흐린눈이 좀 됐었음. 걍 내가 그 정도의 환경에서 어렵게 지내는 사람을 생에 처음 봐서 자꾸 생각나나 보다... 빈부격차가 워낙 큰 나라기도 하고 머... 글고 그거 잠깐 본 걸로 그 애기엄마 인생이 어떤 줄 알고 자꾸 동정하려고 그러냐~~ 내가 먼데~~ㅋㅋ... 이렇게만 생각했지...

 

그리고 두번째로 중국에 간 2019년... 본격 탈덕의 길을 걷는다...

 

++ 여기 다녀온 후 아빠어디가 중국판을 봤는데 멀리 시골 동네 가서 촬영하던 중에 어느 연예인 딸랑구가 식재료로 토마토 구해오는 미션을 받음. 야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내가 말한 그 깡통집 느낌의 낡은 시골집에 들어가서 토마토 하나만 주실 수 있나요? 하니까 그 집 주인 여자가 무기력한 손길로 그릇 속 방울토마토 하나 톡 찝어서 줌. 이 애기는 저녁밥 해먹을 재료가 필요하니까 고민하다가 한 개 더 주실 수 있나요? 하고 악의없이 물어보는 장면이 나옴. 줬나 안 줬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 장면 보는 순간 저 때 느꼈던 기묘함이 그대로 느껴졌음. 그 애기야말로 내가 갔다온 중국 친구네 집이랑은 ㄹㅇ 비교도 안 되게 좋은 환경에서 부족한 거 하나 없이 자라온 리터럴리 금수저자나. 근데 깡통집에서 방토 얻고 있는 모습 보니까 정말 묘하단 말밖엔... 그래서 아마 그 이유로 아빠어디가 중국판(빠바취나얼) 결국 폐지된 걸로 알음. 위화감 조장한댔나 머였나...

 

내가 갔던 학교 전경 사진~~ 몰입을 위해 첨부함
위에 말했던 반 친구가 써준 시조.

 

 

3. 2차 정뚝떨 (2019)

 

이때는 중국에 교육 연수 프로그램 같은 걸 갔음. 자세한 건 신상을 위해 좀 압축해서... 암튼 남쪽 지역 갔음. 중국 내에서도 베이징 기준 엄청 먼 곳이라 한국보다는 적도랑 더 가까운 곳. 이 일로 현지 초등학교 중/고교(중학교랑 고등학교 6년 과정으로 통합돼 있는 거) 한 군데씩을 각각 방문하게 됐는데, 초등학교는 그 지역에서도 엄청 오지에 있고 소수민족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조그만 학교. 건물도 딱 한 개 3층짜리고 그마저도 상태가 영 좋지 못해 비실비실했음.

 

나는 우리나라 나이로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된 아이들 반에 들어가게 됐는데 (내가 외국인 대학생이니까 약간 일일교사 같은 롤이었음) 내가 여기 가기 직전까지 초딩들 보습학원 강사를 잠깐 했었음. 이때 내가 가르친 애들이 공교롭게도 딱 얘네랑 동갑인데.. 그니까 난 한국의 열한 살들이 대충 어느 정도 사이즈와 무게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는 거. (이 코리언 딩초들이... 선생님 무서운 줄 모르고 장난칠라고 막 업어달라고 덤비고 선생님 우리랑 나이차이 얼마 안나자나옄ㅋㅋㅋ 하면서 팔에 매달리고 난리도 아니었었음 깜찍한 놈들..)

 

아는 사람 다 알겠지만 요새 4학년쯤 되면 여자애들 기준 키 150 후반대까지 큰 애들도 수두룩하고 걍 거의 성인 여성급임. 몇 센치 몇 키로 차이 정도? 그래서 업으면 어..이구...!!!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발육과 건강상태란 말임ㅋ 근데... 중국 가서 그 반에 딱 들어가니까 분명 우리 애들이랑 똑같은 연도에 태어난 애들이 앉아있는데 면적이랑 가로세로가 거의 반쪽이야. 새카만 피부에 우리가 흔히 동남아인 외모라고 생각하는 남방계열 외모야 머 그 소수민족의 특징이니까 옹~ 다이버시티~ 하는데. 애들이 키가 너무 작고... 진짜 130 안팎? 너무너무 말라있으니까. 글고 애들이 뭘 받아적는다고 허리 굽히고 막 열심히 쓰고 있는데 나는 맨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거든. 근데 애들이 너무 말라서 구부린 등에 척추 뼈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고... 나중에 단체사진 찍느라 교복 맵시 만져준다고 한 명 한 명 가까이 가서 얼굴 보는데 그 작고 마른 까만 얼굴에 흰 버짐이 잔뜩 나있어서 진짜 너무 마음 아팠음. 애들은 정말 착했거든. 말도 잘 안 통하는데 라오쓰 라오쓰 하면서 쪼차다니고... ㅠ

 

이게 그 동네 꼴을 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더라구. 이 초등학교가 거의 머 정글 한가운데 있는 수준이라 차타고도 시내에서 거의 1시간 반은 들어가야 하는데 당연히 주변 환경이 좋을리 없었음. 학교 앞엔 간이 천막에 나무판자 하나 덜렁 깔아놓고 정체불명의 고기를 실온에 그대로 내다놓고 팔고 있질 않나... 동네 주민들은 애기들처럼 똑같이 안색도 시커멓고 (피부색 얘기 x) 말라서는 기운 없이 앉아있거나 휘적휘적 어디로 걸어가고 있고... 길에 존나 닭이랑 소가 걍 막 지나다니고... 아마 중국에서도 시골 오브 시골인 곳이겠지만 나는 도저히... 이게 그냥 빈부격차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음. 신기한 게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다들 쓰드라. 다 대도시 나갔는지 젊다고 해봐야 40대 정도였지만...

 

그러고 나서 몇 주 지나서 중/고등학교에도 파견을 갔음. 그 지역 손꼽히는 대도시 학교였고 조오오오오오옹나 번화가에 있었음. 내가 고딩때 갔다온 학교보다 훨씬 크고 캠퍼스 안에 건물도 한 8동 9동 정도 있는ㅋㅋㅋㅋ 그 학교에서 명문대도 엄청 보냈대. 암튼 그런 데를 가서 이제 우리나라 기준 중1 반에 배정을 받았다?

 

교실 딱 들어서는 순간 아... 싶었음. 애들 얼굴이 환하고 뽀송하드라. 영어도 유창하고 외국인 만나는 일에 거리낌도 없어 보이고. 외국 문화도 잘 알았음. (미국 일본 한국 등등) 누가 봐도 잘 먹이고 잘 입히면서 귀하게 키운 애들... 초4랑 중1이 나이차이가 많이 나니까 성장 정도도 다르기야 하겠지만 얘들은 ㅜ 키도 여자애들 기본 160 남자애들 기본 170 이상에 뼈대도 튼튼해 보이구. 어떤 남자애는 이거저거 하다가 잘 따라오길래 아이야 니쓰 헌하오더 슈에셩~~ (너 참 착하다 얘) 하고 칭찬해 줬는데 내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씩 웃더니 You are a good teacher too~ 하고 휙 받아치데... 이게 그만큼 자신감이 있고 일상 곳곳에서 어른들하고 사회한테 사랑과 보호를 듬뿍 받았다는 방증인 거임. 아 당연히 이 학교 애들은 거의 다 한족이었음

 

그러니까 이게 비교가 되겠어 안 되겠어? 중국이 소수민족 보호 정책을 빡세게 펴고 있다는데 난 정말 모르겠거든 (뒤에 6번에 더 나옴) 내가 중국 오래 살아본 것도 아니고 현지인들만큼 잘 알지도 못하니 뭐라 말은 못해도.. 솔직히 차별이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 들고ㅋㅋ 이렇게까지 극심한 차이가 나는데 지방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거지? 역할이 머야..? 하는 생각만 들고...

 

그것도 이래저래 충격이었는데 이때 겪은 일 몇 개가 더 있음. 하나는 같이 근무한 중국인 친구 얘기. 얘도 한드 미드를 정말 많이 봐서 (아니 요샌 어떤지 몰겠는데 1~2년 전에는 한드가 걍 넘사였음 중국인들 중드 안봄ㅋㅋㅋㅋ) 우리나라 문화도 잘 알고 있었는데 이때는 한창 스카이캐슬 유행할 때였나...? 암튼 얘가 한국 대입 문화랑 수능 얘기 하면서 이거저거 물어보고 그랬었음. 그러다가 나한테 너는 형제는 몇이냐 이런 질문을 하길래 아~ 나 온리차일드ㅎ 했더니 한드보면 두 명이 국룰인 거 같던데 너는 왜 혼자냬ㅋ 내가 그건 내 모부님 선택이라 나는 권리가 없었슈... 하고 낄낄 농담하고 놀다가 근데 너도 외동 아님? 하고 되물었는데 엥 아니라 지는 오빠가 있대. 위에 2번에서 겪은 일이 생각나며 약간 데자뷔가 옴ㅋ 얘도 98년생이었음 산아제한 풀리기 한참 전에 태어난 거

 

내가 님 소수민족? 물어보고 싶었는데 아 이거 무례한 질문인가 싶어서 머뭇하니까 갸가 대강 눈치채고 어깨 으쓱 하더니 자기 부모님 한족이고 자기 가질라고 벌금 냈대. 이 부모님은 태몽을 딸 낳을 각으로 꾸셨는데 (아 tmi 중국에도 태몽있는 거 신기했음 흔한 일은 아니랴) 자기들은 아들이 하나 있고.. 근데 딸이 너무 갖고 싶었던 거임. 글서 맘 굳게 먹고 당국에 가서 자진신고를 했대. 그럼 일단 벌금을 내야 하는데 이게 상황이랑 조건이랑 머 지역따라 또 이래저래 다른가바? 근데 얘네 집은 어바웃 헌드렛싸우전위안 냈다고 했으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한 천오백만원 정도... 이게 1997~1998년 중국 물가며 평균 월급 고려하면 전혀 작은 돈이 아니거든 ㅜ 중국인 중에 저 돈 바로 턱 낼 수 있는 사람 상위 10%도 안 될듯

 

암튼 그렇게 얘를 낳고 난 다음이 더 문젠데. 어머니께서 강제로 불임수술... 받으셨다고... 2번의 그 고등학교 친구는 어케 남동생까지 봤는진 모르겠지만 이것도 지역마다 법이 다른가? 하튼 그집은 장쑤성이었고 이 대학생 강사 친구는 산시성 출신인데 자기 엄마 정부에 끌려가서 불임수술 받았다고 말했음ㅋㅋㅋㅋ 와 이거 듣는데 반응 어케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내가 입 떡 벌리고 존나 her.. 하는 표정으로 보니까 또 어깨 으쓱하면서 그래서~ 울엄만 이제 임신 못해~ ㅎㅎ 하는데 나는 걔처럼 가볍게 웃을 수가 없는거임;;; 국가가 행한 인권 유린 아녀.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근데 내 입장과 걔 입장은 또 다르겠지. 글서 걍 아... 저머냐... 그 너네 부모님께 내가 넘 감사해 했다구 전해드려 왜냐면 너희 부모님 덕에 나는 ㅇㅇ이라는 소중한 친구를 만나게 됐으니까~ 하고 청춘드라마 대사치면서 상황 회피해벌임 ㅜ

 

또 하나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일인데ㅋㅋ 거기서 사귄 중국친구 중에 99년생 남자애도 하나 있었음. 야는 홍콩+광둥성 출신. 엄마 홍콩분이고 아빠 광둥 사람이랬나? 하튼 그래서 칸토니스(광둥어)가 모국어고 영어도 거의 원어민처럼 하는데 만다린(보통화, 우리가 보통 아는 중국어)도 원어민급이고 스페인어는 중급, 일본어 초급, 한국어 입문 단계라 인스타 디엠하면 종종 한국어로 질문 날라오는 정도 = 존나 엘리트~~~  하튼 얘가 날 엄청 좋아해서 ㅈㄴ 빠르게 절친 됐는데 이거 연수 끝나고 나서도 계속 인스타로 소통하고 연락 주고받고 그랬단 말임.

 

그러다 한 번은 영화 얘기를 했는데 나는 왕가위랑 장국영 얘기했고 야는 한드랑 한국영화 넘 좋다면서 송강호 얘길 꺼냄. 갑분 송강호요? 니 의외다 보통 응답하라 1988 이런 거 얘기하든데~ 하니까 얘가 아 자기는 송강호 너무 팬이라 필모 다 봤다고 변호인도 진짜 인상깊었다고 노무현 대통령 실화라던데 한국에선 반응 어땠냐~ 이런 거 묻고 그랬거든. 글서 이래저래 정치 얘기도 하고 (이때 박근혜씨 시절이라 문화계 탄압도 있고 변호인 영화 홍보도 거의 못했는데 천만관객 달성해서 대박났다 머 이런거) 그러는데 얘가 아 문화 탄압...~~ 하더니 자기가 그 영화는 못 봤대. Taxi driver. 왜 못밧는지 알겠는데ㅋㅋ 괜히 모르는 척 아! 광주! 민주화! 운동! 다룬 그 영화! 왜 못봣어 띵작인데! 하니까 그냥.. 그게 중국에서는 좀 센서티브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banned 됐다는겈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얼마 안 있어서 홍콩 민주화운동 크게 터지고 나도 홍콩인 친구들한테 소식 전해들으면서 (아마 알 사람 다 알겠지만 이때 여기 ㅈㄴ 심각했음 최전선에서 운동 안 하는 애들도 물품공급이랑 다친 사람들 치료하는 일이랑 이런 거 다 뒤에서 맡을 정도로) 엄청 걱정하는데 이 자식이 자기 인스타 스토리에... 홍콩 사람들은 아주 부끄러운 줄 알라면서........ 우리 사회를 위해 고생하는 홍콩 경찰들을 너무나 존경한다 지지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딴 글을....

 

난 진짜 충격이었음.. 그렇게 배울만큼 배우고 한국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그런 애가... 심지어 홍콩에 정체성이 없는 애도 아닌데 민주화를 껌처럼 생각하고 홍콩 사람들이 불법 시위자이자 폭도인 것처럼 그렇게 휙 넘겨버리는 게. 얘가 그 전형적인 링링허우(00년대생들 묶어 말하는 건데 후진타오(03~08) 시기랑 시진핑 집권(08~) 시기랑 요 즈음에 올림픽도 하고 경제 좋아지니까 우리 중국! 너무 대단하고! 시진핑 최고! 사회주의가 세상을 구한다! 이런 망상에 빠져있는 인터넷 홍위병들임 걍 좁은 식견으로 개나대는 노답 극단주의자들) 였던 거임ㅋㅋㅋㅋㅋ 하놔...

 

이러고 나서 최근에 공산당이 한복 논란 만드니까 거기에 껴가지고는 "역사적으로 한국은 중국을 형님의 나라로 모셨으며 우쩌고" 이렇게 써 있는 글 퍼와서 또 스토리에 올림ㅋ 한국어랑 영어로 돼 있는 글이었는데 ㅋㅋ 지 한국인 친구 나밖에 없는데 먼ㅋㅋㅋㅋ 나 보라고 이러는 건가 싶어서 (난 한복 얘기 꺼내지도 않았음 ㅆㅃ) 모르는 척 음~~ 나 최근에 드라마 녹두꽃 정주행 시작했당~~ 이러면서 윤시윤이랑 한예리 사진 겁나 캡쳐해서 스토리로 올려벌임ㅋ 그 드라마 한복도 이쁘게 나오고 미장셴도 좋드라 내용도 GOD이고ㅋ 갸는 머 그거 보긴 봤던데 아무 말도 없었음

 

몰입을 위해 첨부하는 그쪽 동네 소 사진. 야생 소는 아닌데 저러고 걍 돌아다님. 위에 말한 초등학교 인근이었음.

 

 

 

5차 정뚝떨까지 있는데 겨우 2차까지 썼는데도 진빠진당... 이거 두시간 걸린 게 말인지.... ㅋㅋ

재밌게 읽은 사람들 많으면 나머지도 써서 올게!!! 여기까지 읽어준 두아리팔들 고마워 다들 좋은 하루 보내!!!

 

문제시 독재자 시진핑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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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고구마싹 | 작성시간 23.09.27 와 진짜 신기하다...
  • 작성자뉴라뉴 | 작성시간 23.09.27 소수민족들 넘 불쌍하다.. 중국 빨리 망해서 다들 독립됐으면
  • 작성자HUNKY DORY | 작성시간 23.09.27 오ㅓ….. 정독했다
  • 작성자행담도 휴게소 | 작성시간 23.09.27 2탄 궁금
  • 작성자나이브스아웃 | 작성시간 23.09.27 나는 세부갔을때 좀 느꼈어 빈민가랑 번화가랑 너무달라서 필리핀도 쫌 빈익빈부익부 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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