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미돋]성매매로 파혼한 후로 여자로 태어난 인생 자체가 허무하고 마음아파서 정병이 치료가 안 돼.
작성자형결혼식준비해야돼요작성시간23.10.16조회수8,602 목록 댓글 24
4년이나 만났었고,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좋은 사람이었어. 부모님과 가족들까지도 전부 다 저렇게 까지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했을 정도로...
그런데 뒤에서 오지게 성매매하고 다녔던 거 알게 된 후에 5달 남은 결혼 파혼하고서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우울증이 왔어. 솔직히 자살 시도도 했어서 응급실도 다녀왔던 적도 있어.
그 이후에 결혼할 생각은 아예 버렸어. 확고한 비혼에 대한 신념이 아예 생겼어. 남자 믿지도 못하고, 이거 당한 후로 이것저것 알아보고 공부해보니 한국에선 성매매 안 한 남자(안 했더라도 이후에 안 할 남자) 찾는 게 그냥 말이 안 되는 일이란 걸 깨닫기도 했고. 이걸 묵인할 정도로 여혐이 심한 이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걸 해주는 거 자체가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거든. 결국 내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가 나를 비혼주의자로 만들었다는 게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아무튼 나는 한국 사회에서 결혼을 한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꽃밭 상태로 아무것도 모르고 하거나, 아니면 그냥 저걸 감안하고 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걸 알아버린 거야. 남들이 다 말 안 해서 그렇지 자기 남편 그러고 다니는 거나 성매매 현실을 아예 모르거나 아님 남몰래 눈감고 넘어갔거나 다 알아도 자기 남편은 아닐 거라고 행복 회로 돌리면서 결혼해 살아가는 거라는 걸 알게 되어버린 거지.
근데 이게 사실 이미 거의 1년도 다 되어 가는 일이다? 그런데도 아직 내 심한 우울증 증세는 나아질 기미도 안 보여. 대학병원도 다니면서 약도 매일 먹고, 상담센터도 다니고 있는데 안 나아. 왜냐면 본질적으로 내가 이 사회에서 여자로 태어났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바뀌지 않는 이 여성 착취 구조 아래에서 숨쉬고 사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 해. 결국 이러한 현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은 내 우울증은 나을 수가 없는 거야...
원인이 해결 돼야 우울감이 없어지는 건데, 내 우울증의 원인은 해결이 불가능하니까 없앨 수가 없는 거지. 헤어졌다고 해서 해결될 수가 있는 게 아닌 거야...
며칠 전엔 어쩌다가 심심해서 호감 표시 하는 남자랑 데이트를 한 번 한 적이 있었어.(전부터 알던 사이)
돈 많은 사람이라 난생 처음으로 포르쉐도 타고, 좋은 호텔에 가서 비싼 밥도 먹고 그냥 그 하루는 재밌게 보낸 거 같아.
그런데 그 사람한테 돈은 얼마든 맘대로 쓰게 해줄 수도 있고, 일은 커리어를 원하면 원하는 대로 해도 좋고, 그런 거 아니면 안 하고 살아도 괜찮으니까 결혼 전제로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어. 물론 결혼 생각도 연애 생각도 없단 얘기로 거절은 했지만... 문득 이유가 뭘까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나랑 만나고 싶은 이유가 뭐냐고 물었어.
그랬더니 '싸보이지 않아서.', '기가 센 느낌을 싫어하는데 단아한 느낌이 자기 스타일이라서.', '예쁜데 똑똑한 거 같아서.'라고 대답하더라. 그게 너무 웃기더라고. 사람이란 건 상대적인 거잖아. 대학생 때 여자들한테 말 함부로 하는 남선배들이랑 대놓고 들이받고 싸워서 남선배들한테 몇년간 기쎄다는 소리 듣고 학교 다닌 나였는데? 그리고 싸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건 싸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고.
그래서 "싸보이는 사람은 뭔데요?"라고 질문했더니 남자들하고 문란하게 아무하고나 그러고 다닐 것 같은 사람, 너무 노출 심한 옷을 입고 진한 화장을 하고서 노래방에 일하러 들어가는 그런 여자들 같은 사람? 이라고 대답을 하는 거야.
결국 전남친도 나랑, 성매매 여성들을 그런식으로 상대적으로 분리하고 나눴으니까 성매매를 하고 다니면서 나랑은 결혼을 꿈꿨던 걸 거 아니야...ㅋㅋㅋㅋ
나랑 그 여자들을 그렇게 분리하고 나눴으니까 나랑은 4년이나 사귀면서 공주 대접 하듯이 설설 기면서 만난 거고. 그 여자들은 꼴랑 푼돈 주고서 성적으로 착취하고 권력관계를 확인하면서 스트레스를 푼 거고. 똑같은 성관계 행위를 하면서도 나랑 하는 건 사랑에 의한 행위고, 그 여자들이랑 하는 건 욕구 풀이일 뿐이라고 자위하면서 성매매는 그래서 바람이 아니라고 이분법적으로 분리해서 생각했겠지.
결국 남자가 바뀌어도, 한국 사회에서 남자인 이상 그냥 저 뇌구조는 똑같을 수밖에 없단걸 상기하게 되니까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더라. 같은 땅에서 살아 숨쉬어야 하는 존재고, 이성애자로서 성애적으로 사랑이 가능한 존재인데 싹다 저런 애들만 그 대상이라는 게 너무 화가나고 분한 거야
사실 근데 나랑 그 여자들이 뭐가 다르겠어. 내가 지금의 환경에서 태어나지 못했더라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지금의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지 못했더라면, 바로 잡아줄 어른 없이 어릴 때부터 밖을 떠돌아야 하는 삶이였더라면,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하는 삶이었더라면???
똑같은 '나'란 인간의 영혼일지라도 내가 걔들이 되고, 결국 저 남자들의 시선 속 그런 '싸 보이는 여자'가 내가 될 수 있는 거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생각을 하니까 참...ㅋㅋㅋㅋㅋ
결국 남자들한테 여자는 자기 인생 성취를 대대적으로 자랑하기 위한 '삶의 장식장' 위에 당당히 올려둘 수 있는 컬렉션 vs 자신의 감정과 밑바닥을 함부로 배출하는 보이지 않는 쓰레기통 속의 일회용 쓰레기 두 가지로 나뉠 뿐인 거 같았어. 근데 아무리 화려하다한들 내가 쓰레기통이 아닌 장식장 위에 곱게 놓이게 된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닐 거 아냐.
나는 진심으로 정신적, 성애적으로 한 남자를 사랑했었고 그 상대방에게 사랑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등한 '인간'이길 원했던 건데. 남자는 그런 고차원적인 교류가 불가능한 동물인 거고, 나는 그저 컬렉션에 불과한 사물이었다는 게 너무 슬프고.
나도 성애적인 사랑을 진심으로 나누고 싶은 사람인데, 그럴만한 남자라는 게 이 땅에 존재하지 않아서 그 욕구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우울해.
내가 결혼을 불매한다고 해도 당장 현실이 바뀌는 게 없다는 것도 계속 우울감에 빠지게 만들어...
그래서 상담을 많이 받아봐도 해결이 안 돼... 그냥 어찌저찌 약을 먹으면 생각이 좀 덜 들어서 멍한 상태가 되니까 그걸로 좀 버티는 거지. 지금도 자주자주 죽고싶다는 충동이 많이 들긴 해.
그냥 너무 삶 자체에 현타가 와가지고...
아무튼 그냥 주저리주저리 한탄 글이 되어버려서.. 너무 길어진 이 글을 읽어줄 여시들이 있을진 모르겠다. 그냥 스스로 너무 이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여전히 못 찾아서 오늘 너무 답답함이 몰려와서 그냥 한 풀이하듯이 이 새벽에 걍 써봤어...
해결방법은 없겠지? 모르겠다. 나도 답답하네, 내가 결국 그래서 찾아 헤매는 해결방법은 뭔지. 내 우울감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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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 글에 찾아와주는 여시들이 많아서 글에다가 근황을 남길게!
이 글을 쓸 때는 정말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인 벽들이 한 번에 와닿으면서 무력감을 느꼈었고 한없이 우울했었어
근데 몇달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성장통이었단 걸 느껴
지금의 나는 우울감에서 많이 벗어났어. 여전히 가끔씩 이유를 모를 답답함과 우울감을 느낄 때도 있긴하지만 이제 죽음을 생각하진 않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 병원과 상담치료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시들의 댓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
날 위해 더 힘들고 어려웠던 경험을 선뜻 먼저 비댓으로 꺼내주면서 어떻게 극복했었는지 장문으로 공유해주는 여시들도 많았고
내가 느꼈던 무력감에 공감해주면서 함께 연대해서 사회를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여시들도 많았거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인 나에게, 단지 같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선뜻 손을 내밀어주는 그런 여시들을 통해서 여자를 진짜 사랑할 수 있는 건 여자 뿐임을. 그리고 내가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더이상 무력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거든..
그리고 또, 대학원을 한 학기 남겨놓고 휴학했었는데 복학해서 바쁘게 논문을 준비했어 그러면서 여성문제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거든. 특히 20대 여성 자살률이 큰 폭으로 늘어난 부분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고 피드백을 받았어. 답답했던 부분을 새로운 해외 사회이론들을 도입해서 학문적으로 이해하는 등 여러 방법론을 통해 공부해가며 많이 벗어날 수 있었어.
(이를테면 가부장제 논리에 의한 착취는 국력에 따른 국가 간의 착취에도 연결되어 있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이론도 새롭게 배우면서 크게 깨달은 경험도 최근에 있었고. 성매매 뿐 아니라 매매혼 문제에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갖게 되는 등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거든... 넘 많고 tmi라 다 얘기하진 못하겠다 ㅎㅎㅎ...)
물론 여전히 남아있는 다 해결되지 못한 부분들은 또 다른 방법들을 계속 찾아서 해결해나가야겠지?
그래도 나는 많이 좋아졌으니 여전히 가끔 내 글을 찾아오는 나와 비슷한 힘듦을 겪는 여시들에게 내가 받았던 용기를 다시 전해주고 싶어 긴 후기를 남겨!
다들 죽지말고 견뎌내자
견뎌내니 이런 날도 생긴다고 죽을만큼 힘들어했던 사람이 경험담을 감히 전할게
다들 너무 고맙고 또 고마워. 내게 베푼 선의와 연대를 절대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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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gori 작성시간 23.10.16 예전에 메갈 터졌을 때 한참 남혐 맥스 찍을 때 나도 성녀 창녀 갈라치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자주 하던 생각이었어 그래서 저 글 속에서 저 여시가 어떤 절망감에 맞닥뜨렸는지 너무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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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나는무진장행복할것이다 작성시간 23.10.16 글쓴여시 잘 이겨내서 다행이다! 논문준비하는것도 멋있고! 우리는 우리의 존재자체로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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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디즈니즈디 작성시간 23.10.16 이 글 추가글 생기기전에 봤던거 같은데 되게 위로도 되고 희망적이라고 해야하나.. 고맙다 글쓴여시한테ㅠ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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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득되는말을하고싶은여시 작성시간 23.10.16 너무 중요한 글인 거 같다,,, 이성애자로서, 그리고 배우자와 2인 가구를 이루고 싶은 사람으로서, 선택 혹은 노력했느나 실패 이게 아니라
한국 남자 집단이 성매매를 당연히 여기는 너무나 비정상적인 현상 때문에 선택이고 나발이고 애초에 그냥 다 집어치워야한다는 거,,,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고,,, -
작성자박성태 작성시간 23.10.17 여자만 인간이야...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