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카카오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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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했던 사건이라 저도 이건 기억이 나는군요...
1992년 11월 2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여관 203호실에서
10대 여성 한 명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피살된 여성은 술집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던 임경은 양(가명·18)이었다.
수사결과 임 양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은 사건 당일 새벽
그녀와 함께 여관에 투숙했던 애인 김철수 씨(가명·27)였다.
놀라운 것은 김 씨가 당시 서울의 한 경찰서에 소속된 순경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사건은 29일 오전 10시께 경찰에 한 통의 자살신고가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신고를 한 사람은 당시 서울 XX경찰서 관할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김철수 순경이었다. 우선 당시 상황에 대한 김 연구관의 얘기를 들어보자.
“김 순경은 사건 당일 새벽 3시 30분께 애인 관계였던 임 양과 함께
이 여관에 투숙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날 오전 7시께 파출소 근무를 하기 위해 임 양을 남겨두고
혼자 여관을 나왔다는 것이었다.
김 순경이 임 양이 있는 여관으로 다시 돌아간 시간은
약 세 시간 후인 오전 10시경이었다.
그런데 새벽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자고 있던 임 양이 죽어 있더라는 게 아닌가.
이에 놀란 김 순경은 임 양이 자살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었다.”
부검 결과 임 양에게서는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고
사인 역시 경부질식사로 판명됐다. 그리고 조사결과 임 양의 죽음은 엄연히 자살이 아닌 타살로 드러났다.
자신이 없는 사이 벌어진 엄청난 일에 김 순경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도대체 불과 3시간 사이 임 양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또 누가, 왜 임 양을 살해한 것일까. 하지만 문제는
목격자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수사팀은 여관 주인은 물론 투숙객들을 상대로 심층적인
탐문 수사를 진행했지만 수상한 사람을 봤거나 새벽녘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들은 나오지 않았다.
모두들 밤새 여관에서 소리소문없이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그런데 조사가 진행되자마자 이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바로 최초 신고자이자 임 양의 애인인 김 순경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음은 김 연구관의 얘기.
“가장 중요한 것은 임 양이 언제 사망했는지를 밝히는 일이었다.
임 양의 사망추정시각은 범인을 특징짓는 가장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임 양의 위 속 음식물의 소화정도와 직장내 온도, 시반과 경직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수사팀은 임 양이 당일 오전
3시에서 오전 5시 30분경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이때가 김 순경이 분명 임 양과 함께 있었던
시각이라는 점이었다.
김 순경은 졸지에 유력한 범인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당시 수사팀이 추측한 범행동기는 치정이었다.
수사팀은 김 순경이 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임 양을 살해한 뒤
여관을 빠져나와 근무지에 왔다가 다시 여관으로 돌아간 후 거짓신고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뭔가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속속 발견되기 시작했다.
우선 당시 현장은 누가 보더라도 임 양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자살로 신고한 김 순경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 수사팀은 당시 김 순경의 부모가 임 양이 술집종업원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해왔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당시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김 순경은 임 양과 1년 반 동안이나 교제해온 사이였으나 당시 처음 만난 사이라고 진술했다.
수사팀은 김 순경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 순경은 펄펄 뛰며 범행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임 양과 함께 여관에 투숙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전 근무를 위해 먼저 여관을 나왔다. 다시 돌아가보니 임 양이 죽어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전혀 아는 바 없다”는 것이 김 순경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자살로 거짓신고한 것에 대해서도 “순간적으로 겁이 났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김 순경은 수차례 결백을 주장했지만 그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조사는 종결 분위기였다.
수사팀은 정황상 이미 김 순경이 사건의 범인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었던 것이다. 수사팀과 김 순경은 사건 직후부터 혐의를 둘러싸고 팽팽히 맞섰다.
그리고 조사받은 지 사흘째인 12월 첫 날,
김 순경은 모든 범행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임 양과 다투다 목을 졸랐고 임 양이 질식하자 인공호흡까지 시키다가 죽은 줄 알고 도망갔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12월 2일 함께 상해치사 혐의로 김 순경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구속된 김 순경은 12월 4일 검찰에 송치됐다.
사건발생부터 검찰 송치까지 6일 만에 이뤄진 일이었다.
현직 경관이 치정문제로 애인을 살해했다는 소식은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된 수사과정에서는 미심쩍인 부분들도 상당히 많았다.
다음은 김 연구관의 얘기.
엥 30년도 지난 이사건이 무슨 근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