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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영화 <미나리>가 만들어지는데 큰 영감을 준 미국 작가

작성자칼퇴|작성시간24.02.19|조회수11,013 목록 댓글 4

출처 : https://www.fmkorea.com/6647124898

 

 



제 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수상

제 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수상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윤여정) 수상

그외에도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거나 수상 후보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정이삭 감독(Lee Isaac Chung)의 <미나리>는 그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정이삭 감독은 이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꽤나 어려움을 겪었다.

왜냐하면 이 각본이 자신이 쓰는 마지막 각본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정이삭 감독의 영화 커리어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가 이전에 만든 영화 3편은 비평가들에게 꽤 괜찮은 평을 받기는 했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영화는 하나도 없었다.

당시 그의 나이도 40대를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생계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 영화 일을 접고 교단에 서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몇개월. 그는 커리어 마지막 각본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간에 너무 쫓겼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꽤 오랜 시간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평소처럼 카페에서 각본과 씨름하고 있을 때,

운명처럼 다른 사람들의 잡담에서 "윌라 캐더"라는 이름에 꽂히게 되었다.

정이삭 감독이 어디에선가 들어봤지만, 누구였는지 확실하지 않았던 그 이름.

 그는 홀린듯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인터넷에 찾아보기 시작했다.

 

 

 

 

 

 

 



윌라 캐더. 아마 국내에서는 꽤 생소한 이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녀는 20세기 미국 문학 수업을 들으면 반드시 나오는 이름일 정도로

미국 문학에 한 획을 그은 굉장히 중요한 작가다.

윌라 캐더는 자신이 성장한 네브라스카 주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들을 써냈는데,

그중 이민자들(주로 보헤미안)의 삶을 담은 초원 3부작(오 개척자들이여!, 종달새의 노래, 나의 안토니아)이 대표작이다.

 

 

 

 

 

 




정이삭 감독은 윌라 캐더에 대해서 찾아본 다음 그녀의 작품 <나의 안토니아>와 사랑에 빠졌고,

그 작품을 계속 읽은 다음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결심을 번복해야 했다.

왜냐하면 윌라 캐더는 자신의 책 <로스트 레이디>를 영화화한 것을 보고 큰 실망을 했고,

유언 중 하나로 다시는 그녀의 작품을 영화화하지 말라는 부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정이삭 감독은 그녀의 뜻을 존중하고 싶었고,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정이삭 감독은 윌라 캐더에 대한 미련을 쉽게 놓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의 삶을 영화화할 생각을 가지고 계속 그녀의 삶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윌라 캐더에 대한 조사를 하면 할수록 그녀의 삶 속에서 자신과의 유사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자신처럼 예술을 접하기 힘든 시골 출신의 예술가였으며,

자신이 처음에 현대 예술 영화의 대가들을 모방하면서 작업을 시작했듯이,

그녀 또한 초기작들은 헨리 제임스와 이디스 워튼의 작업물의 모방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녀를 단순 모방에서 초원 3부작을 쓰도록 바꿔 놓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이삭 감독은 그녀가 했던 어록 중 이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내가 (다른 예술가들에 대한) 존경을 멈추고 과거를 추억하기 시작했을 때, 삶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정이삭 감독은 캐더의 말처럼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걸 멈췄다.

대신 그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 시작했다.

목초지의 트레일러 집에 도착해서 이게 우리 집이라고 아버지가 말했을 때의 

아버지의 행복한 표정과 그에 대비되는 충격을 받은 듯한 어머니의 표정.

그리고 강가 쪽에 할머니가 별 관리도 없이 길렀던 채소들.

이 모든 기억들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미나리>라는 작품이 완성되었다.

아 물론 정이삭 감독은 윌라 캐더에 대한 감사함을 표시하는 걸 잊지 않았다.

첨부한 영화 <미나리>의 5분 프리뷰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자세히 보면 이삿짐 센터 트럭 렌트 업체 이름이 "Cather Truck Rental"라고 써져있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다시 한번 <미나리>를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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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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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왕가남레이더 | 작성시간 24.02.19 와ㅠㅠㅠ 글쪄줘서 고마워 여시
  • 작성자포도도됴 | 작성시간 24.02.19 헐 이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재밌다ㅠㅠㅠ 북마크하고 영화 보기 전에 또 읽고 봐야지
  • 작성자platitude | 작성시간 24.02.19 헐 나의 안토니아 좋아하는 책인데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구나 꼭 읽어봐!!
  • 작성자여성시대_댓글알리미 | 작성시간 24.02.19 ※ 여성시대 인기글 알림 봇 v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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