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KBO 개그콘서트
때는 2010년 NPB 신인 드래프트 직전...
NPB는 KBO처럼 신인 드래프트를 하는데, 12구단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 총합이 120명이 안 되면 육성선수 드래프트도 함. 10라까지 꽉꽉 채워 지명하는 구단이 많이 없기 때문에 육성선수 드래프트도 매년 열린다고 생각하면 됨.
느프브는 신인 1라 지명자한테 대부분 1억엔을 주고, 하위라운드 지명자여도 1천만엔은 줌. 하위픽이어도 크보 2~3라운드 계약금 정도는 주는 셈임.
반면 육성선수 계약금은 n백만엔 단위라 크보 최하위 라운더 계약금이랑 비슷함. 프로의 세계에서 계약금이 적다는 건 기대가 적다는 뜻이고, 그건 결국 기회가 적다는 뜻임. 어느 정도 써보다가 싹수가 안 보인다 싶으면 빠르게 방출하기 때문에 육성선수 출신이 대박 친 경우는 드문 편임.
쨌든 2010년 드래프트...NPB에는 소프트뱅크라는 팀이 있었음. 한국 야구 팬들한테는 이대호가 뛰었던 구단으로 익숙할 거임ㅇㅇ
소뱅은 2011~2020 10년 동안 총 7번의 우승을 하며 소뱅 왕조를 넘어 제국을 세운 팀임. 왜냐. 구단주가 존나 야빠임. 사서 쓰는 요미우리를 넘어 NPB 내 페이롤 1위를 기록하기도 하고, 용병한테 연봉 10억엔을 제시하기도 하고, 많이 쓰는 해에는 메이저리그 스몰 마켓 팀보다 더 높은 페이롤을 씀. 오타니가 느프브 에이스던 시절에는 오직 오타니 하나를 분석해 조지기 위해 30억짜리 비주얼 피칭 머신을 사기도 함(...)
(여담으로, 구단주인 손정의가 야빠인 건 맞는데 적자 보며 무작정 돈지랄을 하는 건 아님.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지으려면 돈이 엄청 들기 때문에 보통은 지차체한테 부지와 자금 지원을 받고 수익을 나누는데, 소뱅은 후쿠오카 돔 구장이 100프로 자기 꺼임. 따라서 구장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도 100프로 소뱅 꺼임. 입장료, 음식품 판매 등 부수익, 광고비, 비시즌에 콘서트 열라고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 등등. 퍼시픽 리그 최고의 인기팀이기도 해서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이기 때문에 저렇게 돈을 써도 흑자를 봄)
어쨌든 2010년(....)
모 스포츠용품점 사장이 있었음. 이 사람은 대단한 야빠로 프로야구는 물론 아마추어 야구도 꼼꼼히 챙겨봄.
열심히 아마야구를 보던 사장님은 평소 친분이 있던 소뱅 스카우트에게 한 선수를 추천해주는 경지까지 가는데
센가 코다이 라는 선수였음.
센가는 중학교 시절 내야수였지만 성장통 때문에 거의 경기에 못 나감. 따라서 (고시엔 본선에 진출할 만한) 야구 명문고교에 합격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다른 고교로 진학함. 내야수의 송구가 아니라는 고교 감독의 말에 따라 투수로 전향하고 에이스 노릇을 하긴 했지만 프로 진출의 지름길이라고 볼 수 있는 고시엔 본선에는 진출조차 못해봤고, 잔부상에도 꽤 시달렸음. 최고 구속이 144에 불과한....그저 무명투수였음.
근데 스카우트 진짜 뽑음. 물론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건 아니었고, 육성 드래프트 4라운드에 뽑음. 전체 97명 중 90위.
어쨌든 프로가 된 센가는 첫해부터 잘했....으면 소설이고ㅇㅇ. 1군 데뷔는 개뿔, 3군 훈련조차 소화를 못할 정도였음. 투수 경력 자체가 짧기도 하고, 경력 넘치는 감코진과 우수한 시설을 갖춰놓는 야구 명문 고교 출신이 아니다 보니 프로 선수를 할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음.
결국 센가는 시즌 내내 3군에서 활동하며 몸을 만드는데 집중하는데, 이 과정에서 구속이 확 올라 150이 넘어가며 강속구 투수가 됨. 체력이 부족한 것과 별개로 몸이 매우 부드럽고 유연성이 갖춰져있었다고 했으니 결국 야잘잘인 부분....
이후 2년차인 2012 시즌에 1군 무대를 밟는데, 평자 9.64를 찍으며 대멸망함. 그래도 2군 리그를 씹어먹는 활약을 보여주며 소뱅 최고의 유망주로 부상했고, 정식 계약을 맺어 육성 선수 딱지도 뗌.
센가의 주 무기는 포크볼인데, NPB 구종 가치 전체 1위를 할 정도임. 포크볼 중에 1위가 아니라 모든 구종과 모든 선수를 다 합쳐서 1위임;;
NPB에서 100타석 이상 구사된 구종 중 통산 탈삼진율 1위, 피안타율도 1위. (다르빗슈 유, 사사키 로키, 다나카 마사히로,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을 모두 제친 기록임.)
포크볼이 어마어마하다 보니 패스트볼은 조금 떨어지지만 최고구속 164, 평균 구속 154로 파이어볼러의 범주에 속함.
좋은 투수로 성장한 센가는 매년 평자 2점대를 기록하며 소뱅의 제국 건설에 힘을 보탰고, 포스팅 자격이 주어지는 2017년부터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게 됨.
근데 소뱅이 허락을 안 해줘서 못감ㅠㅠㅋㅋ매년 부탁하는데 매년 거절당해서 연봉 1억엔이 올라도 우울하게 기자회견함.
(소뱅이 허락 안 해주는 사유는 크게 두 가지임.
메이저리그 구단은 포스팅을 위해 입찰액을 제시하고, 입찰액수 순위에 따라 선수와의 교섭권을 가지게 됨. 또한 그 입찰액은 고스란히 원 소속 구단의 수익이 됨. 근데 이 입찰액의 한도가 없을 경우 스몰마켓 팀은 경쟁에 뛰어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함. 자본주의적 시각에서 생각하면 많이 쓴 놈이 교섭권 가지는 게 당연하지만 메이저리그는 30개 구단이 최대한 공정하게 경쟁하고 그에 따라 리그가 흥행하는 걸 목표로 삼는 상업 스포츠고 그 일환으로 드래프트와 셀캡 제도를 도입함. 결국 포스팅 시스템 역시 개편하며 입찰액의 한도가 2천만 달러로 제한됨. 포스팅을 할 정도면 팀의 에이스인 건데, 에이스를 포기하는 대가가 최대 2천만달러면 NPB 구단 입장에선 크게 남는 장사가 아님.
둘째로 소뱅 구단의 기조가 그러함. 소뱅은 NPB 제일을 넘어 세계 최고의 구단이 되는 걸 팀의 목표로 삼고 있고, 위에서 언급한 야빠 회장은 일본vs미국 월드시리즈를 도입하는 게 희망 사항임. 그래서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를 반기지 않고 선수의 포스팅 신청 역시 절대 허락하지 않음.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요미우리도 슬쩍 포스팅을 허용하는 와중에 졸라게 대쪽 같으신...)
결국 센가는 FA 자격을 취득한 후 소뱅과 다시 한 번 다년 계약을 맺었고, 한 시즌을 더 소화하고 옵트아웃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함. 팀은 뉴욕 어메이징 메츠, 계약 금액은 5년 7500만 달러.
센가의 포크볼은 분명 NPB를 넘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손 꼽히는 마구지만 패스트볼의 구위는 완벽하다고 할 수 없음. 이 외에 제구력과 이닝소화력에 대한 의문점도 있었기 때문에 오타니 쇼헤이나 야마모토 요시노부 같은 초특급 자원에 비하면 평가가 좀 떨어짐.
뉴욕 메츠는 비교적 최근인 2020년에 스티브 코헨이라는 억만장자한테 인수된 팀인데, 메츠가 야구 구단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처럼 되는 게 코헨의 목표임.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뉴욕 양키스 모자를 쓰는 것처럼ㅇㅇ
브랜드가 되려면? 왕조
왕조를 세우려면? 돈지랄ㅇㅇ...
코헨은 양키스조차 기겁할 돈지랄을 하고 계심. 셀캡 초과해 사치세 내기는 기본, 메이저리그 전체 총액 1위는 옵션. (역사를 쓰긴 썼음. 101승 와카딱이라는...) 병신팀
센가는 소뱅 제국의 핵심 멤버 중 하나였고 + 2017년부터 주구장창 포스팅 허가를 요청할 만큼 빅리그와 커리어에 대한 열망이 컸음. 우승을 노린 센가는 예상 금액보다 적은 7500만 달러에 사인하며 메츠의 선수가 됨
물론 코헨의 돈지랄은 센가 하나로 멈추지 않음. 그깟 사치세 내면 그만이란 마인드로 저스틴 벌랜더외 호세 퀸타나를 사왔고, 팀의 마무리 투수인 에드윈 디아즈에게 1억 달러를 주며 역대 불펜 최고액 계약을 갱신하고 눌러앉힘.
그렇게 호기롭게 시작한 2023 시즌....!
사이영 3번, 통산 257승 등등 지금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 첫턴에 들어간다는 레전드 투수 벌랜더씨는 하필 메츠에 오자마자 에이징 커브가 와서 골골거리다가 한 시즌도 못 채우고 트레이드(.....)
매년 170이닝 이상 소화했고 특히 직전 시즌인 2022 시즌에는 165이닝 평자 2.97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퀸타나 씨는 시즌 시작도 전에 스트레스성 갈비뼈 골절로 골골대시더니 75이닝 소화하며 멸망(....)
받은 돈 생각하면 사이영을 타셔야 할 슈어저 씨는 전반기 평자 4점대로 멸망하시더니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
2022시즌 리그 최강의 마무리였던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디아즈 씨는 WBC 승리 후 세레머니하다가 무릎 슬개건이 파열돼서 개막전 시작도 하기 전에 시즌아웃 (.......)
(왜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 https://youtu.be/-kpzq-gX9ao?si=ngzj7zmNY9HWmmDd)
팀의 주축인 선발진과 주전 마무리가 줄줄이 나가리 됐는데 뭘 하겠음. 결국 메츠는 사실상 시즌을 포기하고 고액연봉자를 모조리 트레이드 시키며 개가치 멸망함
타오르는 센가의 초상.jpg
계약 규모에서 보다시피 센가는 특급 매물은 아니었음. 리그가 바뀌며 공인구도 바뀐 데다 원래부터 제구력과 이닝소화력에 물음표가 있었고, 첫 시즌부터 팀이 멸망했으니 멘탈도 멀쩡할 수 없는 상황......
인데....왜 잘함.....?
데뷔전에서는 첫 타자부터 안타-2루타로 실점 후 연속 볼넷으로 무사ㅋㅋ만루ㅋㅋ를 채워 멸망하는가 하더니 갑자기 연속 삼진 잡아서 무사만루 무실점
NPB는 6선발 시스템이 많아 5일 휴식 후 등판을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4일 휴식 후 등판이 보편적임. NPB에서도 체력 문제가 있었던 양반이라 의문부호가 붙었었고 실제로도 체력과 제구력 문제를 드러냈지만 전반기를 평자 3점대로 마무리했고, 메이저 일정과 공인구에 적응한 후반기에는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하며 메츠의 에이스 겸 실질적인 1선발이 됨.
최종 성적 166이닝 평자 2.98 202 탈삼진으로 아슬아슬하게나마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이닝소화 또한 준수했음.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적응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나이도 아직 젊기 때문에 2024 시즌에도 메츠의 고독한 에이스가 되어줄 예정
사장님 한국 아마야구도 봐주십시오....
여담 1)
센가의 동기생이자 소뱅의 육성 선수 5라운드 지명자는 카이 타쿠야라는 포수였음. 전체 97명 중 94위라 센가 못지 않은 복권픽이었는데
일본 리그 최고의 강견 포수로 별명이 카이 캐논임. 일본시리즈에서 도루 1위 팀 상대로 도루저지율 100프로를 보여주며 일본시리즈 MVP까지 해드심. (그 외 맞추면 넘어가는 일발 장타력도 있음. 맞는 날이 드물어서 문제지만...)
여담 2)
육성선수 4라운드인 센가와 6라운드인 카이 사이인 5라운드 지명 선수는
소뱅의 리드오프인 마키하라 타이세이
소뱅은 육성선수 드래프트 최하위픽 셋이 다 대박나며 육성드랲 신화를 썼다고 한다. (근데 정작 본게임인 신인 드래프트는 망했.....)
여담 3)
사실 존나 망한 건 아닌 게 그 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더인 야나기타 유키가 일본 리그 최고의 타자임. 옵스 1 넘기며 리그 MVP를 두 번 했고 일본 야수 최고 연봉 기록을 갱신함.
대학교 졸업 논문 주제를 <히로시마 카프의 경제 효과>로 삼을 정도로 카프 골수팬이라 소뱅 선수가 된 후에도 “나는 소뱅을 좋아히긴 하지만 소뱅의 팬이 되진 않을 거고, 카프의 우승을 보고 싶고, FA로 카프에 가서 카프를 우승 시키는 게 내 꿈이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도라이임. 근데 야구를 너무 잘하는데다 소뱅 제국의 핵심 멤버라 팬들이 욕을 안 함. ‘허허 우리 프차가 또 고향 사랑 지랄병이 도졌구나^^’ 하며 그냥 웃어줌.
참고로 거지구단인 카프는 리그 최고의 타자인 유키를 당연히 사지 못했고, 유키는 7년 계약을 박으며 사실상 소뱅 종신을 하게 됐다고 한다. (어차피 못 갈 거 알아서 욕 안 한 건가?)
여담 4)
메츠의 불펜 필승조에는 크보 팬들도 알 만한 사람이 있으니
레일리야 우리 포수 샀다 돌아와다오- 끗 -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티모시샬라샬라셩 작성시간 24.02.25 센가 진짜 잘하더라 올스타 가고 신인왕 후보 되는거 보고 놀람 ㅋㅋㅋㅋㅋㅋ 작년에 메츠 개폭망할 때도 센가 경기는 진짜 볼만했는데…. 올핸 좀 재정비하나 싶더니 후지나미 신타로 영입한거보고 아..했어 ㅋㅋㅋㅋㅋㅋ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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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범수와인상여 작성시간 24.02.25 메츠 근데 돈으로 발라도 못한 거 보면서 역시 시즌은 뚜껑 열어봐야 아는구나 라는 걸 느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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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부엉아 작성시간 24.02.25 존나사랑함 존나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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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왜때문이죠? 작성시간 24.02.25 와… 포크 낙하 죽인다 진짜;;;; 쟤네는 풀이 좋아서 3군까지 있고 부럽구만ㅜ 하고 보다가… 레일리야 돌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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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토요일이다 작성시간 24.02.26 와 존나 흥미돋으로 읽음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