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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뉴스데스크]잡초 무성한 친일 거두의 무덤… 관광객 붐비는 의병장의 생가

작성자망수빙고|작성시간24.03.01|조회수3,231 목록 댓글 10

출처 : 여성시대 망수빙고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1508141859148563
 

 

문명기 일가와 신돌석 생가… 역사는 결국 옳은 길 찾아간다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일제시대 대표적인 친일파 문명기의 묘는 관리를 받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봉분의 떼가 크게 벗겨져 있다.

반면 같은 지역 의병 신돌석 장군의 생가 주변은 작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보존돼 있다.

 
기자가 지난 11일 경북 영덕군을 방문한 것은 항일의병장 신돌석 장군과 친일 기업가 문명기 후손의 극명하게 대조되는 삶을 추적(본보 13일자 1ㆍ4면)하기 위해서였다. 광복 70년이나 된 마당에 취재 단서가 남아 있을까. 일제에 부역하며 영화를 누린 친일파는 사후에도 번듯하게 모셔져 있겠지. 서울에서 출발하며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러나 어줍잖은 기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곳은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의 부활과, 역사 바로잡기라는 한국 근현대사의 두 가지 흐름이 여전히 길항하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문명기 일가를 취재하기 위해 접촉한 주민들은 어딘가 비협조적이었다. 출발 전 제법 넉넉하게 파악해 뒀던 취재원 중 일부는 연락이 두절되거나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겼다며 기자를 피했고, 즉석에서 섭외한 주민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기사가 ‘펑크’날까 전전긍긍하며 반나절을 보낸 뒤에야 어렵사리 몇몇 주민들로부터 문명기 일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문명기가 환갑 넘어 얻은 딸이 2000년대 중반 지역사회를 찾아와 선대의 미화작업을 시도했던 일화, 문명기가 일제 경찰서장에게 줄을 대기 위해 서장 집 앞에 고등어(일본어 사바ㆍさば)를 걸어둔 것이 아부를 뜻하는 ‘사바사바’의 유래가 됐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까지, 생생한 증언이 줄을 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문명기 일가에 대한 언급을 꺼렸던 이유도 알게 됐다. 문명기의 손자가 군사정권 시절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냈고, 그의 딸 역시 여성단체 간부 등 지역 유력인사로 살아와 주민들은 지금도 문씨 일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도 족히 지난 친일파 인사의 영향력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사실에 전율했다.
 
문씨 일가의 위세를 새삼 느끼면서 문명기의 묘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주민들이 설명해준 길을 아무리 기웃거려도 산소로 통하는 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도무지 사람이 다녔다고 믿기 어려운 산길을 따라 20여분 올라가자 드디어 문명기의 묘가 나왔다. 하지만 눈 앞에서 맞닥뜨린 묘역은 의외의 모습이었다. 봉분의 떼는 곳곳이 벗겨지고 상돌도 기운데다 몇 년간 벌초를 하지 않았는지 잡초가 무성했다. 수십년간 지역사회를 호령했던 친일 거두의 무덤치곤 너무나 초라했다. 주민들은 후손들이 자주 찾지 않는다고 했다. 주민들이 가끔 무덤을 둘러봐 줄 법도 하지만, 그 누구도 무덤은커녕 묘로 향하는 길조차 관리해주지 않았다.
 
문명기의 묘는 신돌석 장군 생가와 많은 대비를 이뤘다. 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복원된 생가와 인근 기념관은 주중 400여명의 방문객이 꾸준히 찾는 관광코스가 됐다. 매해 6월과 8월 열리는 신 장군 추모제에도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이 방문한다. 붐비는 인파에도 생가와 기념관은 쓰레기 하나 없이 정갈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극명한 대비에 두 인물을 대하는 우리 국민의 마음이 반영돼 있음은 물론일 것이다.
 
애국자와 민족반역자를 대하는 사회적 인식은 비단 신돌석-문명기 두 인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본보가 광복회 회원 6,831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실태 설문조사(12일자 1면)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열악한 삶이 3대, 4대로 대물림 되는 현실을 보도하자 독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반지하방에 살고 있는 최진동 장군의 손녀 정선(76)씨 사연(12일자 5면)에 현직 국회의원들은 도움을 자처했고, 친일 조상이 남긴 재산을 밑천 삼아 떵떵거리며 사는 후손들을 분석한 기사(13일자 5면)를 읽고 수많은 네티즌이 분개했다. 지난 70년은 친일세력의 궤변과 뻔뻔함에 짓눌리고 왜곡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사의 물줄기는 굴곡이 있어도 결국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는 교훈을 기자는 다시 떠올렸다.
 
글ㆍ사진=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나라 팔아먹으며 재산 일궜더니 조상 무덤조차 관리안하고 단물만 쏙 빼먹고 먹버하는 그 핏줄에 그 후손들다움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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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나의두볼기짝 | 작성시간 24.03.01 기사 좋다 올려줘서 고마워 여시야
  • 작성자무언가 | 작성시간 24.03.01 거대한 흐름은 거스를 수 없지 기사고마워!
  • 작성자울고앵이들최고짱 | 작성시간 24.03.01 좋은기사다! 올려줘서 고마워 여시!
    파묘 생각나넼ㅋㅋㅋ 꼬시다 그 조상에 그 핏줄 답죠ㅠ
  • 작성자바쁠수록신나는쌔럼 | 작성시간 24.03.02 좋은기사다..
  • 작성자레이몬드현식 | 작성시간 24.03.02 조상이랑 똑 닮았네ㅋ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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