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물가 고공행진에 마트 오픈런 하는 사람들... 990원 대파는 행사 끝나니 도로 원위치
육, 칠, 팔, 구, 땡! 오전 아홉시 정각.
21일 오전 9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종합마트. 아홉시 정각이 되자 마트 앞에 길게 줄을 서있던 50여 명이 앞다퉈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오픈런'이다.
2830원짜리 특가 사과에 40분 전부터 대기줄
핸드폰엔 할인행사 안내 문자... 사람 몰리며 혼잡도
이날 1등으로 들어온 시민은 오전 8시 20분에 마트에 도착해 40분간 줄서서 마트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그 뒤로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마트 입구가 지하철 출구와 연결돼있어 사람들 줄이 지하철 출구 계단까지 이어졌다. 영문도 모른채 줄부터 먼저 서고 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마트에서 보내는 농·수산물 할인 행사 문자를 받고 마트에 왔다. 전날에는 '농식품부 할인지원가'로 대파 한 단에 990원씩 팔았다.
이날 특가는 한 봉지(2.5kg)에 2830원 하는 사과였다. 행사 문자에도 안내되지 않은, 그야말로 깜짝 행사였기에 사람들은 사과가 놓여진 행사 매대로 몰려들었다.
"질서를 지켜주셔야 저희가 사과를 나눠드릴 거 아닌가요? 뒤로 좀 가주세요! 사과 고르는 거 없어요!" 마트 직원들이 소리를 질렀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줄 선 인파에서는 간혹 새치기가 발생해 다툼이 일어났고 다른 사람 장바구니에 있는 사과를 가져가 버리는 등의 소동도 벌어졌다.
김씨는 이날 기자에게 "옆 마트에서 대파를 2000원에 팔길래 여기 왔더니 990원(1단)에 팔더라고요. 그거 당연히 사야지, 그럼 안 사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한단에 875원짜리 대파에 대해서 묻자 "요새 그 가격 대파가 어딨어요? 대통령이 어디 평소에 그런 거 사러 다니는 사람이었어요? 그거야말로 '보여주기식'이지"라고 말했다(관련기사: '875원짜리 파 한 단'은 어디에... "윤 대통령, 세상 물정 몰라" https://omn.kr/27vvk).
전날 990원이던 '400개 한정판 대파'는 하루만에 2100원으로 뛰었다. 이마저도 원래는 3000원이었는데 '농식품부 할인지원가'를 적용해서 가능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날 2100원짜리 대파에 손을 대는 사람들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