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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조선시대 왕은 멘탈이 다이아몬드여야 해. 왜냐면 이런 악플을 받으니까;;;;

작성자mbti교 신봉자|작성시간24.04.03|조회수2,645 목록 댓글 8

출처 :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저서 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김준태 지음)





우리의 옛 속담에 '없는 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이건 아주 옳은 말이라고는 할 수 없음.


왜냐면, 나랏님 앞이라고 욕을 안 한건 아니기 때문임.





그 예 중 하나가 바로 대간.


딱히 정확한 설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충 왕 전용 악플러부대라고 생각하면 되겠음.


직장 상사 신랄하게 까고 월급 받기라니 사실 진짜 꿀직업은 대간들이 아닐까...


세상에 유례없는 이런 악플 부대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선 정치 체계가 유교 원칙에 철저했기 때문임.


물론 정치 제도로 보장이 된다고 해서 왕이 모가지를 안 날리는 건 아니었지만, 하여튼 모든 선비에겐 죽을 땐 죽더라도 왕을 순살치킨으로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었음.


그래서 오늘은 순살 특집 해보려고. 이 글을 복날에 올렸어야 맞는 거 같은데 하여튼 소재가 없으니까 걍 씀...


날이 빠르게 더워지고 있으니까 삼계탕 좀 일찍 먹는 셈치자.


1. 순살치킨 명종맛 (발골사 남명 조식)




때는 조선 명종 때, 남명 조식이라는 선비가 살았음. 위에 이미지는 조식이랑 아무런 상관도 없긴 한데 힙하니까 가져옴.


하여튼 남명 조식은 이름 높은 선비로, 단 한번도 벼슬을 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전국에 소문이 자자한 인재였음.



이 소문은 마침내 명종과 조정 관료들의 귀에도 들어갔고, 명종은 그에게 단성현 현감이라는 벼슬을 내렸는데...


남명 조식은 단칼에 그 명령을 거절함.


그냥 거절만 한 게 아니라 역사에 아주 길이 남은 악플까지 달아서 거절해버림. 궁금하면 단성소 검색ㄱㄱ 구글에 검색하면 전문 나옴.


하지만 여기에서는 일부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식 : 전하, 변변치 못한 소인에게 벼슬을 내려주시다니, 두렵고 떨리나이다.


그러나 신은 벼슬길에 나아갈 수 없사오니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전하 정치하는 꼬라지가 이미 글러먹었습니다. 근본이 흔들려서 하늘의 뜻도 민심도 이미 떠난 지 오래입니다..ㅋ

굳이 비유하자면 벌레먹어 말라빠진 늙은 나무에게 폭풍이 닥친 꼴ㅇㅇ

아 물론 모든 관리들이 썩었다는 소리 아님. 근데 대부분이 썩어빠진 거 전하도 알죠? 내가 이것만 생각하면 밤에도 잠이 안 와ㅋㅋㅋㅋ 한숨만 나오니깤ㅋㅋㅋ

까놓고 말해서 대비 마마는 그냥 궁중의 일개 과부이고, 전하는 아직도 어린 게 선왕이 남기신 고아에 불과합니다. 이 상태로 천재지변은 어떻게 감당하실 거고 억 갈래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할 수나 있으십니까?

아니 솔직히 지금 이 정치 꼬라지는 죽었던 주공(중국의 존나 유능한 재상)이 살아돌아와도 못 살릴 텐데ㅋㅋㅋㅋ 내가 가서 뭐 하라고요?ㅋㅋ 제가 뭐하려고 전하의 신하가 됩니까? 변변찮은 명성 얻자고 그 고생을 하는 건 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백가지 방법 다 필요 없고 전하가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다 해결 된다고요. 근데 전하 하고 싶은 것이 있기는 하십니까? 아무리 봐도 지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거 같아 진짜...ㅋ

사실 저도 정치 생각 있어요. 전하께서 덕과 학문을 갈고 닦아 왕도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신은 전하의 마부라도 되겠습니다. 근데 그게 지금은 아님ㅋ 삼가 예찰하소서




책읽던 나 : .....??



명종 : (순살)


벼슬 되로 주고 악플 말로 받기....


남명 조식이 언제까지 살았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봤는데, 이런 악플을 달고도 멀쩡히 목숨을 부지함.




(명종, 선왕의 어린 고아, 당시 나이 벌써 20대)


물론 이런 팩트폭력을 당한 명종은 존나 빡이 쳤고, 아무리 왕이 못났기로서니 이렇게 욕을 퍼부어도 되냐고 조식에게 벌을 주려 하였으나...




신하들이 조식을 쉴드치고 나서서 아무런 처벌도 없이 지나갈 수 있었음.


그리고 남명 조식은 이 일을 계기로 명성이 하늘을 찌르게 되었다고 한다.


남명 조식이 남긴 시 한수로 마무리 짓겠음.


全身四十年前累。

千斛淸淵洗盡休。

塵土倘能生五內。

直今刳腹付歸流。


온 몸에 쌓인 사십 년의 허물을

천 섬의 맑은 물에 씻어 없애리

그래도 오장에 티끌이 쌓이거든

곧장 배를 갈라 물에 흘려보내리


그냥 타고나길 센캐였던 듯.....


 

2. 순살치킨 선조맛(발골사 율곡 이이)


이 사건은 대사간에 임명된 율곡 이이가 이런 내용의 사직 상소를 올리며 시작됨.




이이 : 전하께서 신이 쓸만한 사람인가 알고 싶으시다면 당면한 일들에 대해 물으심이 마땅합니다.

그리하여 신의 말이 쓸만한 것이 못 된다고 여기신다면 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


딱 두 문장인데 수상한 느낌이 나지 않음? 대체 왜 이런가 싶어서 실록을 좀 뒤져봤더니 원인이 이렇게 나와 있었음.


[전하께서 이이의 말이 옳다고 가상하게 여기긴 하셨는데 딱히 그 말을 들은 적은 없으셨다]


ㅎㅎ 빡돌만했네.


사직서를 받은 선조의 반응은 이러했음.




선조 : 뭐, 마음대로 해. 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든가.(빈말임)


이이가 빡돌이가 된 것을 알았더라면 저런 말을 하지 않았을 텐데....ㅉ


이이는 기다렸다는 듯 다음 상소를 제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음.





(율곡 이이, 빡처돌이)



요즘 나라 형세가 위태로운 것은 전하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나라 꼴이 잘 돌아가느냐, 개판이냐는 오로지 임금에게 달려있습니다.

그도 그럴게 임금이 제 도리를 다 했는데도 나라 꼴이 엉망인 건 말이 안 되잖아요ㅎㅎ





제가 이제껏 전하를 보니까요, 전하는 자기를 과신하면서 남의 말은 조또 안 쳐들으세요ㅎㅎ

아 물론 선을 택하여 중용을 지키며 자신을 믿는 건 괜찮아요. 근데 전하는 중심도 못 잡고 올바름도 못 얻었는데 자기만 쳐믿으시잖아요ㅗㅗ

"닥치고 내말을 따르고 내 뜻을 어기지 말라" 이딴 식으로 굴다가 나라 망친 임금들이랑 하는 짓거리가 뭐가 다른지 소신은 잘..ㅎㅎ;;;;;

서경에 보면 '남이 나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라를 망치며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다가는 협소해진다'고 하였습니다.

전하께선 학문에 통달하셔서 그따위로 구는 겁니까? 그래서 남의 도움 따윈 필요 없으신가봐요? 아니면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리셨나요? 그것도 아니면 시비고 선악이고 아예 관심이 없으신 건가요?

까놓고 말해서 전하의 학문 수준이 요순이라고 쳐요. 근데 그 요순도 남의 말을 경쳥했다는데 요순보다 못한 전하는 뭘 믿고 자만하신 건지?




전하는 말입니다, 쓸만한 재능을 가진 선비가 있으면 걔가 일 벌이는 걸 좋아할까봐 싫어하시고, 곧은 말로 논쟁하는 애가 있으면 명령을 안 들을 것 같다고 지레 싫어하시고, 유학자로 본보기가 되는 선비가 있으면 겉으로만 꾸미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시고, 하여튼 뭘 해도 지랄이십니다.

소신은 이제 모르겠나이다. 대체 무슨 도를 배우고 어떤 계책을 말해야 전하 마음에 든답니까 예? 원하는 게 뭔데요 대체!!!





3. 숙종맛 순살치킨(발골사 정시한)




역대 조선 왕들중에서 기가 세기로는 세 손가락에 들 것 같은 숙종.


그러나 놀랍게도 그 역시 팩트폭격을 당한 적이 있었음.


숙종의 뼈를 때린 선비는 그 이름도 낯선 정시한이라는 사람임.


나도 이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는데 이력이 아주 화려한 싸움닭이었음.


정시한 이력


-1690년에 상소 하나 잘못 올렷다가 숙종에게 분노를 사서 벼슬 잘린 적 있음.(목 아닌 게 어디야!)


-바로 이듬해 기사환국이 일어나자 남인임에도 인현왕후 폐위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다 또 벼슬 잘람


-이후 인현왕후가 복위되자 이번에는 장희빈을 중전에서 강등시키는 것을 반대함.


하여튼 당파를 떠나 입장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던 거 같음.


지금 살펴볼 사직상소는 바로 기사환국 때의 그 상소임.


(무릎 갈림 주의)





폐비가 벌써 전하와 함께 산 지가 10년이 넘었습니다. 전하의 배필이었고 백성들의 국모였으니 쫓아내더라도 별궁에 살게 하고 예로 대우함이 옳은데 뭐???? 여염집으로 쫓아내신다고요? 대우 존나 야박하시네요ㅉㅉ

군자는 절교하더라도 상대에 대해 나쁜 말을 퍼트리지 않는 법인데 전하 하시는 짓은 딱 반대심;;;






아니 그리고 지금 이 사달이 난 건 원자 명호 정하는 거 때문이니까 이것도 좀 얘기합시다.

원자 명호 정하자고 전하가 그러셨을 때 신하들이 중전마마가 아직 젊으시니 좀 더 기다리자고 한 거 말입니다, 그게 다 종묘사직에 도움되자고 한 말이지 망하라고 한 말이겠습니까?

근데 여기에 죄를 묻고 세자와 관련한 직책에서 배제하다니 너무 편벽하시네요.

앞으로 이 나라를 원자께 맡기실 거 아닙니까? 근데 공평은 커녕 참 좋은 거 가르쳐주시네요 진짜ㅋㅋ





원래 이 나라는 예로 신하를 대우하여 함부로 죽이지 않았으니, 툭하면 사람 죽이는 전하의 조정과 같았던 적이 없습니다.

전하께서 즉위하신지 이제 16년인데 절써 집권당 세 번 바뀐 거 아십니까?

그냥 정권만 바꾸면 몰라 편애는 또 오져서 내쫓긴 쪽은 복수하겠다고 지랄, 집권한 쪽은 지난 복수를 하겠다고 지랄 아주 지랄판인 거 이시냐고요.

이것 때문에 예의와 교양이 넘쳐야 할 조정은 개싸움판이 되었고, 모범을 보여야 할 벼슬아치들이 중상모략이나 일삼고 있는데 전하는 말리지도 않으시네요?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안 드시나?

이러다가 조정이 아주 박살 나겠습니다.이런 걸 원하시는 건지 뭔지ㅎㅎㅎㅎㅎㅎ

전하 즉위하신 이래로 어질다고 총애했던 신하들 몇 명이나 됐죠? 근데 지금 그 신하들 다 어떻게 됐어.

경신년 되니까 간사하다고 죽이고, 귀양보내고, 벼슬 자리에서 내쫓았지? 그치?

그 이후로 새로 바뀐 신하들 어질다 어질다 이뻐하더니만 지금 또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까지 전하가 쫓아낸 신하들은 대체 어진 사람입니까? 간사한 사람입니까?

지금 남은 신하들은 어진 자로 남을지, 간사한 자가 될지 소신은 알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인재 부족하다고 난린데 왜겠어요!!!! 다 전하 탓이죠!!!!

전하가 나라를 둘로 쪼갰으니까 인제가 조팔 나올 리가 없지!!!!

옛 사람이 말하길!! 편벽하게 한쪽 말만 들으면 간악한 일이 생기고!! 한쪽에만 일을 맡기면 혼란해진다고 했는데!! 지금 꼴이 딱 그래!!!

전하 성격 더러운 게 뭐냐면 누굴 이뻐할 때는 무릎에 앉혀서 둥가둥가 해줄 것처럼 굴다가도 마음이 식으면 사람을 죽여!!

존나 기준도 없고 지맘대로 줬다 뺏는다고 알아?

맨날 일 처리가 그따위니까 어? 신하들이 지 하나 살기 급급해서 뭔 포부가 없어!

어디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을 해 보시라고요. 간언하는 신하들 때려죽인 왕들은 역사에 어떻게 남은 왕들인가ㅋㅋㅋㅋ

지금 조정 벼슬아치들이 아무도 전하에게 간하지 않고 서로 탄핵하는 이유가 뭔지, 왜 이렇게 당파싸움을 쳐 하는지 언제 일도 없고 한가하실 때 지난 16년을 반성하며 생각해보시옵소서. 끝.



나는 맨 처음에 이 글을 읽고 정시한이 사형당했거나 최소 유배는 확정이라고 생각했었음.


근데 위에 말했다시피 숙종도 나름 양심은 있었는지 벼슬만 잘리고 끝남ㅎㅎㅎㅎㅎ 다행....


내기준 셋 중에서 최고로 뼈 때린 사람이었는데.


이제 끝내야 하는데 할 말이 없네 음...



문제시 저 세 명에게 장문으로 팩폭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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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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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초록닉네임무지개 작성시간 24.04.03 요새 남발되는 표현의 자유가 잘 운용되는게 저런거라 생각함..
  • 작성자갈배지망생 작성시간 24.04.03 와..개쎄다 애초에 잘 했으면 저렇게 안 혼났지...
  • 작성자막걸리 작성시간 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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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달래 작성시간 24.04.04 ㅌㅋㅋㅋㅋㅋ졸라쎄다
  • 작성자한편그무렵사바나에서는 작성시간 24.04.05 개흥미돋..상소내용 쉽고재밌게 잘 풀어써줘서 잘봤어!! 팩폭 쩐다진짜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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