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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는 아닌 존나 개빡셌던 시험 (조선판 피지컬100-무과)
보통 우리가 아는 조선의 과거 시험은
2가지 정도인데
위의 문돌이들이 천하제일 논문대회를 펼치는
"문과"
조선 후기에는 검술도 시험 과목에 들어간다
조선 제일의 인자강들이
서로 땀과 근육을 맞부딪치는 조선판 피지컬 100인
"무과"
정도만 알고 있다
- > 무과시험 알아보기(링크타기)
그러나 당연히 국가를 운영하는데
문돌이들과 헬창만 있음 운영이 되겠는가?
물론 문과나 무과에 비해 비중이 떨어지고
상시 시험도 아니었지만
국가를 운영하는데 꼭 필요한 세포조직 분야에 한해
시험을 본게 있으니 바로 "잡과"이다
대충 현대로 치환하면
기술직이나 연구직 공무원?
게오북세온과 세오원의 국가
그러나 비중만 떨어질 뿐이지
잡과 역시 공시생 국가인 조선 답게 씹창난 난이도를 보여주는데
잡과의 가장 큰 문제는
그나마 정기적으로 열리는 문과, 무과와 달리
부정기적으로 실시되기에 장기 공시생들이 대거 참여해 경쟁률이 씹창나고
게다가 잡과 특성상 중인, 서얼, 면천 노비도 참여가 가능했기에....
1영역. 율과
율과는 지금으로 치면
법원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법원 공무원을 뽑는 시험이다
당연히 사법부 역할을 한 형조에서 주관했고
조선 법체계의 근간인
대명률과 경국대전은 당연히 출제 범위이고
당률소의, 무원록, 율학변의 같은 서브 법학 서적도 출제가 되었다
1,2차를 모두 통과하면 율관이 된다
당연히 대명률과 경국대전은 전부 싹다 외워야 했고
나머지 출제범위도 모친의 안부를 묻게 만들 정도...
더 문제는 율과의 합격자 수가 잡과 중 매우 적은 편에 속하는데
최종 9명만을 뽑는 ㅈㄴ 하드한 시험ㄷㄷ
게다가 지금의 법관들과 달리 이때 법조계 대우는 씹창나서
이들은 최대 종 6품 밖에 못올랐다...
2영역. 역과
역과는 의과와 더불어 잡과의 꽃으로 불린 영역인데
지금으로 치면 통역사 + 외교관 + 번역사인 역관을 뽑는 시험
당연히 잡과의 꽃인 만큼 개씹창난 시험과
더 씹창난 경쟁률, 막장으로 치닫는 후반기 교육을 견뎌야 했다
그래도 역관을 많이 지원하는 이유가 있으니
그건 나중에 후술하겠다
의외로 이 시험은 부분점수가 있다
일단 지금의 외대? 외국어 교육기관인
사역원에서 주관했으며
시험 종목은
한어 (중국어), 왜어 (일본어), 몽어 (몽골어), 여진어 (만주어)
중 선택해서 시험을 보는 거였는데
의외로 시험 방법은 스피킹이 아니라
그냥 경국대전을 해당 언어로 번역하는 것
당연히 역과도 1차, 2차 시험을 거쳐
중국어 13명, 일본어-몽골어-만주어에서 각 2명씩
총 19명을 선발하는데
문제는 이 시험을 보기 위한 조건이다
시험을 보기 전에 우선
일종의 사전교육원인 우어청에 입소해야 했는데
여기 들어가려면 일단 현직 역관의 추천이 있어야 하고
심사위원인 사역원 관리 13인의 동의가 받아야
시험을 보기 위한 수험생 자격을 얻는 우어청에 '입소'가 가능하다
자 청운의 품을 품고 우어청에 들어온 당신!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진정한 지옥이 시작되니
사역원 내 우어청의 신규 입사자들은
하루종일 해당 언어로만 이야기 해야 했다
즉 한어청(중국어)에서는 하루종일 중국어만
왜어청(일본어)에서는 하루종일 일본어만 써야 했다는 것!
당시 왜어청에서 쓰던 일본어 교재인 첩해신어
당연히 여기서도 미친듯이 공부를 해야했는데
매달 2일, 26일에 시험을 치고
3개월에 한번씩 일종의 기말고사인 원시에서 성적이 어느 정도 나와야
잡과에 응시할 자격이 생긴다
근데 이렇게 해도 중국어가 안 늘자 극단적인 방법으로
우어청에서 조선말 쓰다 걸리면 바로 군역으로 보내버렸다
거상 임상옥도 역관 공시생 출신
그리하여 이 개고생 끝에 역과에 합격해
역관이 된 당신은 이제 진짜 꽃길만이 펼쳐지니
보통 중국으로 사신으로 갈 때 항상 역관이 동행했고
이 때 역관들은 공적, 사적으로 무역활동을 통해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다
그래서 품계에 비해 매우 부유한 역관들이 많았고
조선 후기 쯤 되면 이들을 중심으로 사회 변혁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3영역. 의과
이름만 봐도 눈치챘듯이 의원을 뽑는 시험이다
근데 어의 같은 거 보다는 국립 보건소에서 일하는 의료직 공무원에 가깝다
근데 어떻게 보면 진짜 개토나오는 경쟁률을 자랑하는 시험으로
국왕 및 왕족 전담 의료기관인 내의원의 의원 자체가 10명 정도였고
당연히 여긴 웬만하면 종신직이었기에
내의원 신규 채용은 결원이 생겨야 충원하는 시스템...
※ 그래서 의과 합격해도 내의원 직행은 매우 어렵다
이 미친 경쟁률을 뚫고 온 괴물 중에서도 괴물이었던 허준
우선 당연히 의학 전문서 중
맥에 대한 찬도맥, 침과 뜸에 대한 동인경을 필수적으로 외우고
본초, 구급방, 득효방 같은 약학 지식까지
시험 범위로 출제했다
여기서 최종적으로 9명이 선발된다!
근데 그렇다고 다 어의가 될 수 있는 내의원으론 못가고...
당연히 대통령 주치의가 되려면 수많은 경력을 쌓아야 하듯
신규 합격자 역시 국립 민간 의료 센터인 혜민서나 활인서
혹은 지방 감영에서 근무하며 커리어를 쌓아야 했지만
잡과에서 가장 중요시하던 게 의과였던 만큼
승진도 매우 빠른 편이었고
내의원에 들어가 왕과 왕실 종친을 치료만 하면
엄청난 포상과 정 3품 이상인 당상관까지 오를 수 있는 직책!
참고로 위에 설명한 의과는 고급의관 시험이고
이보다 낮지만 그래도 나라에서 월급 받는 의사를
뽑는 시험도 있으니 바로 "녹시"
의료인력이 항상 필요했기에 매년 6월, 12월 마다 시험을 보았고
합격자는 각 의료센터에서
위의 의과 합격한 사람들을 보조하는 의사로 근무한다
4영역. 음양과
'음양'만 보고 풍수지리나 보는 지관 뽑는거 아님?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천문학, 지리학이 포함되어있고
가장 중요시 여기는게 바로 천문학이라
지금으로 치면 기상직 공무원, 부동산 관련 공무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풍수지리, 관상, 역학 부분도
채용을 하긴 했다
일단 60간지중 자, 오, 묘, 유에 해당하는 연도에만
관상감의 주관 아래 시험을 열었는데
천문학 응시자의 경우 별자리 체계를 다룬 보천가와
칠정산, 교식추보가령를 통한 계산문제(?!)를 풀어야 했고
지리학 응시자는 풍수와 조선 지리를 다룬 금낭경, 청오경을 외워야 했고
명과학 응시자는 관상, 역학, 풍수와 같은 여러 개론서를 모두 외워야 했다
나름 이 시대의 기술직이라고 할 수 있기에
이들은 대부분 정교한 수학 실력과 측량술을 배워야 했고
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단 9명만이 선발되어
시계, 천문 관측, 왕실의 묘에 대한 풍수와 관련된
부서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5영역. 부정기과
다른 직렬은 그래도 아무리 비정기적이라도
대충 언제 시험을 치는지 가늠은 할 수 있었지만
부정기과는 진짜 시험 일정이 랜덤 그 자체였는데
주로 요리, 미술, 음악, 수학, 도서 관리 등의 관청에서 근무했고
현대로 치면 기술직 공무원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존나 비정기적이니 경쟁률은....
신윤복과 김홍도도 천거 전형으로 뽑힘
근데 여기서 약간 예외가 바로
그림을 그리는 관청인 도화서인데
여긴 현대의 입시 미술과 다르게
진짜 재야에서 인재를 긁어 모으는데 환장한 집단이었고
주로 천거를 통해 화원들을 뽑았는데
이 천거는 지인에 의한 거나, 아님 찐으로 재야에 있던 인재를 긁어 온 것ㄷㄷ
근데 여기에 조선 역사상 희대의 미친 + 천재가 나오는데
바로 조선 3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
이 인간은 진짜 술 ㅈㄴ 퍼먹는 알콜 중독자이지만
그림 하나는 ㅈㄴ 잘그리는 악마의 재능!
그래서 도화서 화원들이 재야에 있던 9성급 인재인
장승업을 캐스팅 했지만 술만 존나 퍼먹고 궁궐 탈주까지 했다고ㅋㅋㅋㅋ
장승업이 얼마나 미친 양반이냐면
그가 그린 그림이 ㅈㄴ 유명하자 도화서 고위 임원이 직접 스카웃하러 찾아왔는데
술에 떡이 된 상태에서도 테스트 그림을 완벽히 그려 바로 취업에 성공!
그러나 술이 너무 먹고 싶었던 장승업은 궁궐(??)에서 필사의 탈주를 감행했고
개빡친 고종에게 잡힌 장승업은 몽둥이 찜질을 당했지만 그래도 한번은 봐줬는데
그 뒤에도 수차례 궁궐 탈주를 감행하여, 고종도 씨발 너 같은 새끼는 처음 봤다며 학을 떼었다고ㅋㅋㅋㅋㅋ
실제 장승업이 그려서 러시아까지 간 고사인물도
근데 보통 이딴 짓을 하면 바로 참수지만
당시 국왕인 고종마저도 이새끼 죽이긴 아깝고
그냥 그림 노예나 해라 하면서
ai 이미지 마냥 존나게 러닝을 돌렸다
또한 당대에도 얼마나 고평가 받았던지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차르 대관식에
조선 사절단이 선물로 들고 간 것이
바로 위의 장승업이 그린 고사 인물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