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타]농림성 차관은 어째서 아들을 죽여야 했나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4.04.23|조회수4,813 목록 댓글 16

출처: https://www.fmkorea.com/6946630441

 

 

2019년 여름 도쿄에서 70대 아버지가 40대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일본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는데,

 

아버지가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는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피의자가 도쿄대 출신의 농림성 차관으로 존경받는 엘리트였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선진공업국에서 농업 분야가 한직으로 인식된다지만

 

농림성 차관이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던 데다가

 

피의자가 정치권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정무차관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관료로 승진할 수 있는 최고봉인 사무차관이었다는 점에서

 

 

현직 시절 일본의 농업 정책은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농업 정책 분야에서는 그의 능력을 따라올 사람이 없는 수준이었고

 

 




인품 역시 훌륭하여 퇴임 후

 

체코 공화국에 일본을 대표하는 대사로 부임하였을 때도

 

아무런 구설수 없이 양국의 우호를 증진했다는 평을 받던 사람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일본인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업무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엘리트이자

 

고도의 사교성이 요구되는 외교 대사로서의 업무를 훌륭히 마친 사람이

 

어째서 자신의 아들을 살해하는 일을 벌였느냐 하면

 

아들이 계속해서 휘두르던 폭력의 수위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피해자인 아들은 방구석에 틀어박혀 은둔하면서

 

세상과 교류를 하지 않고 백수로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원래부터 세상과 모든 교류를 끊고 살던 것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부터 공격적인 언행으로 주위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고서

 

때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감정을 표출하다보니

 

'공공의 적' 으로 찍혀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결국, 아들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중학교를 중퇴하고

 

'나는 만화를 좋아하니까 원화가가 되겠습니다.' 라며

 

애니메이터 양성 학교에 들어갔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이 분야도 좋아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재능이 뛰어나던가, 그렇지 않으면 이를 만회하려는 피나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라는 말처럼, 

 

도피성으로 애니메이터 양성 학교에 들어간 그의 실력은 발전 없이 처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이 그림은 아들이 코미케에 나가서 판매하려고 했던 동인지였는데

 

빈말로도 잘 그렸다는 소리를 하기 어려울 수준이었다.

 

 

이러다보니 어느 업체에서도 그를 원화가로 채용하겠다고 하지 않아서

 

직업 없이 백수로서 놀고 먹는 인생을 살게 되었는데,

 

 

일본에서 원화가라는 직업은

 

'월급 15만엔에 교통비 별도로 하루 14시간 근무'

 

같은 비상식적인 노동 착취로 악명이 높아서

 

만성적으로 일할 사람이 모자라서 문제였던 산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런 곳에서조차 조수로도 부르지 않았을 정도면 

 

그의 실력이 얼마나 처참했을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항상 온라인 상에서

 

'나는 애니메이터다' 라고 자신을 그럴듯한 인간으로 이야기하고 다녔고,

 

여성 유저들에게는 유난히 과한 친절을 베풀어서

 

'지나친 친절이 불편했었다' 는 평가도 있었지만,

 

'친절을 베푸는 상냥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던 듯하다.

 

 

아들이 이렇게 애니메이터라고 이야기하고 다녔으니

 

이를 증명하기 위해 코미케에 출전하였으나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사람을 만나지 않았던 그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자기 부스 일을 도와달라고 협박하였고

 

실제로 당시 아버지는 아들을 돕기 위해 코미케에 나갔다고 한다.

 

 

당시 코미케에서 이들 부자의 모습을 본 사람의 이야기로는

 

'곱게 나이 드신 신사 한 분이 넋 나간 듯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라고 했는데

 

 

도쿄대 나와서 차관 하던 사람이

 

저렇게 한심하게 사는 아들이 휘두르는 폭력에 못 이겨 억지로 도와줬다는 게 참 슬프다.

 

 




심지어 아들은 나이 마흔이 넘도록 백수로 살면서

 

아버지에게서 한 달에 40만엔 이상을 용돈으로 뜯어갔다.

 

 

이는 아버지가 받던 연금보다 더 많은 액수였으며

 

일본 근로자 평균 급여가 월 평균 급여가 36만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단지 '당신은 나를 낳은 아버지로서 나를 부양할 책임이 있다' 는 거 하나만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돈을 당연하다는 듯이 갈취한 것이다.

 

 




게다가 그 돈으로 의미 있는 것을 한 게 아니라

 

위의 사진처럼 30만엔 이상을 가챠겜 하는데 탕진해놓고

 

'니들 부모들이 죽어라 번 돈 보다 내가 가챠겜 지른 돈이 더 많은데?'

 

라고 떠들어대던 수준이었기에

 

아버지 입장에선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물론, 이렇게 부모 재산을 탕진하더라도

 

인성이 좋고 예쁨 받는 짓을 한다면

 

그래도 부모로서 '우리 자식이 못났긴 하지만 그래도 애는 착하지' 라고

 

마음의 위안이라도 가졌을텐데,

 

아들의 인성 역시 문제가 많았다.

 

 

여자들에게 과도한 관심을 가지고 들이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나는 니들 부모들이 벌어돈 돈 보다 많은 돈을 가챠겜 하는데 쓴다.' 라던가

 

위의 사진처럼 '나는 인종차별인간이고, 특히 조센징들이 싫다. 재일한국인들은 일본에서 꺼져라'

 

라는 식의 내용을 공공연히 떠들어 댈 지경이었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인종차별주의자' 라는 단어를 몰라서 '인종차별인간' 이라고 쓴 점에서

 

우선 이 사람이 제대로 교육받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긴 했지만,

 

 

일단 일본 사회에서 재일한국인 문제는 

 

'교양 있는 사람은 이야기 해서 좋을 게 없는 폭탄 같은 주제' 로 인식되어

 

다들 언행을 조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식으로 기분 내키는 대로 대놓고 저런 발언들을 떠들어대니

 

'저 애비는 얼마나 돈이 많길래 아들 가챠겜에 남들 월급보다 더 많이 퍼주냐'

 

'저런 소리를 하는 걸 보면 저 사람 아버지의 인성이 문제겠군'

 

이런식으로 아버지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이었다.

 

 

기후현 두메산골에서 눈물나게 노력해서 도쿄대에 들어갔고

 

번듯한 삶을 살기 위해 농림성에서 수십년간 자신의 몸을 갈아가며 굴러서

 

사무차관까지 승진하고, 체코 대사로서 능력과 인품에 대해 존경 받으며 내려왔는데,

 

아들 잘못 낳은 죄로 이렇게 시달리는 인생이었으니 얼마나 비참했을까.

 

 



아버지는 그래도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었기에 아들이 언젠가는 갱생하고 

 

나중엔 번듯한 사람으로서 살아가지 않을까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견뎌왔지만

 

 

이러한 희망이 무색하게도 아들의 히키코모리 성향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져서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빈번해졌으며

 

 

사건 직전에는 아들이 주변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자

 

시끄러워서 게임에 방해된다고 쳐들어가서 칼로 찔러버리겠다고 하자

 





 

아버지가 '그래서는 안 된다' 고 설교를 하자

 

아들이 평소처럼 기분 나쁘다고 아버지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아버지가

 

'이러다가 아들이 주변 이웃들이나 아이들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겠다' 라는 생각에

 

아들을 향해 식칼을 휘둘렀다고 한다.

 

 

칼에 찔린 아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버지가 보기에 아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소생한다면

 

아들이 자신부터 해칠 것이 분명했고, 

 

자신이 없어지면 이웃들과 아이들을 향해 끔찍한 짓을 저지를 것이 뻔하기에

 

 

'이웃에게 폐를 끼치느니 내가 아들을 죽인 살인범이 되겠다.' 라는 생각으로

 

아들이 사망한 걸 확인하고서야 경찰에 자수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일본 사회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쉬쉬해왔던

 

40대 이상이면서 부모에게 기생하면서 폭력을 휘두르는 히키코모리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가 가엽다고 탄원을 하였지만,

 

죽어가는 아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살인죄가 인정되어

 

아버지는 징역 6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에 있다.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댓펌


하나만 첨언하자면 저 아저씨 아마 보석받고 나왔을겁니다.
https://toyokeizai.net/articles/-/320929  

 

1심 판결에서 살인죄로 실형이 나왔음에도 기사처럼 보석이 나와서 항소심에서 판결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항소심에서도 동일하게 6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채꾼 우시지마나 디지몬같이 가족 다룬 일본 만화만 보면 저런 부모 자식 관계 되게 많이 나옴
분명 부모는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모자랄 것 없이 사는데
정작 자식들 입장에서 부모는 '퇴근하면 잔소리만하는 꼰대+주말엔 피곤하다면서 놀아주지도 않고 하루종일 자거나 TV만 보면서 썩어가는 인생' 으로 보는 경우가 꽤 많이 나오더라고
교류를 안하는 부모와 삐뚤어지는 자식 ㅇㅇ

그래서 부모는 어디 대기업 간부, 고위관료, 교수인데
자식은 발랑까진 갸루, 양아치, 히키코모리로 나오는 건 ㄹㅇ 클리셰임 ㅋㅋ


감옥 나와서도 연금받고 무리없이 살았으면 좋겠네요

 

일본의 사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한국의 경우 중범죄를 저지르면 연금 수급권이 박탈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그럴수있잖아요 | 작성시간 24.04.23 병원에 가 볼 생각은 못한건가 안타깝다
  • 작성자그만하자그만해 | 작성시간 24.04.23 최고의 아버지
  • 작성자프룻믹스제로 | 작성시간 24.04.23 아버지가 저렇게 좋은데 왜 아들은 저렇게 크지 진짜 궁금..
  • 작성자고민고민시 | 작성시간 24.04.23 ㅠㅠㅠㅠ아버지 너무 안되셨다...남자 히키들은 대부분 가족들 때리는듯
  • 작성자햄버거말고치즈스틱 | 작성시간 24.04.23 일본에 저런 문제 심각하다잖어 고령의부모+중년의 히키...솔직히 저 아버지 안타까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