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9일 인천의 한 모텔.
연인 관계인 남자친구 김 모 씨와 여자친구 윤 모 씨가 방 안에서 술에 취해 낙지를 먹다가 여자 친구 윤 씨가 질식(뇌사 상태에서 동년 5월 5일 사망)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평범한 사고라고 보기 힘든 몇 가지 의문점이 존재했다.
- 두 사람은 4마리의 낙지를 샀는데 그중 2마리는 통째로 구매했다.
통째로 구매한 낙지는 연포탕에나 쓰이는 크기가 매우 큰 낙지로, 손질하지 않고는 먹기가 힘들었다.
더군다나 사망한 윤 씨는 평소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낙지 같은 음식은 즐기지 않았다고 한다.
아래는 윤 씨의 치아 사진.
- 사망한 윤 씨의 명의로 가족도 모르는 생명보험이 있었다. 수령자는 남자친구 김 씨였고 윤 씨의 사망 이후 보험금을 수령했는데, 수령한 계좌의 개설일이 사고 일로부터 이틀 뒤였다.
그리고 윤 씨가 뇌사 상태에 있는 동안에도 보험금을 납부한 기록이 있었다.
위와 같은 의문이 드러나자 검찰은 2012년 03월 30일, 김 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사망한 윤 씨의 시신은 이미 화장한 뒤라 부검은 실시할 수 없었다.
김 씨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고 결국 2012년 10월 11일, 김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그런데 2013년 04월 05일, 김 씨는 2심에서 살인 혐의의 무죄를 선고받는다.
살인으로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이는 대법원에서도 인정되었고 김 씨는 절도 등의 행위만 인정되어 징역 1년 6개월의 처벌만 받았다.
마지막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 남자친구는 사망한 여자친구의 보험금 2억 수령함
(재판 결과)
1.) 1심(인천지방법원)
(1). 사망자가 발버둥을 막 치거나 그런 흔적 없이 평온하고 얌전한 상태로 누워있었다는 점
(2.) 목에 걸린 낙지를 피고인(B)이 꺼냈다는데 그걸 목격한 자가 아무도 없다는 점, 목에 걸린 낙지를 사람의 손으로 빼내기는 어렵다는 법의학자의 소견이 있다는 점
(3.) 사망자가 먹은 것이 통낙지였는지, 낙지의 다리였는지 피고인의 진술이 번복된다는 점
(4.) 사망자의 치아상태 등으로 보아 사망자가 산낙지를 먹었다는 주장을 신뢰하기 어려운 점
(5.) 직접 119를 부르지 않고 모텔 프론트 직원에게 내려가서 119 신고를 요청한 것이 시간을 고의로 지연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6.) 만나는 다른 여자(D,E)에게 돈을 빌리면서 돈이 나올 곳이 있다고 말하거나 사망자가 병원에 있는 동안 E와 그 가족과 등산을 가는 등 사고를 대하는 태도가 부자연스럽다는 점
등을 들며 만취하여 저항할 수 없는 A를 압도적으로 살해하였다고 판단하여 유죄.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2.) 2심(서울고등법원)
(1). 질식으로 심폐가 정지하거나 의식을 잃을 때 얼굴이 펴져 평온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점
(2). 1심에서는 사인을 비구폐색성 질식사(코, 입을 틀어막아 질식사)라고 보았으나, 비구폐색성 질식사의 특징인 입 주위 상처나 안면 출혈 등의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과 기도폐색성 질식사(목구멍이 막혀서 질식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3). 낙지의 머리를 먹었는지 다리를 먹었는지 진술을 번복한다고 하여 그것으로 피고인의 진술을 배척할 수는 없다는 점
(4). 사망자의 치아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사망자는 생전에 동생에게 낙지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한 적이 있었고, 모텔에 낙지를 집은 것으로 보이는 젓가락 두 쌍이 서로 마주보고 놓여져 있는 점을 보아 사망자가 낙지를 먹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여기에 낙지를 수거하여 낙지에 사망자의 이빨 자국이 있는지, 침이 묻어 있는지 여부 등을 파악했으면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결문에 기재하기도 했다.)
(5). 피고인 B는 사고 당일 자신의 형, 사망자의 동생에게 사망자와 술을 먹고 있으니 같이 먹자고 제의했다는 점(둘 모두 거절했다.)
(6). 처음부터 보험의 수익자를 B로 하려고 했으나 일단 보험을 들었으니 나중에 바꾸라고 보험설계사가 권유하여 나중에 변경했다고 증언한 점
(7). 정말로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라면 보험금을 많이 타기 위해 상해사망쪽에 보험료를 집중해서 납부했을 것인데, 13만원의 보험 중 상해사망에는 2만원대, 질병사망에는 8만원대의 보험료를 납부했다는 점
(8). 직접 119를 부르지 않고 모텔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더라도 걸린 시간이나 사망자를 업고 병원까지 뛰어가 소방대원에게 인계하거나 이후 구조 조치등을 취한 점 등을 이유로 1심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다.
출처 펨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