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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시뉴스데스크]'일본 제품'을 2주간 불매해봤다[남기자의 체헐리즘]

작성자후속기사|작성시간24.05.05|조회수1,719 목록 댓글 10

출처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071814351242548

 

 

 아직 차가운 캔맥주에서, 손을 타고 물방울 여러 개가 쪼르르 흘렀다. 그게 문득 조선 청년들 눈물처럼 느껴졌다. 오래 전 흘렸지만 아직 채 마르지 않은. 그래서 냉장고에 기린 맥주를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 국산 맥주 하나를 집어 들어 계산했다. 그 정도는 얼마든 할 수 있었다.

 

 

불매운동서 가장 중요한 게 일본 여행이란다. 지난해 일본 관광객 전체 3119만명 중 24.1%(753만9000명)가 한국인이란다(출처: 일본 정부 관광국).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지출 금액은 약 54억달러(약 6조3550억원)이란다. 오사카나 후쿠오카 같은 중소도시엔 한국인 비중이 30%나 된다고.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 때문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얘기가 나올 때마다 언급돼 왔다. 그럼에도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 덕분에, 일상에 깊숙하게 파고든 기업이다. 일단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니, 업체명을 일본 다이소에서 가져왔단다. 한국 기업인 아성HMP가 지분 50.02%로 대주주지만, 일본 다이소 지분이 34.21% 지분을 갖고 있어 2대 주주다. 수익이 나면 배당금이 일본에 흘러들어간단 얘기다.


하지만 매출 70%가 국내 중소기업 680여개 제품서 나온다고 했다. 판단이 잘 안서서, 동네 다이소 한 곳에 가서 살펴봤다. 실제 국산 제품이 많이 배열돼 있었지만, 일본 다이소 제품 등 일본산도 꽤 많았다.
다이소를 가더라도, 일본제품을 불매할 생각이라면 구분해 소비하는 게 필요해 보였다.

 

 

롯데에 대해선 이 같이 평가가 갈리겠으나, '불매운동' 관점이라면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은 있을 것 같다. 무인양품, 유니클로, 모스버거 등과 같은 주요 일본기업이 진출하는데 롯데가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한 건 분명해 보인다는 것. 이들 기업이 롯데 백화점에 유독 많이, 혹은 롯데 백화점에만 보인다 느낀다면 이를 공감(共感)할 것이다. 실제 유니클로 한국법인은 롯데 쇼핑이 49% 지분을 갖고 있고, 무인양품도 롯데상사가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와 일본의 연결고리는 '소니(Sony)'다.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의 배급사를 찾아보니 '소니 픽쳐스(Sony pictures)'였다.

 

정말 미국 회사일까 미심쩍고 의심스러워 소니 홈페이지를 직접 들어가 봤다. 거기엔 소니 픽쳐스가 도쿄를 기반으로 한 소니의 자회사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었다. 원문을 그대로 가져오면 "Sony Pictures Entertainment is subsidiary(자회사) of Tokyo-based Sony Corporation"이란다. 심지어 거미줄을 타고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 사진도 함께 있었다.

 

 

일본산(産)을 정교하게 발라내는 게 만만찮았다.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 있었다. 그 중엔 아는 것도 있었지만, 모르는 것도 상당히 많았다. 별 생각 없이 집었다가 "어, 이것도 일본 제품이네"하면서 내려놓는 것들이 많았다. 제품에 대놓고 일본어가 쓰여 있는 게 다가 아녔다. 그래서 틈틈이 찾아보고, 때론 직접 전화해 물어보기도 했다. 대체재를 못 찾아 난감하기도 했다.


그만큼 꽤 의지하고 살았단 뜻이다. 이는 향후 똑같이 한일 간 '경제 전쟁'이 터졌을 때, 일본이 쥐고 있는 공격 카드가 그만큼 많단 뜻이다. 이는 비단 일본 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계 각국이 무역전쟁에 나서고 있다. 지나치게 한 산업 분야에서 한 나라에 의지하고 있는 게 없는지 점검할 때다. 그래도 일본 덕분에,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 됐다. 어느 나라 제품인지, 한 번쯤 들여다보고 사는 습관이 들었다.


60만3000원이 일본과의 경제 전쟁서 어느 정도 타격이 될 진 모르겠다. 인구가 많고, 내수로 웬만큼 해결되는 터라 "별 소용없다"고 비웃는 이들도 있다. 일본인들 뿐 아니라 일부 한국인들까지 포함해서. 그렇지 않다. 이 기사를 보는 독자들만 따져봐도 그렇다. 지난번 '남기자의 체헐리즘(집배원 체험)' 조회수가 포털사이트와 홈페이지를 합쳐 61만9172건이었다. 만약, 이번 기사도 그 정도 본다면. 나 혼자만 참여하면 60만3000원이지만, 독자들 모두 함께한다면 2주 동안 3733억6071만원의 경제 효과가 생긴다. 최소한 일본에는 안겨주지 않게 되는 셈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은 다른 거였다. 불매로 일본에 미칠 경제효과가 다가 아녔다. 뭔가를 살 때마다 까맣게 잊고 살았던 일본과의 역사에 대해 생각했다. 불매운동이 나무 한 그루였다면, 역사 인식은 큰 숲이었다. 임진왜란을 포함해 일본이 어떤 침략을 했었고, 얼마나 많은 피와 혼으로 지켜낸 나라인지 상념에 잠겼다. 1919년, 3.1절에 태극기 하나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가 수많은 이들이 총탄에 쓰러졌다. 그게 벌써 100주년이 됐다. 편히 지내느라 영토도 주권도 으레 주어진 걸로 알았다. 하지만 그건 결코 당연한 게 아녔다.

 

 

일본은 여태껏 사과가 없다. 참으로 뻔뻔하게도.

불매운동을 할 이유는, 아직도 정말 많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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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모가라떼 | 작성시간 24.05.05 불매불매🔥🔥
  • 작성자재팬OUT | 작성시간 24.05.05 불매불매
  • 작성자리사심슨! | 작성시간 24.05.05 첫문장이 가슴에 꽂히네
  • 작성자롬애 | 작성시간 24.05.05 기사 전문 읽고왔어 난 눈에 보이는 브랜드한에서 불매하고 있어서 2주 불매가 뭐 어려운일이라 기사를 썼지 했는데 식재료 원산지랑 영화 배급사 이런거까지 꼼꼼히 알아보고 하셨구나 대단하다
    나도 좀더 디테일하게 불매해봐야지
  • 작성자펜잘존잘똥 | 작성시간 24.05.05 노재팬 다시 했으면 좋겠어.. 주변에서 나만 아직 노재팬 중... 열심히 노재팬할거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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