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94077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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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일이 없으면 수입하면 되지 않나 - 수입위험분석절차(IRA)
-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거 안 배웠냐? (아귀, 타짜 中)
전전 편에서 봤듯이, 세계 각국에서는 수입 농수산물의 위험평가를 위해 IRA라는 절차를 운용하고 있다
주된 목적이 어쨌든 수입 자체를 막기 때문에 비관세장벽*(Non Tariff Barriers)으로 활용될 우려가 다분했고
(*수입 관세가 아닌 다른 조치를 통해 외국 물품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거나 방해하는 무역 장벽)
- ........
뭐 하나라도 자유무역에 걸리적 거린다 싶으면 경기를 일으키는 WTO는 그런 절차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 너는 나에게 병원균을 막으려고 수입을 안한다 했을것이여
근데 지금 이거 이거이거 비관세장벽 아니여?
세균이 위험하다는 핑계로 수입 막고 느그 나라 농민들 보호하려는거 아니여?
- 시나리오 쓰고 있네 MI친Shake It가
니가 해도 된다메?
- ????
그렇다. 예외없는 규칙은 없다고, WTO도 1947GATT 제20조에 따라
특정한 경우 무역 제한을 걸 수 있는 '일반적 예외'를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 백문이 불여일견
여기서 잠깐 1947GATT 제20조를 설명하자면,
WTO가 공식적으로 '이유가 이렇다면 무역 제한 조치를 할 수 있어'라는 10가지 조건을 알려주는 조항이다
이 중 b항에 '인간, 동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있고,
이는 WTO가 체약국 국민과 동식물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공식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이다
- 너처럼 눈치빠른 꼬맹이는 싫다니까
그래서 국가들이 온갖 조치를 시행해서 물품 수입을 막아도
'우리나라 국민 지킬라고 하는 거임^^'해버리면 WTO로서는 그런 조치를 막을 방법이 없어진다!
근데 또 WTO 입장에서는 아무리봐도 수입 막을라고 생떼 부리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거지
- 내 이럴 줄 알았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특정 나라에만 유난히 수입제한을 빡세게 건다거나
수상할 정도로 그린라이트를 주는 나라까지 온갖 무역 방해 사건이 터지자
- 소집, 현 상황 파악 불필요
WTO는 빠르게 당사국을 불러모아 '위생 및 식물 위생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다
(Agreement on the Application of Sanitoary ans PhytoSanitary Measures, SPS 협정)
협약의 스케일에 비해, 내용은 단순하다
- 친구가 무역을 막는다면, 멈춰!
'니들이 위생 조치를 만드는건 상관이 없는데, 서로 선은 지키자'
자세한 내용으로는
- 옆나라는 해주던데....
'수입국의 위생 기준이 국제 기준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을 것'
'엄격해야 한다면,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 것'
'수입 판단의 기준이나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 등이 있다
- WTO의 법원, 분쟁해결기구 DSB
SPS협정에 대해 국가간 분쟁이 생긴다면, WTO 분쟁해결 절차(DSU)를 따라 DSB에서 국제 소송이 시작된다
사실 여기까지 읽어준 정말 감사한 여러분 중 대부분은 'SPS 협정 처음 들어보는데?' 싶을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몇년전까지 SPS 협정위반으로 제소당해 몇 년간 국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것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아주 중요한 소송이었는데,
어떤 나라가 제소했냐면......
----- 스포 방지 -----
- 칙쇼! 대한민국의 조치, 마음에 들지 않스무니다!
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2013년부터 일본 내 특정 지역산 농수산물을 수입 금지하고 있던 우리나라를 향해
일본 정부가 2015년 3월, DSB에 '대한민국의 수입 제한 조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라며 정식으로 제소했다
이 판결 결과는 2018년에 나왔는데,
- 핫핫핫 역시 쵸-센의 조치는 부당했던 것
쉽게 말해 '대한민국 너네만 기준이 너무 빡세'라는 이유로 우리나라가 깔끔히 패소했다
- 입 벌려 반성 들어간다
우리나라 정부는 곧바로 상소기구에 상소했고, 1년 후인 2019년에 상소기구는
'내가 봤는데, 패널이 좀 잘못 봤네. 패널 판정을 파기함'
이라며 대한민국의 승소를 발표한다!
- ^^
이는 WTO 설립 이후 상소기구가 법적 절차가 아닌 소송의 쟁점에 대한 패널 판정을 파기한 첫 판결이고
제소를 당한 국가가 승리하는 최초의 사건이었다!
- WTO 판결문에는 일본 농수산물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내용이 없다
이에 일본에서는 큰 충격을 받아 WTO의 효용성을 의심하는 기조가 생겼다고 하며
WTO에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한다고 하는데, 필자가 그런 내용의 기사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 2022년에 퇴사한 것으로 알려진 정하늘 前 통상분쟁대응과장
반면, 우리나라는 이 승소로 인해 대박이 터졌다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을 합법적으로 제한하는 근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그 방법을 전 세계에 알려줬고
소송을 담당하던 정하늘 통상분쟁대응과장은 4급 서기관에서 고작 2년 반 만에 3급 서기관으로 승진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판결이 아닐까 한다
일본이 제소한 내용 중에는 ‘후쿠시마 방사능에 피폭된 농수산물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위험한 건 방사성 물질 수치가 높은 개별 물품이 유해한거지, 그 지역에서 자란 농수산물 전체가 모두 위험하다고는 볼 수 없다. 대한민국이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라는 주장이 있었고, 실제로 이게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상소기구에서 저런 주장을 반박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니, 우리나라는 AI건 구제역이건 발병만 했다하면 한 마리 한 마리가 감염이 됐든 안 됐든 그 지역 가축을 싸그리 모아서 한번에 폐사시키는데, 일본에서 수입한 품목이라고 못할 건 뭔데? 심지어 가축 질병도 아닌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메? 우리는 후쿠시마랑 주변 지역이 오염됐기 때문에 그 지역 농수산물을 수입 안 하는거야’라는 것이었습니다.
DSB는 우리나라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후쿠시마와 그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