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052138838
이란 국영 방송에 따르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헬기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시 대통령이 어떤 인물이고, 이란 체제에서 대통령은 어느 정도의 입지를 가졌으며, 이번의 사고가 이란 대내외적으로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를 설명하는 The Economist 기사를 옮겨보았습니다.
국영 방송을 통해 사망 사실이 공표되기 직전에 나온 기사임을 감안해주세요.
"이란 대통령의 죽음은 고위층의 권력 투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다"
3년 전, 에브라힘 라이시가 [후보자격 검증이란 명분으로 경쟁자가 될 만한 다른 개혁/중도 성향의 후보자들을 탈락시켜버리는 방식으로] 조작된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자, 몇몇 이란인들은 라이시에게 대통령직은 더 큰 자리로 가는 디딤돌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쇠하고 병든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여생은 얼마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그가 죽는다면 라이시가 하메네이의 빈 자리를 수월하게 차지할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아이러니하게 흘러가곤 합니다. 대선 승리는 라이시의 최고지도자 등극의 중간 과정이 아니라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로 이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5월 19일, 이란의 대통령은 국경 지역에 지어진 댐의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후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타브리즈에서 북동쪽으로 약 95km 떨어진 산악지역에서 그가 탄 헬리콥터와의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 당국은 대통령의 헬기가 "경착륙"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혼란스럽게도 이와 동시에 몇몇 이란 뉴스 통신사들은 그가 자동차를 타고 타브리즈로 이동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몇시간 뒤에 통신사들의 보도는 삭제되었고, 국영 방송은 대통령을 위한 기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사고 발생 후 거의 반나절이 지났지만 라이시는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외딴 지역은 밤에는 기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곳이기에, 이란 대통령과 같은 헬기를 탄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이 사망했을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란의 대통령은 최고 지도자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점에서 바지사장(figurehead)입니다. 하지만 라이시의 죽음은 이란 정계를 뒤흔들어 놓을 것입니다.
이란과 이란의 지역 하수인들이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포함한 국지전을 펼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이란 정권은 새로운 대통령을 조속히 찾아야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이란의 숙적들은 테헤란에 맞서기 위해 상호 안보 관계를 강화하려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경제는 침체중이며, 미국의 제재 강화는 여기에 더 큰 타격을 안겨줄 것입니다.
라이시의 사망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유력 후계자 두명 중 한명이 사망했다는 점에서도 이란 정계에 혼란을 야기할 일입니다.
아직 불분명한 사실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란 대통령의 헬기가 추락한 이유부터 시작해서 말입니다. 공식적인 설명은 악천후입니다. 비행 중에 비가 내리고 안개가 끼는 바람에 가시거리가 몇미터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기상 상황이 너무나도 안좋아서 구조대원이 대통령을 찾기 위해 비행할 수도 없었으며, 드론마저도 추락지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적신월사의 수색팀이 걸어서 해당 지점에 가야했습니다.
설명대로 대자연이 범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 정치판은 겉으로 보이는게 전부가 아닙니다. 많은 이란인들은 벌써부터 더욱 흉악한(nefarious) 추측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에게는 수많은 국내의 적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상대적 온건파부터 라이시를 무능하다고 간주하는 동료 보수파들까지 다양한 정적들을 비주류로 내몰았고, 이들 중 누군가가 그를 죽이려는 음모를 짠 것인지 추측하는 것은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당연하게도 몇몇 이란인들은 이스라엘의 개입 여부를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스라엘은 다마스커스에서 이란 장성을 암살했고, 이란은 300여발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하면서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두 나라는 충돌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이란의 저명한 핵과학자를 암살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이란을 포함한 타국에서의 암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번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에 힘을 실어주는 분명한 이유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암살 대상은 결코 국가원수까지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 국가원수 암살은 명백한 전쟁행위이며, 격렬한 반응을 야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인기가 없으며, 이란의 중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최종 결정권도 없는 라이시 대통령을 막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암살하는 것은 그저 어리석은 짓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사망이 확인된다고 해도 그에게 애도를 보낼 이란인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란인들은 테헤란에서 검사로 재직하고 있던 1988년에 수천명의 정치범들을 교수대로 보냈던 라이시를 "처형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라이시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 내각을 군인과 성직자들로 채웠고, 3년 만에 이란의 화폐인 리얄의 가치는 55% 추락했습니다. 그 정도로 경제에 대해서 무능했다는 사실도 이란인들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이란 헌법에는 대통령직의 승계 절차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50일 내에 새로운 선거가 열려야하며, 선거가 열리기 전에는 부통령인 무함마드 모크베르가 대행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모크베르는 정치인보다는 관료에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직자와 변호사들로 구성된 헌법수호위원회가 신청자의 선거 후보자로서의 자격을 심사합니다. 2021년에 열렸던 지난 대선에서 그들은 수백명의 신청자를 탈락시켰고, 최종적으로 후보 명단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7명 뿐이었으며, 그중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상 라이시 한명 뿐이었습니다.
많은 이란인들은 현재의 체제를 좋아하지 않지만, 과거에도 그랬듯이 당국은 선거 전후에 일어날 대중시위를 진압할 역량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벌로 나뉜 이란 체제에서 라이시는 파벌들이 합의할 수 있는 이상적인 후보였습니다. 강경파로서의 그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에게는 자신만의 권력 기반이 부족했으니 말입니다.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은 그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길 바랬고,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군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라이시가 사라진 상황에서 그의 역할을 누가 대신할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없는 최근의 공격에 힘입어 IRGC의 정치적인 입지는 상당히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대통령직을 차지하길 원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통령은 이란의 비참한 경제 상황에 대해 대중의 비난을 받아야하는 자리라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더 중요한 승계는 조금 더 먼 미래에 이뤄질 것입니다. 지난달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는 85살이 되었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이란인들은 하메네이가 죽는다면 그의 자리를 차지할 유력한 후보는 2명 중 한명 일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한명은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이며, 근래 몇년 간 종교적 신념을 강조하면서 정권의 장기존속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명은 라이시였습니다. 간혹 다른 성직자들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들이 충분한 지지를 얻을 것이라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둘 다 확실한 우세를 점하지는 못했습니다. 라이시는 인기가 없었으며, 모즈타바는 세습 군주제를 전복하고 집권한 체제의 권력이 혈연에 의해 세습되는 모양새가 연출된다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라이시가 사망했다면 모즈타바에게는 최고지도자를 향한 확실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반발을 묵살하기 위해 그는 IRGC에 의존할 것이며, 이는 결국 체제 내에서의 IRGC의 역할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현재 이란은 군부와 성직자의 하이브리드 정권이지만, 이렇게 된다면 군부에게 힘이 더 쏠리게 될 겁니다. 이는 이란 내에서의 종교적 보수주의 감소와 이란 밖에서의 적대의식 확대를 의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 강경파들은 라이시를 대통령으로 앉히고 의회를 보수파로 채우면서 순조로운 권력 승계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그들은 급하게 새로운 대통령을 찾아야 하며, 몇몇 정치인들은 다른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 증대를 위해 헬기 사고를 연출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될 것입니다.
이란 체제는 앞으로 긴장감 넘치는 나날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란 정세 잘모르니 베댓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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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광합성맘껏하자 작성시간 24.05.23 근데 죽은 라이시가 보수파여서 좀 이제 살맛나나 했더니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 아들이 더 보수적이라서,,,
그리고 유일한 경쟁자가 죽었느니 세습을 없애려 한 이란에게 또 다시 하메네이 아들에게 세습?? 이러면 또 역사 퇴행아닌가 -
답댓글 작성자용두사미 작성시간 24.05.23 오 여시댓덕분에 또 배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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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Who the hell is Bucky 작성시간 24.05.23 진짜 앞으로 국제정세가 어떻게 될지 감이 안잡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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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탕캉칸캉 작성시간 24.05.23 최고지도자와 대통령이 별개인가봐..? 함 검색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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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널 향해 달리기 작성시간 24.05.23 와 너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