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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타]예민한 사람들에게 환경이 중요한 이유

작성자마우나우|작성시간24.06.17|조회수3,454 목록 댓글 7

 

 

 

 

 

 

 

 

 

 

 

 

예민한 성격은 감각처리기관의 "민감한 기질"로부터 기인되는데,

 

이 분야를 연구하는 성격심리학자들은 이러한 기질로 인해 매우 예민한 성격을 타고나게 된 사람들을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감각처리기관이 민감하다는 것은

오감으로 흘러들어오는 각종 자극들의 인풋이 굉장히 활발하고 깊은 수준까지 처리됨을 의미합니다.

 

똑같은 풍경을 봐도,

HSP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죠. 

 

이건 더 감각적인 심미안일 수도 있고,

주변 환경의 미묘한 기류에 대한 즉각적인 알아차림일 수도 있으며,

나를 향해 밀려오는 온갖 부정적 자극들의 강제적 침범일 수도 있습니다. 

 

즉,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HSP들의 뇌는 강제적으로 수없이 많은 자극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자극 블랙홀

 

 

 

 

 

 

HSP들의 초감각은 바람에 흩날리는 부정적 자극들까지 굳이 잡아채서 처리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주변의 온갖 자극들을 끌어당기는 자석이면서, 오염 자극에 대한 필터링 기능은 하나도 돼 있지 않은, 그야말로 모든 자극을 집어삼키는 블랙홀과도 같은 것이다.

 

 

 

 

 

 

HSP들의 감각처리기관은 그야말로 스펀지 같아서,

주변의 모든 자극들을 흡수하려는 습성을 지닙니다.

 

이 스펀지 같은 기능은 흥미롭게도, 

영재들의 선천적인 영민함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어서,

 

Linda Silverman 같은 임상심리학자(영재개발센터의 창립자)는

감각처리기관의 민감성과 선천적 영민함 간의 상관관계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기 때부터 각종 자극들에 대한 인풋을 훨씬 더 깊은 수준까지 처리해 온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의 뇌 신경회로는 보통 사람들보다 발달 상태가 상대적으로 더 앞서 있겠죠.

 

※ 발달심리학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오감 놀이라던지 여러가지 경험을 쌓는 것이 아이들의 뇌 발달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감각처리기관이 선천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은 똑같은 환경에서 훨씬 더 많은 감각적 경험을 하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자동적으로 일종의 "선행 학습"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물론, 뇌 발달이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발전 속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부정적 자극들에 대한 취약성 또한 높을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경험에 대한 데미지는 HSP가 훨씬 더 민감할 수 있다.

 

 

 

 

 

 

HSP들에게 자극이란 "막을 수 없는 존재"에 가깝다. 타고난다(gifted)는 것은 그런 것이다. 몸이 그저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 따라서 이러한 선천성을 잘 활용하는 사람에겐 초예민성이 선물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선천성에 압도당한다면 누군가에겐 초예민성이 충분히 저주가 될 수도 있다. 

 

 

 

 

 

 

우리 뇌에 아웃풋 없는 인풋이란 없습니다.

 

이말인즉슨,

어떠한 자극이 있으면, 우리 뇌는 그 자극을 반드시 해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이 몸의 생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우리가 살면서 정확히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항상 시달려왔던 스트레스가 있다면,

그건 "충족되지 못한 종결 욕구로 인한 불안감"입니다.

 

어떠한 부정적인 자극이 들어왔을 때,

이게 나한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 자극이라고 우리 뇌가 속시원히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살면서 어떤 일들은 전혀 납득도 안 되고 이해도 되지 않은 채로 우리 뇌리에 남아서,

지속적으로 찜찜함과 불안감을 조성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내 마음 속에 똬리를 튼 채 계속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거죠.

 

독일의 심리학자 자이가르닉은 인간의 이러한 종결 욕구에 대해,

완결되지 못한 과제가 불러일으키는 내적 긴장감은

과제의 완성을 촉구하도록 가해지는 일종의 심리적 압박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 어떠한 자극에 대한 해석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인간이라면 누구나 찝찝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납득이 될 때까지 계속 해당 상황을 곱씹어보게 된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상대방이 미묘한 뉘앙스를 내뿜는 이야기를 했다면, 예민한 사람들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내가 정확히 납득할 때까지 계속 곱씹어보는 습성이 있다. 이건 일종의 자이가르닉 효과로, 어떠한 인풋에 대해 명확한 아웃풋, 즉, 내 머리속에서 인지적 종결이 나기 전까진 지속적으로 내적 긴장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내적 긴장감, 즉, 스트레스는 필연적으로 인풋이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HSP들은 인지적으로 종결되지 못한 미제 사건들로 인해 훨씬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HSP의 대척점에 서 있는 둔감한 사람들,

곧, 성격적으로는 신경성이 매우 낮은 사람들의 경우, 

 

감각적인 센서가 매우 둔하기 때문에, 웬만큼 강렬하지 못한 자극들은 입력되지 못하고 그냥 패싱됩니다.

 

인풋이 별로 없으므로, 

인지적으로 종결지어야 할 문제거리들도 별로 없게 되고,

따라서, 충족되지 못한 종결 욕구로 인한 불안감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릴 일이 별로 없게 되죠.

 

반면, HSP들의 경우, 수많은 인풋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미제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고,

납득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이 많을수록, 그게 다 머리속에서 똬리를 튼 채 날 괴롭히게 되요.

이러한 미제 사건들은 인지적으로 종결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날 자극시키게 되고,

 

HSP들은 이렇게 계속 지난 일들을 곱씹어보느라 일종의 "정신적 과잉 활동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게 바로, HSP들에게 특히 더 환경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열악한 환경일수록, 부정적인 자극들이 많아지고,

그 부정적 자극들을 소화시키는데 더 많은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되기 마련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 나와 계속 부딪히는 사람들,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

 

이러한 인풋들은 도저히 지금 상황을 납득할 수 없는, 받아들일 수 없는 HSP들에게 계속해서

인지적 미결로 인한 불쾌감을, 점점 더 쌓여만 가는 일종의 정신적 응어리를 선사합니다.

 

열악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이러한 응어리가 점점 커지면서 결국엔 마치 "화병"처럼 자리잡게 되요.

 

가슴 속에 커다란 납덩어리가 떡하니 놓여져 있는 것만 같은 심정

 

 

 

 

 

 

<초예민성> 선물인 동시에 저주이기도 한.

 

 

 

 

 

 

HSP들에게 초감각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센스와 미적 감각, 영민함 등을 선물해 주기도 하지만,

 

온갖 자극들을 빨아들이는 "필터 없는" 진공청소기라는 측면에서,

범람하는 자극들에 휩쓸려 나 자신까지 빨려들어갈 수도 있다는 위험성 또한 선사합니다.

 

위협 자극은 통상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파생되는 것이므로,

 

HSP들이 나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선택해서

소화 가능한 자극들 위주로 받아들이고 내 센스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커리어를 가질 수만 있다면,

 

단점은 최소화하면서 장점은 최대화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성공적인 HSP로서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어요.

 

여기서 우호적인 환경이라 함은,

소수정예의 인간관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직업환경, 물리적으로 안전한 생활환경 등,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보다 훨씬 더 넓은 "통제 가능 환경"을 의미합니다. 

 

비록, 생활 반경이 상대적으로 좁아지더라도,

인생에 짜릿함과 쾌감, 활력이 다소 부족해 보이더라도,

내가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가능해 보이는 그러한 독자적 환경에서 사는 것이야말로

HSP들에게는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의 인생일 수 있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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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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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지구봉봉 | 작성시간 24.06.17 난 내가 스펀지같은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했는데 이래서였군!!!!!!!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백상수지 | 작성시간 24.06.17 2 진짜 공감 본문도 맞는 말인데 내가 도저히 견딜 수 없는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면 계속 부딪히는 것도 중요하더라 늘 내가 원하는 사람, 환경에서만 있을 순 없으니까ㅠ 불편한 사람, 환경에 어느정도 부닥치고 익숙해져야 내 안의 긴장도가 낮아짐
  • 작성자손태진 | 작성시간 24.06.17 내가 진짜 10년전에 정신과 상담받던 시기에 저 책읽고 쌤이랑 얘기많이했는데 그때들었던말이 넌 그냥 그런 사람이니까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잘 도망다니라는말이엿음…. 잘 도망다니기만해도 너는 정신과안와도된다고..
  • 작성자쥔장님 | 작성시간 24.06.18 통제가능환경... 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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