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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남혐' '여혐'이라는 단어들로 판을 치는 시대에
가끔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시펄 왜 남자와 여자라는 개념은 존재해서 ㅅS하려고 자식을 낳으려고 안달일까
그냥 혼자 살다가 죽을 때쯤 아메바처럼 분열해서 살면 안되는걸까
뭣하러 짝을 찾아돌아다니는 이 비생산적인 일을 하는데 인생의 대부분을 바치는걸까'
특히 요즘 혼자 사는 나홀로족(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당연한 사실들이 다시 궁금해지고 질문으로 떠오르는건 어떻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해
그만큼 우린 그동안 근본적인 물음을 일부러 회피하고 공리화 시켰었던거지
사실 지금도 성이 왜 두 개이고 각자의 역할이 분담되어야 하는지 평등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론은
확실히 나지 않았어.
난 그저 니네들이 가치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동안 했던 주제에 맞게 그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해 볼 뿐.
성은 처음부터 두 개였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듯
지금도 성의 구분이 없는 생물들이 많아
대표적으로 단세포 생물들이지
많이 들어봤을거야 무성생식(Asexual reproduction)
세포가 분열하여 모세포와 딸세포로 나뉘듯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복제해내는 방법이야
이 내용은 특히 중딩, 고딩생물에서 강조하는 부분인데
이들은 빠르게 개체수를 늘릴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와 자식이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살고있는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면 적응하는 일부 개체 없이 모두 절멸해버리는게 단점이지
그리고 그것과 완전히 반대인 장단점을 가진 것이 유성생식(Sexual reproduction)이라고 배웠을거야
개체수를 빠르게 늘리기 힘들고 그에 필요한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서로 다른 유전자를 섞어서 유전적 다양성을 늘려 환경에 적응하는 개체를 만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야
<무의미한 유성생식은 이 콘돔맨이 있으니 안심하라구!>
하지만 이걸 과연 '유성'생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건 딱히 '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올 필요 없는 장단점이기도 해
무슨말인가하면
굳이 남성, 여성으로 나뉘여 유전자를 섞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
그것을 인간으로 예를 든다면 여자만 존재하는 경우라 볼 수 있지
굳이 남자라는 개념 필요 없이
여자들만 존재하고 여자들끼리 유성생식을 하여도 충분히 유전자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거든
안그래? 굳이 성이 두개일 필요가 없는거잖아
실제로 세균들은 무성생식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지네들끼리 '접합(Conjugation)'이라는 과정을 거쳐 유전자를 섞기도 해
<뭔가 왔다갔다한다..>
남성만 존재하거나
여성만 존재하면
짝을 찾아다니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줄일 수 있으니 훨씬 개이득일거야
(같은 종을 찾아내더라도 성이 같으면 ㅆS할 수 없는 양성체제와 달리)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고등생물들은 두가지 성을 가지게 됐을까?
뭐 다양한 설이 있고, 확실한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가장 많이 채택되는 이론은
다양성의 극대화야
위에서 말했듯 하나의 성만 존재하더라도
유전자를 주는 개체와 받는 개체로 나뉘게 돼
주는 자를 공여자(donor)
받는 자를 수여자(recipient)라고 하는데
<인간의 경우는 정자가 공여자, 난자가 수여자 역할을 하지>
성이 하나인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공여자는 수여자가 될 수 있고
수여자는 공여자가 될 수 있거든
즉 a가 b에게 유전자를 전달해줘서 유전적 다양성이 늘더라도
b가 다시 a에게 유전자를 전달해줄 수 있거든
고로 중복Sㅅ가 가능해져버리고
이런 중복은 유전적 다양성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추게 되지
반대로 개체중에 공여자를 할 수 있는 성과
수여자를 할 수 있는 성이 딱 정해져있다면
a->b로 유전자가 전해져도
b->a로 가는 중복행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b는 다른 공여자를 찾게되고
a는 다른 수여자를 찾게 되므로
유전자 다양성이 늘어나는 속도가 증가할거야
이런 측면에서, 유전자의 관점에서 공여자 역할을 하는 성, 수여자 역할을 하는 성
이렇게 두가지 성으로 나눠놓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기도 해
(선택이라고 하지만 이것또한 수백만, 수천만년의 반복된 실패, 즉 진화의 결과라고 해야겠지?)
하지만 여기서 또 의문이 생기는 점이 있어
성이 꼭 두개여야만 할까?
세개, 네개 이렇게 늘어날 순 없을까?
여기서 하나의 사고실험을 해볼 수 있어.
만약 성이 세개라면?
위에서 설명했듯, 생식에 있어서 공여자와 수여자 두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이 두개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어
고로 성이 세개라면 생식에도 세가지 역할이 존재해야한다고 말할 수 있을거야
그래서 내가 논문 쓸 때 생각했던 개념이
중개자(intermediator)야
생식할 때 두 가지 성이 모이는게 아니라
중개자를 포함해 세가지 성이 모이는거지
그리고 중개자는 공여자와 수여자의 섹스에 안정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고 가정했어
(또는 공여자와 수여자가 만날 수 있도록 소개시켜준다고도 생각했어(브로커 같은 느낌)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겨버려
중개자는 공여자도 수여자도 아니기 때문에
SS에 본인의 유전자가 섞이는 일이 없고
그것은 즉 중개자개체의 유전자는 후세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해
즉 유전자가 섞이지 않는 행위는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하지 못할 것이고
유전적 다양성의 관점에서 무의미한 행동이지
그저 구경만 할뿐 ㅠㅠ
여기까지 잘 따라온 애들은 이런 궁금증이 생길거야
'중개자도 SS행위에서 유전자를 주거나 받으면 되잖아?'
하지만 이렇게 되면 굳이 중개자라는 개념을 쓸 필요가 없어져
유전자를 주면 공여자고
받으면 수여자인거니까
성이 세개라 해도 공여자 둘에 수여자 하나면
'공여자, 수여자'
성이 두개와 다를 게 없어지거든
고로 공여자와 수여자외에 다른 역할을 하는 성은
무의미하다는 게 증명됐어
그렇다면 바로 위의 경우처럼
공여자나 수여자의 종류가 늘어나는 방법은?
이건 두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어
첫째는 공여자1-공여자2-수여자
이런식으로 세 성이 한번에 만나야지만 SS가 가능한 경우
둘째는 공여자1-수여자
공여자2-수여자
이렇게 둘만 만나도 ㄴㄴ가 가능한 경우
첫째의 경우는 엄청난 손해를 발생시켜
안그래도 두가지 성으로 나뉘어서 반대 성을 찾는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데
이번엔 셋이 만나야 한다니
효율성면에서 엄청나게 떨어지지
<특히 이런 심해생물체들은 평생 행위 한번 못하고 죽어나갈듯>
둘째의 경우는
굳이 이걸 성이 세개라고 말해야 하는지 싶어
두 성이 모여서 Ss하는 조건이 이미 성립한 시점에
굳이 공여자의 종류를 두가지로 나누어야할까?
그리고 이렇게 나누어도 성이 세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 두가지 성(공여자1, 공여자2)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말이야.
<몇몇 개미류는 실제로 이런 방식을 선택하고 있기도 해. 이들이 매우 폐쇄적인 사회를 이루고 살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던것 같아>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나 현재 몇몇 종에서 세가지 성이 생겨도
얼마 가지 못해 절멸하고
대부분의 유성생물이 두가지 성을 가지게 된 거라고 추측한다.
이글의 후반부에
왜 성이 세개 이상 될 수 없을까?에 관한 내용은
일개 생물학도인 글쓴이 생각일 뿐이니
맹신 가질 필요도 없거니와 몇가지 맹점이 존재할 수도 있어
그런 건 댓글로 물어보면 더 유익한 시간이 될거야
안뇽
댓펌
나는 사람이 왜 알에서 태어나는게 아니라, 왜 태생일까?
이게 정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난생동물보다 새끼 생존률이 굉장히 높음.
거기에 젖이라는 슈퍼짱짱엘릭서까지 줘서 부모의 면역력을 꽁으로 얻음. 포유류는 그래서 한세대 한세대 유지 기간이 굉장히 길어.
오호! 그러면 개나 고양이는 임신기간이 2달 정도인데다 무더기로 태어나는데
사람은 10달이나 걸리고 게다가 보통 한 명씩 낳는것도 면역력이나 생존률과 관련이 있는건가요?
개나 고양이는 식육목이고 사람은 영장목으로 먼옛날에 분류학적으로 갈라졌어.
둘 다 각자의 생존 전략이고 각각이 지금 환경과 종의 습성에 적절한 방법이니까 살아남았겠지?
진화에 딱히 이유는 없음.
이해가 안되는게, 공여와 수여가 둘다 가능하고 공여를 받아도 수여가 가능하다면 유전적으로 다양해지는 속도는 두가지성이 수여와 공여의 역할이 정해진 경우보다 훨씬 더 빠른거 아닌가요?
뭐 유전적 다양성 측면에선 그럴 수 있는데, 위에 공-공-수에서 얘기한 것처럼 에너지 효율성 측면도 생각해봐야됨. 각 종들은 생태계에서 각각 고유의 지위를 갖거든(이걸 '니치'라고 함) 이 니치를 뺏기면 그 위치는 다른 종으로 대체되고 절멸의 길을 맞이하게 되는 것임. 공여자와 수여자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자웅동체의 경우 모집단이 근처에 바글바글 모여있으면 유전적 다양성이 순간적이나마 엄청나게 늘어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그만큼 활동할 동력을 빼앗기게 됨. 그럼 다른 집단과 만나기 쉽지 않아지고 자가수분의 결과로 유전적 다양성이 다시 떨어짐.. 외부 종에 의해 절멸할 수도 있고
유전적 다양성이 빠른 게 종의 보전에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음.
근데 성이 8개인 생물도 있고 4000개인 생물도 있음 심지어 수만개인 생물도 있음
그냥 커다란 생물들 공통조상이 성이 2개였을 뿐...
mating type은 마지막에 설명 해놓은 개미와 같은 폐쇄적인 환경이나 균류와 같이 개체의 구분이 모호한 미생물들에서 있는 특수한 상황임.
그리고 아무리 교배형(mating type)이 많더라도 두 성간의 교배이므로 글에서 설명한대로임.
공여자와 수여자의 개념에서 공여자1, 2, 3 ................... 와 수여자 1, 2, 3 ................ 가 늘어난다 한들 본질적으로 성은 둘이나 다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