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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세조 : 나에게 왕 그만두라고 한 건 사육신을 빼면 네가 처음이야...

작성자애비게일|작성시간24.07.04|조회수1,945 목록 댓글 6

출처 :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같이 보면 좋은 이전 글 : 세조와 호러메이즈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이런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을거야.




왕 : 과인이 부덕하여 종묘사직 웅앵... 세자에게 선위한다.


신하들 : 전하 아니되옵니다ㅠㅠㅠㅠㅠㅠㅠ

세자 : 전하 제가 어찌ㅠㅠㅠㅠㅠㅠㅠ

사극을 보면 은근히 자주 나오는 장면이지.

이런 양위 소동은 실제 역사에서도 꽤나 빈번하게 일어났고 나름 이유도 다양했음.


태종 : 신하들 조련 겸 이를 빌미로 외척 숙청




선조 : 전쟁 중에 신하들이 광해군에게 왕위 넘기라고 압박 줄 것 같으니까 선수쳐서 코 꿰이게 만들기






영조 : 왕권 강화 및 아들 꼴보기 싫어서

이 모든 양위 쇼의 공통적인 목적은 결국 왕권 강화라고 할 수 있는데

왕이 '나 그만 둘래!' 하고 고집을 피운다면 신하들은 속마음이야 어떻든 가서 울며불며 왕을 말려야 했기 때문임.

당연히 신하 입에서 왕한테 사퇴하라는 소리가 나올 일은 없었음. 목숨은 소중하니까.

그러나 꺼라위키의 말에 의하면, 조선 역사를 통틀어 신하 입에서 '양위' 소리가 나온 적이 네 번 있다는데...


(왕의 충성심 테스트에 질려버린 건지, 눈치가 없었던 건지) 뭐, 전하 뜻이 정 그렇다면 뜻대로 하세요;;;




왕이 자꾸 중국으로 튀려고 하니까 정철과 손잡고 '전하 튀려거든 양위는 하고 튀세요.' 라고 압박 주려고 했는데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역공한 선조에게 코 꿰임



 

헤이그 특사 발각 후, 고종에게 가서 '억덕게 텐노 헤이카께 그런 망발을...! 양위로 사죄해라...!' 부랄발광.


그리고 오늘 내가 다루려고 하는 '양정 사건'

이렇게 네 번이 있었다고 함.

일단 여기부터 시작해볼까.

대체 '양정'이 누군데?


양정은 원래 수양대군 휘하의 무인으로, 계유정난 당시에 김종서 일가를 숙청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임.

계유정난의 공신인데 세조가 왕이 된 이후로 오랫동안 서쪽의 변방에서 근무를 했다고 함.

그 사건이 일어난 날은 1466년 6월 8일.

변방을 10년이나 떠돌던 양정이 한양으로 돌아온 날이었음.


술자리 좋아하는 세조는 양정이 돌아왔다고 또 술자리를 마련하고 신하들을 잔뜩 불러모음.


물론 양정에게 이런 덕담을 날리는 것도 잊지 않음.

세조 : 양정! 오랫동안 변방에서 노고했기에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 살도 많이 찌고 좋아보이는군!



하여튼 또 술이 들어가고 분위기 좋아짐.




한껏 기분 좋아진 세조. 자적자 쇼가 보고 싶었는지 또 안효례와 최호원을 불러내서 논쟁을 벌이라고 시키는데




두 아가리파이터가 존나 침묵함.


왕이 말하라고 명령하는데도 씹음.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듣씹했다고 함.


이에 분노한 세조는 두 사람을 감옥에 보내버리고


흥겨웠던 술자리는 갑분싸가 되어 버림.


이대로 어영부영 술자리가 이어지나 하는데


뜬금없이 양정이 튀어나와 세조에게 이런 말을 던짐.


"성상께서 어찌 과도하게 근로(勤勞)하기를 이와 같이 하십니까?"(실록 표현)


뜬금없이 이게 뭔 소린가 싶지? 이걸 양념 좀 쳐서 적절하게 다시 해석하면 이런 말이 됨.





양정 : 전하, 어째서 일을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십니까?


???? 뭔가 뜬금포인데 시비터는 느낌 낭낭하지않음?


세조도 얼떨떨했는지 비교적 좋게 받아줌.




세조 : 군주는 만물을 다스리는 사람인데 당연히 부지런해야지.




양정 : 아 전하 오래 해드셨잖아요ㅎ 이제 푹 쉬세요ㅋㅋ


(실록의 기록 : 전하(殿下)께서 임어(臨御)하신 지가 이미 오래되었으니, 오로지 한가하게 안일(安逸)하심이 마땅할 것입니다.)


세조와 중신들은 이제야 사태 파악이 되기 시작함.




세조 : 아, 그러니까 네 말은 그거지? 달도 차면 기우니까 때 됐으면 알아서 나가라 이 말이지?


(실록의 기록 : 경(卿)이 말하는 바는 곧 사시(四時)의 순서(順序)에 성공(成功)한 자는 물러 간다는 것인가?)



양정 : 그렇습니다ㅋ(실록의 기록 : 그렇습니다.)


패기 오지네 아이코 내 무릎이야....


세조 : 아 그래?ㅋ 나도 원래 왕 그만두고 편히 쉬려고 했었어ㅋㅋ




양정 : 예, 제 말이 그 말이라니까요?




세조 : 너 서쪽 변방에서 오래 살았잖아. 거기 사람들도 다 너같은 소리 하냐?





양정 : 사람들이 그 누구들 그렇게 말하지 않겠습니까? (실록 기록 그대로임)




세조 : 그래서 나 죽고 숙주랑 명회 죽고 너도 죽고 다 죽어서 조정 텅 비면 나랏일 누가 하는데?




양정 : 누군들 있겠죠~~~!!!


마침내 세조의 분노가 터짐.




세조 : 그래, 나 원래 임금 자리에 욕심도 미련도 없어!!!!!!!! 승지!!!!!!! 가서 옥새 가져오고 세자 불러와!!!!!!!!!!


사태가 이렇게 되자 눈치를 살피던 모든 신하들이 세조의 바짓단을 붙들고 애걸복걸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짐.


신숙주, 한명회 등등 : 전하ㅠㅠㅠㅠㅠ 종묘와 사직은 어찌하라고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ㅠㅠㅠㅠㅠㅠㅠ



세조 : 옛날 성인들은 자기 자식 아니라도 자질이 있으면 왕위 물려주고 그랬어!!! 하물며 우리 세자가 나라 하나 못 다스리겠어!!!!!!!!!1 세상 사람들이 다 내가 왕하는 거 싫어한대잖아!!!! 아이고 양정이 충신이다 충신이야!!!!!!!!!!1 뭐해 어서 옥새 가져와!!!!!!!!!!!!!!!!!!!!!!11





신하들 : 어떻게 옥새를 가져와요;;;; 그냥 왕의 명령을 어기고 감옥 갈랍니다;;;;;





세자(훗날 예종) : 아바마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왕과 신하, 세자가 엎치락뒤치락 하는데 양정은 이러고 있었다고 실록에 기록되어 있음.




양정 : 승지 뭐해?ㅋㅋㅋㅋ 왕이 명령하잖아. 어서 옥새 가지고 와ㅋㅋㅋㅋ



이 모든 상황을 읽고 있는 나 : 양정 목숨 아홉 개인가....


이렇게 양위한다 아니된다 임금 말 들어라 실랑이가 오랜 시간 이어지는데,  밤 삼경이 넘도록 이 난리가 이어졌다고 실록은 전함.


이 삼경을 요즘 시간으로 환산하면 새벽 1시까지, 즉 다음 날이 되도록 궁궐이 뒤집어진 것임.


하여튼 새벽이 깊자 세조의 분노도 조금은 진정이 돼서 신숙주에게 술 한 잔 받아 마시고 내전으로 들어가버렸다고 함.


험난했던 술자리는 그제서야 해산할 수 있었고 신숙주, 한명회같은 일부 신하는 궁에 남아 양정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함.


세조는 '양정 걔도 틀린 말 한 거 아니야. 옳은 말 했어.' 라면서 비꼬는 말을 하더니


4일 뒤


양정의 목을 쳐버림.


그리하여 양정 소동은 4대 '신하 입에서 양위' 사건 중에 유일하게 신하가 사형당한 케이스로 남게 됨.




대체 양정은 왜 그런 짓을 했을까?


실록에는 '양정이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변방으로만 떠돌게 되니까 앙심을 품고 이런 일을 벌였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데


일부의 주장에 따르면 이제 막 변방 생활 끝내고 항양에 입성한 사람이 왜! 대체 왜! 그런 짓을 했겠냐고 반박하기도 함.


대체 양정은 왜 그랬을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왕과 저승사자도 구분하지 못한 것일까? 문종이나 단종의 혼령이라도 빙의되었단 말인가? 요정이 시켰을까?


진실은 본인만 알고 있을 것....


다음에는 세조 때문에 인생 망한 사람 이야기 들고 올 수도 있음. 아닐 수도 있고.


의도한 건 아닌데 세조 이야기만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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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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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능소화. | 작성시간 24.07.04 진짜 깡다구 개레전드다...
  • 작성자소문낼꺼야 | 작성시간 24.07.04 뭐지 죽고싶었나 개겨도 세조한테... 근데 또 저런다고 죽이네 사람이 일관성있어,,,
  • 작성자참새둔부노출 | 작성시간 24.07.05 충신이닼ㅋㅋㅋ
  • 작성자더러러럭 | 작성시간 24.07.05 재밌다ㅋㅋㅋㅋㅋㅋ
  • 작성자모쿠렌 | 작성시간 24.07.05 와 저 일화들 중에서 젤 깡따구 쎄다.... 술의 힘이였는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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