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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옆에서 대통령님 길게 말씀하시는 거 보면서 저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저나 송강호 선배님이나, 최우식씨나 스피치라면 한 스피치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인데 작품에 대한 축하에서부터 한국 대중문화를 거쳐, 영화산업 전반에 걸친 여러가지 언급을 거쳐 결국 짜파구리에 이르기까지..
진원아, 말씀하신 내용이 시나리오 2페이지 분량 되지 않니?
분명히 이건 암기하신 거같지 않고 평소 체화된 어떤 이슈에 대한 주제 의식이 있어서 술술 풀어내신 것 같은데 저희 미국에서 많이 시상식 봤지만, 지금 1/4만 되어도 대사를 많이 외우는 배우들조차 프롬프터 보시잖아요.
너무나 조리있게 정연한 논리적인 흐름과 완벽한 어휘선택을 하신, 기승전결하시 것보고 글쓰는 사람인 저는 충격에 빠진 상태입니다.
근데 어떻게 하신 거예요?
모두 앉아서 편하게 대화를 나눴으면 합니다.
여러분, 축하합니다. 아마 이축하 인사를 수도 없이 들었을텐데요. 대통령의 축하인사도 특별하지 않습니다.
우리 영화 기생충이 세계 최고 영화제라는 아카데미에서 최고의 영예를 얻고 그리고 또 그 영예의 주인공이 되신 봉준호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님을 비롯한 출연진 여러분, 스탭진 여러분, 제작사 모두의 성취에 정말 진심으로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영화 100년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는 것도 아주 자랑스럽고 또 오스카의 역사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오스카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고 최고의 영화제지만 우리 봉준호 감독님이 아주 핵심을 찔렀다시피 로컬영화제라는 그런 비판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생충 영화가 워낙 빼어나고 우리 봉준호 감독님이 워낙 탁월했기 때문에 비영화권이라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최고의 영화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 아주 특별히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자랑스러움이 우리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큰 자부심이 되었고 많은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특별히 감사 드립니다.
이번 기생충 영화를 통해서 우리 문화예술이 어느 특정한 일부 분야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우수하고 세계적이다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케이팝, 전세계 사람들이 경탄하고 있고 또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한국 드라마들이 많은 나라에서 많은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약간 방향을 바꿔서 보면 아주 세계 유수의 국제음악 콩쿠르 이런데서도 가장 많은 입상자를 배출한 나라 중 하나가 우리 한국이거든요. 이렇게 한국은 일부 분야가 아니라 정말로 우리 문화 전반에서 이미 변방의 문화가 아니라 세계 중심부에 진입했고 인정받는 그런 세계적인 문화가 되었다는 그런 특별한 자랑스러움을 갖게 됩니다. 정말 여기 계신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아직까지 우리 문화예술 산업 분야가 아주 저변이 풍부하다거나 두텁다거나, 그렇게 말할 순 없을 겁니다. 문화예술계도 영화가 보여준 것과 같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고 특히 제작 현장에서나 배급·상영·유통구조에서도 여전히 불평등한 요소들이 남아있습니다.
나는 기생충이 보여준 그 사회의식에 대해서 깊이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뿐의 문제는 아니고 전세계적인 문제긴 합니다만 불평등이 하도 견고해져서 마치 새로운 계급처럼 느낄 정도가 되었습니다. 나는 그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최고의 국정목표로 삼고 있는데 반대도 많이 있기도 하고 속시원하게 금방 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매우 애가 탑니다.
영화산업에 있어서도 똑같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제작 현장에서는 표준 근로시간제, 주 52시간 등이 지켜지도록 봉 감독과 제작사가 솔선수범으로 준수해 주셨는데 그 점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선한 의지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제도화되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영화제작자들이 일 없는 기간 동안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복지가 잘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영화 유통구조에 있어도 스크린 독과점을 막을 수 있는 스크린 상한제가 빨리 도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영화 산업의 융성을 위해 영화 아카데미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확실히 지원하겠습니다. 그러나 간섭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오늘 정말 아마 영화 다 끝나고 난 뒤에도 여기 올 때까지 힘든 대장정이실텐데 오늘 하루는 마음껏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라고요.
오늘 이 점심 오찬 메뉴 속에는 전문적인 분들이 준비한 메뉴 외에도 제 아내가 우리 봉준호 감독님 비롯해서 여러분들에게 헌정하는 짜파구리~~ㅎㅎ를 맛보기로 포함돼 있습니다. 함께 유쾌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