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prince of w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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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대표가 됐으니 세계 최강 일본을 꺾고 우뚝 설 거예요. 태극마크를 달면서 결심했어요.”
재일교포 출신 유도 여자 국가대표 허미미(20·경북체육회)는 이렇게 말했다. 허미미는 올해 한국 유도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대형 신인이다. 지난 2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통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지난 6월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인 조지아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여자 57㎏급에서 세계적인 강호를 잇달아 메치며 금메달을 따냈다. 8강에서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라파엘라 실바(브라질)를 꺾었고, 준결승에선 세계 4위 에테리 리파르텔리아니(조지아)를 쓰러뜨렸다.
신인 허미미는 단 한 차례 입상으로 단숨에 세계 33위까지 올라섰다. 한국 현역 여자 57㎏급 선수 중 최고 순위다. 한국 유도계에선 “한국 여자 유도 선수 중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가 바로 허미미”라고 말한다. 일본 언론도 “일본 여자 57㎏급 에이스 후나쿠보 하루카의 강적이 될 것”이라며 경계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에서 만난 허미미는 “일본 친구들도 두려워하는 한국 유도의 에이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허미미는 200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한국 국적, 어머니는 일본 국적이다. 조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다. 그는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를 따라 6세 때 처음 도복을 입었다. 타고난 힘과 센스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중3 땐 1000여 명(본선·지역 예선 포함)이 출전한 전 일본 중학 유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유도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본 여자 유도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7체급 중 4체급에서 금메달(52·70·78·78㎏급)을 휩쓴 최강국이다. 고교 시절에도 줄곧 전국 톱3 안에 든 특급 유망주다.
허미미는 우리말이 서툰 편이다.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초·중·고교 내내 일반 일본 학교에 다녔다. 한·일 이중국적자라서 한국 청소년 대표로 뛴 적도 있지만, 특별히 한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행을 결심한 건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머니 덕분이다. 할머니는 “미미가 꼭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허미미는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허미미가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년)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허석은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 경북 지역에 항일 격문을 붙이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던 독립투사다.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경북 군위군에 순국기념비가 있다. 김정훈 경북체육회 감독은 선수 등록 업무를 위해 허미미의 본적지를 방문했다가 군위군 관계자로부터 “허미미가 독립운동가 허석의 후손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 감독은 경북도청, 국가보훈처, 주일대사관 등은 물론 지역 면사무소까지 찾아다니며 가족 관계 자료를 샅샅이 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까지 나서서 허미미와 김 감독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허미미의 할아버지인 허무부 씨가 허석의 증손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허미미는 “현조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놀랐다. 태극마크에 더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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