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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깨발랄하게 학교생활하는 덕선
오늘 가져온건 야설임 ㅎㅎ
덕선 "넌 나를 실망시키지마라, 알았지?"
"맨 살결을 보여달란말이양~"
맘 다잡고 읽으려는데
"덕선아! 선생님이 너 찾어!"
헐
야설 가져온거 들켰나봄
어떡해!
자기 가방에다가 야설 전부 넣는 자현
그리고 그 위를 생리대로 덮어버림
덕선 "야.. 어떡해~"
"들키면.. 이거 다 내가 본거야"
"넌 그냥 배달만 했어 알았지?"
끄덕끄덕
콩닥이는 마음 안고 교무실로 간 덕선
이리오라는 담임 선생님의 손짓
긴장
"덕선아"
"네 선생님"
"전화 받아봐, 집이야"
"네?"
된통 혼날줄 알았는데 오히려 위로하듯 팔 어루만져주며 나가는 담임 선생님
"여보세요, 누구세요?"
수화기 너머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져옴
교무실 한가운데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덕선
보라 "울지말구, 가방 잘 챙겨서 와"
"언니.."
덕선 "언니..!"
보라 "괜찮아, 그만울어 할머니 좋은데 가셨을거야 언니가 선생님한테 말씀 드렸으니깐 얼른 가방 챙겨서 와"
"언니~"
보라 "노을이도 올거야 막차 타야되니깐 시간없어 얼른 와"
덕선 "언니..!"
버스에 올라탄 아이들
덕선은 눈물이 멈추질 않고
노을 역시 슬프긴 마찬가지
보라 "야 얼른 자 곡성까지 한참 걸려, 가면 못 잔다"
말 없이 고개 끄덕이는 노을
옆에서 울던 덕선도
눈물 닦고
억지로 잠을 청해봄
동생 편하라고 덕선 발 밑에 있던 짐들 자기쪽으로 옮겨줌
말은 안하지만 보라 속도 말이 아닐거임...
할머니네 도착
"...알았어.. 안울게..."
"니가 아빠보다 더 슬퍼?"
고개 젓는 덕선
보라 "너도 울지마, 아들이 아빠 위로해야 될거 아니야"
역시 말 없이 끄덕임
보라 "가자"
안으로 들어섰는데
이게 상갓집인지 잔칫집인지...
너무 시끌벅적하고... 한쪽에선 고스톱을 치질않나, 아이들은 정신없이 뛰어다니질않나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상갓집 모습에 이게 뭔가 싶은 아이들
덕선 "여기.. 초상집 맞아? 잔칫집 같은데?"
노을 "우리 할머니네 맞지?"
벙쪄있는데 보라를 부르는 일화의 목소리가 들림
일화 "왔나? 밥 무라"
한그릇 비운 노을
덕선이 더 먹으라고 노을이 빈그릇이랑 자기 국그릇이랑 바꿔줌
덕선 "하.. 아빠 어디갔지? 고모들 밖에 없구.."
할머니 영정사진 앞에서 수다 떠는 고모들
"아빠 어디 아픈거 아니야?"
동일 "보라야!"
덕선의 걱정과는 달리 환하게 웃으며 부르는 동일
"아빠..!"
어르신들께 자식들 소개해주는 동일
동일 "어르신! 얘가 첫째, 보라여라우"
"거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서울대 안있어라우, 거 학생이어라~ 허허허허"
인사 올리는 보라
반가워하는 집안 어르신들 반응에 기분좋은 동일
공부도, 잔소리도 따로 한적없는데 알아서 잘컸다며 자랑 중
동일 "참 그리고, 얘가 둘째딸! 덕선이어라우!"
"왜 올림픽 때 테레비에 나온 애가 얘여라우!"
꾸벅 인사 드림
어르신 "야 아가! 이따 끝나고 우리 아저씨랑 사진 한판 박자!"
피켓걸 경쟁율 어마어마했다고 자랑 중
동일 "아 참 그리고 저 끝에 놈이, 막둥이 노을이어라우"
보기보다 효자라고 자랑 중
그런데 뒤에서 동일에게 말 거는 한 남자
아는 동생인듯
"워메워메! 재형아! 웨메 새키! 아따~ 이거 얼마만이데~"
이 분위기는 뭐지 싶은 덕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펑펑 울 줄 알았던 집안 어른들이 오히려 웃으며 자식을 소개 시켜주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도 역시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당황스러움
엄마 도와서 전 부치는 보라와 덕선
덕선 "언니, 아빠 싸이보그 아니야? 어떻게 눈물을 한방울을 안흘리냐..."
"..."
뒤에서 즐겁게 지인과 담소 나누는 동일
"어른들은 원래 저러냐? 안슬퍼?"
"시끄러, 전이나 부쳐"
"고모들도 그래, 자기 엄마잖아 지금 반지 자랑할때야?"
백금이 좋은지 순금이 좋은지 투닥이는 고모들
덕선 "할머니 불쌍해..!"
일화 "아이고~ 야, 동생 데리고 먼저 들어가 자라"
보라 "근데 큰아빤 안와? 할머니 쓰러지고 바로 전화 드렸잖아 임종도 못보시고.."
"아마 내일은 도착하실기다, 미국이 가깝나 어데.. 뭐 못오시면 할 수 없고"
"..할머니 불쌍해..!"
매정한 가족들 모습에 다시 울음보 터진 덕선
"아 그만울어~! 보자보자하니까.."
덕선 "뭐~ 난 맘대로 울지도 못하냐?"
보라 "이게 진짜?"
일화 "씁! 조용히해라, 남들 본다"
다음날
좁디좁은 방에 다같이 모여서 자는 가족들
보라가 뒤척이는 바람에 잠에서 깬 덕선
밖으로 나온 덕선
고모들은 식사 준비 중
쭈구려 앉아 있는 동일을 발견
우는줄 알았으나 조는 거였음...
슬퍼하는 기색 없는 아빠에게 실망해가는 덕선
"하.."
아침 준비해온 고모들
집에서처럼 반찬 투정하는 동일
아빠 정말...
저녁이 되고 다시 조문객들로 북적임
덕선 "치! 고모부는 화투치러왔나? 자기 엄마 아니라고.."
보라 "야, 딸도 저렇게 아무렇지 않은데 사위가 무슨"
노래 부르는 동일과 조문객들
덕선 "후.. 언니, 그래도 노래는 너무하지 않냐"
나도 이젠 모르겠다..
실망감만 더 커져가는 덕선
조문객들이 떠나고 식 정리 하는 사람들
덕선 "큰아빠 안오실건가봐.. 열시 다 됐는데.."
보라 "내일이 발인인데 오늘 못 오시면 못오시는거야"
손님들 다 빠져나간 마당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동일
그런 동일에게 다가가는 덕선
"아빠, 자~"
"...으이그~ 예쁘고 착한 우리 딸"
"아부지 괜차네, 괜차네.. 흐흐흐"
아빠 입에서 괜찮다는 말 나오니까 좀 안심 하는듯
살짝 맘 놓고 다시 정리 도와주러 가려는데
"동일아.."
"동일아..."
"동일아~"
"우리 엄니 불쌍해서 어쩐디야.. 우리 엄니 불쌍해서 어쩐디..!"
"뭐시 급하다고 그렇게 먼저 갔을까잉~!"
"뭐시 급하다고~!! 인자 우리 엄마 못보자네~! ..우리 엄마 못보잖아~!"
큰아빠가 오자 울며불며 달려나오는 고모들
"오빠~! 왜 이제 왔어~! 우리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엄마 가는것도 못보구..!"
고모 "엄마가 큰오빠 얼마나 찾았는데~!"
덕선 '어른은 그저 견디고 있을뿐이다'
덕선 '어른으로서의 일들에 바빴을 뿐이고 나이의 무게감을 강한척으로 버텨냈을 뿐이다'
형에게 왜 이제왔냐며 울부짖는 동일과 이딴 반지 따위는 필요없다며 집어 던지는 고모
덕선 '어른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