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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박경리가 토지에서 풀어낸 조선이 일본에게 잡아먹힌 이유(2)

작성자여멍|작성시간24.07.31|조회수5,265 목록 댓글 13

출처: 여성시대 (여멍)

 

나 잘 하고 있는거 맞는지 모르겠다. 덜덜덜.....

역사적 식견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뭣도 아닌 걍 일개 직장인일 뿐인 여시1.....의 글이니 너그럽게 2탄도 읽어주길....

 

1탄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eHf/4978186

 

 

아무튼 구한 말 조선의 정신적(?) 지형을 이루고 있었던 물줄기 양반에 대해서는 1탄에서 설명을 했고....

그러니까 조선의 유교 사상의 고매한 정신을 몸과 마음에 장착한 수구파가 양반들이고

그 양반들이 위태하게 개화의 물결앞에 놓여있는 중인거지. 

행실은 위태하고 제 몸만 챙기며 머리는 얼얼한데

그럼에도 유교 조선의 정신만은 깍 붙잡고 있어서 일본의 여러 시도가 안먹힌다는거.....

 

여기에 이 물줄기를 둘러싸고 있는 들판, 그러니까 서민들 이야기를 보면.

서민들은 일단 생래적으로 수구파야. 시초부터 인륜도덕을 강렬하게 내포한 집단이기 때문에

수구파.....

들판 ㅎ

 

조선의 들판, 서민들, 즉 백성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자연 종교 또는 무속의 세계였어.

유교에서 비롯된 삼강오륜의 도덕, 예의 숭상에서 온 관혼상제의 제도조차도

무속의 빛깔을 띄었다해도 무리한 이야기가 아닐성 싶다는거야. 

여기서 유교의 고매한 정신적 세계를 숭상한 양반들과 

서민들이 같은 수구파임에도 뭔가 좀더 순수한? 수구적 혹은 보수적 감수성을 갖고 있었다해야하나....ㅎㅎ

제사같은 행사는 항상 무속을 동반했고, 최고 도덕인 '효' 사상은 조상으로하여금

자연 종교에서의 신(神)의 자리를 차지하게 했어. 신앙의 대상이라면 어느것도 거부하지 않고,

어떠한 종교이든 자리를 내어줄 것을 주저하지 않는 세상.

백성의 삶에서는 유교와 불교가 서로 싸우지 않고 공존해 왔으니까. 

목신이든 산신이든 지신이든 상사바위든 신앙의 대상으로 정성을 들여왔고, 믿음이 없는 사람도 없었고,

하나만 믿는 사람도 드물었어. 

왜?

재앙과 천벌에 대한 두려움. 그 무서움으로 가득한 소박하고 선량한 체념의 무리가 서민들이었대.

이 서민들에게 종교적 편견이 있을 수 없고, 종교적 싸움이나 종교를 방어 할 무기조차 없는거지.

여기에 이 신비주의자들의 일상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대.

신령에 관한 행사는 무당들에게 맡겨놓고,

일상을 실행하는 생활방식은 삼강오륜의 노력을 기울이는거야.

서민들이 즐겨쓰는 말 중에 '도리'라는 말이 있어. 물론 식자들도 쓰는 말이지만. 

자식된 도리, 부모된 도리, 사람의 도리, 형제의 도리, 친구의 도리.....이 도리야 말로 생활의 규범인거야. 

 

무자비한 양반들의 수탈 속에서 가난도 이별도 견뎌야만하고, 

도리를 준열한 계율로 삼은채

자각없이 고행해온 무리가 조선의 백성이고, 수구파의 넓은 들판이 되어 주었어. 

조선 오백년동안 씨뿌려놓은 유교사상의 끈질긴 덩굴이며 무수한 열매인 것....

 

그렇다면 이 공자의 서자들이 지금 도도히 흘러들어오는 약육강식의 무리를 어떻게 맞이할 수 있을까

약육강식을 기치로 세운 무리들을 '도리'로 대적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지....ㅠㅠ

일본은 선진국었지. 물질문명의 선진국. 

일본은 봉건제도를 무너뜨리고, 명치유신의 비약을 소위------> 위대한 국민성으로 자부하고 있는겨 ㅋㅋㅋ

그 자부심이 틀린것은 아니지만, 그 자부심의 시작은...

오랜 옛날부터 문화의 수혜국인 조선을 '미개국'으로 왜곡하는 호전적인 저들의 국민의 자성을 위해 

필요했던거.....

 

몇백년동안 싸움으로 점철된 일본의 역사에서

볼만한 사상이 없고, 학통은 미미하였으며, 저 신라 예술의 정신세계에 미칠만한 것도 존재하지 않은채

칼과 피 위에서 살아 온 자들. 

 

근세에 이르러 250년 평화를 누린듯 보인 덕천막부(에도막부) 시대도 무사도를 지주로 삼은 정치체계였고,

다이묘라 이름한 지방 제후들의 정치 방식도 역시 무단정치였음. 

칼로써 무찌름을 당하는 무력만이 전능으로 군림하여 무력으로써 균형을 잡은 평화가 유지되어 온 나라. 

 

무사도의 칼은 그렇게 제국주의의 총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터전이 된거야. 

사람 죽이는 무기인건 매한가지였으니까.

그렇게 큰 저항없이 제국주의 사상을 수입하고 외래학문을 무제한 받아들이고

특히 신무기에 의한 군비확장은 군국주의 찬가와 함께 필연적으로

외부로 촉수를 뻗칠 수 밖에 없었고. 

 

무사도 정신으로 달구질 받아온 국민들 역시 별 저항없이 

그 전쟁의 정렬속으로 휘말려 들어간거고....

 

격정과 야욕은 애국이라는 덕으로

약탈, 음모, 악행은 아시아 평화라는 미명으로 기꺼이 목숨까지 던지는 병사로 다듬어진것.

 

일본은 자기 백성들을 사냥 몰이꾼으로 내몰았고,

착하게 백성을 가르친다는 유교사상은 무기를 쥐고 달려오는 세력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그리하여

조선은 미개하고 우매한 백성으로 치부되어 일본의 희롱을 받게 된 것. 

고고한 정신과

도리에 마음써온 선량한 조선의 정신은 그렇게 

잡아먹힌거.....라고 썼어. 

박경리 작가님이

 

내가 잘 풀어쓴건지 아직도 모르겠고 두렵지만

똑쟁이 여시들이 잘 알아들어줄거라 믿어 ㅎㅎㅎㅎ

 

그리고 토지, 정말 정말 좋은 책이야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과 아리랑도 걸작이지만, 

박경리 작가의 섬세한 생각과 절묘한 인간 군상의 분석, 그리고 역사에 대한 통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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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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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멸망어쩌고저쩌고 | 작성시간 24.07.31 나도 선댓
  • 작성자forward | 작성시간 24.08.01 여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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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흰강아지이 | 작성시간 24.08.01 여시덕에 갑자기 일본 한국 역사 흥미생겨서 중국 일본 한국 역사 책 빌림(?!!?)ㅋㅋㅋㅋ 덕분에 새 흥미거리 생겼당 고마워
  • 작성자거품비누 그래 | 작성시간 24.08.26 여시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다니 진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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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졸린찹쌀떡 | 작성시간 24.10.04 잘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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