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김평행선
중학생 시절
2017년 12월 25일.
대한민국 배드민턴 역사에
새로운 기록 하나가 추가됐다.
만 15년 10개월 20일,
광주체육중 3학년 안세영이
성인 선수들을 제치고 한국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중학생 신분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나흘간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단식 부문에서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성인 선수들을
상대로 7전 전승의 괴력을 선보이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통해 대표팀이 된 것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다.
남자 배드민턴의 이용대도 중학교 때 발탁됐지만
이는 선발전을 거치지 않은 추천 선수였다.
겨울 방학
산으로 둘러싸인 충청북도 진천선수촌에서
오전 5시 40분에 기상해 온종일 운동
사실 대표팀 훈련이 안 끝났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론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너무 좋습니다.
힘들거나 아파도
배드민턴만 치면 다 괜찮아져요.
휴대폰 게임도 배드민턴 게임을
할 정도로 배드민턴이 재밌어요.
진천선수촌 밥이 너무 맛있어요.
선수촌에서 밥이 제일 좋다.
다 맛있다.
당연히 올림픽에 나가고 싶고,
거기서 메달을 따고 싶다.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각오로 왔다.
제 인생의 절반을 넘게 같이 달려온
배드민턴은 가장 오랜 친구죠.
다시 생각해보니
앞으로 같이할 날이 더 많네요.
항상 배드민턴이
제 머릿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안세영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쓰고 있는 배드민턴 일기
크게 특별한 건 아니에요.
하루 동안 했던
훈련 내용을 일기로 적고 있어요.
초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계속 써왔죠.
쓰다 보니 어느덧 습관이 됐습니다.
뭐가 잘 됐고, 뭐가 안 됐고
이런 걸 쓰면서 반성을 많이 해요.
오늘 하루를 헛되지 않게
보냈단 걸 느끼기도 하죠.
절 응원해주시는 배드민턴 팬들께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실망을 안 드려야죠.
마지막 꿈인 올림픽 메달까지
더 열심히 달려갈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고등학생 시절
광주체육고등학교에 진학
국가대표 선발 1년 5개월 만인
2019년 5월,
만 17세의 나이로
드디어 첫 세계 대회 우승을 달성
세계랭킹 79위에 불과한 17살 한국인 소녀의
우승은 세계 배드민턴계에도 큰 충격이었다.
슈퍼 300 뉴질랜드 오픈 결승전에서
2012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쉐루이를 꺾고
생애 첫 BWF 월드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해줘서
다른 때와 다른 기분이었다.
너무 좋았다.
아직 너무 부족하다.
올림픽에 출전하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아직 멀었다.
힘을 더 기르고 랭킹도 올려야 한다.
이번 한 번 우승만으로는 안 된다.
부족한 것을 채우겠다.
최선을 다해서
올림픽 티켓을 꼭 따도록 하겠다.
세영이는
학교에 와서도 운동을 쉬지 않는다.
훈련 때도 가장 먼저 들어와서
다른 학생들의 본보기가 된다.
학생의 본분을
다하면서 친구들도 잘 챙긴다.
외국 대회에 나가면 부모님을 통해
학교에 간식을 보내줘서
깜짝 놀라게 해준다.
예의도 바른 세영이는 최상의 학생이다.
자기 관리도 잘하고 완벽한 아이.
-광주체고 배드민턴부 김명자 감독-
2019 프랑스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우승
2018년 2월 세계랭킹 500위로 국제무대에 데뷔,
안세영은 2018년 아이리시 오픈에서
첫 성인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99위로 시작,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정점을 찍어 10위까지 올라섰다.
올림픽 여자단식은 세계랭킹 16위까지
국가별 2명까지 출전자격이 주어지는데
한국선수중 안세영의 랭킹이 가장 높았다.
올해 세계랭킹 20위권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이뤄서 기쁘다.
이제는 이 랭킹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
아직은 올림픽 출전만 바라보고 있다.
올림픽 출전이 결정되기 전(2020년 4월)
에는 메달은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이기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이제는 그 선수들을 이겨야 한다.
첫 우승 이후 안세영은 빠르게
세계무대를 접수해 나갔다.
뉴질랜드 오픈 우승에 이어
2019년 한 해 동안 캐나다 오픈, 아키다 마스터스,
프랑스 오픈, 광주 코리아마스터스까지
제패하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압도적 활약을 펼친
안세영에게 신인상을 수여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9위로 급성장 도쿄올림픽 기대주
2019년 1월 첫째 주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99위였던
안세영은 세계랭킹 9위로 2020년을 시작했다.
광주체육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안세영은
유망주를 넘어 올림픽 메달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안 다치는게 첫 목표다.
지난해에는
무릎에 부담이 있었는데 안고 뛰었다.
다음은 기복이 덜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꾸준하게 성적을 내야한다.
매 대회마다
8강이나 4강 이상은 올라가야 한다.
한번 우승하고 무너지면 안된다.
선수라면 누구나 갖는 꿈이다.
도쿄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
언론이나 팬들의
많은 관심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겨내려고 하는 중이다.
부담을 가지면 제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못 하게 되더라.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담감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심을 주시는 것 같아서 좋다.
제가 관심받는 것을 좋아한다.
광주체고 창단 첫 우승
안세영은 고교 리그전에서
전승을 거두는 맹활약으로
학교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실업팀 시절
대표팀 여자단식 에이스이자
여자단식 세계랭킹 8위 선수로 성장한
안세영은 삼성생명에 입단함
안세영은 1월 16일 요넥스 태국오픈 4강과
23일 토요타 태국오픈 4강에서
마린에게 패해 결승이 좌절됐다.
하지만 '왕중왕전'인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는 달랐다. 안세영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마린을 2-1(21-16 14-21 21-19)로 꺾고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마린 선수가
작년보다 더 빨라지고 힘도 좋아졌더라.
처음에는 당황해서 적응을 못 했다.
마린 선수보다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많이 배웠다.
마린 선수와 계속 붙어보고 싶다, 지더라도.
태국 대회에 나가느라
졸업식도 못 가고 친구들과
작별 인사도 못 해서 아쉽다.
실업팀 선생님들과 언니들이
치는 공은 수준이 다르더라.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제 울지 않겠다.
예전에는 마음만 조급해서
한 경기 한 경기 지는 게
너무 아쉽고 서러워서 울었는데,
이제는 잘 다스리고
많이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지도록 하겠다.
올림픽에 한국 여자단식 대표로
나가는 것만으로 영광이다.
어린 나이에 메달을
한번 따보고 싶기도 하다.
휴식도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은 운동을 안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니 조심스럽다.
세영이가 올림픽 진출이라는
꿈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
어린 선수가 쉬는 날에도 혼자 훈련을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김충회 감독-
첫 올림픽이어서 긴장도 되고 떨리는데,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코트에서 4∼5시간 훈련하고,
밖에 나가서 뛰고 웨이트 훈련도 한다.
오전에 1시간 반에서 2시간,
오후에 2∼3시간 훈련하고 야간에도 한다.
살이 빠지기도 빠지는데,
먹어야 한다.
살려고 먹는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모든 게 부족했다.
올림픽에서는 다르게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도 안 쉬고 준비하고 싶다.
나는 젊은 게 강점이다.
체력은 훈련을 많이 했으니 자신 있다.
요즘도 우는 날이 많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제가 울먹이니까 선생님께서
당황하시기도 한다.
그럴 때면 진천선수촌
운동장 벤치에 앉아 별을 본다.
별을 좋아하는데
선수촌에는 밤에 별이 많이 떠서 좋다.
별을 보면 마음이 다시 차분해진다.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옛날에는 정말 부담으로 느꼈지만,
지금은 부담감을
어느 정도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즐기려고 한다.
욕심을 낼 때마다 잘 안 될 때가 많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올라가는 게 목표다.
운동 선수라면
누구나 올림픽에 나가보고 싶을 거예요.
'끝판왕' 이니까요.
주변에서 '지난해 올림픽이 열렸다면
더 좋았겠다'는 말씀을 하세요.
상대가 저를 모르면 오히려
까다롭게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해요.
두 번 다시는
이렇게 준비하지 못할 정도로요.
못하면 정말 많이 아쉬울 것 같아요.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거예요.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해야죠.
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후회 없이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 없는 경기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세영은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안세영은 1세트부터 헤어핀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면서
점수를 획득하며 손쉽게 기선 제압을 했다.
2세트 들어 안세영은 8-3으로 앞서던 도중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하다가 무릎에 피를 흘렸다.
무릎에 반창고를 붙인 채 경기장에 들어선
안세영은 9-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내 전열을 정비한 안세영은
역전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안세영이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안착했다.
안세영은 C조 1위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저의 전부인
배드민턴에서 역사를 쓰겠습니다.
세계랭킹 8위 안세영(삼성생명)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 16강에서
부사난 옹밤룽판에 2-0(21-15 21-15)로 승리했다.
안세영은 생애 첫 올림픽 도전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 천위페이에 0-2(18-21 19-21)로 졌다.
8강에서 사실상 결승전을 치렀다.
당대 최강자들을 어린 나이에
이미 모두 꺾어본 안세영이 4차례 만나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이기도 하다.
매치포인트를 내준 순간,
코트 위로 넘어진 안세영은 한동안 일어나지 않았다.
힘겹게 준비했던 지난 시간,
밤낮으로 셔틀콕을 올려주며 함께 훈련했던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겨우 일어났지만 결국 눈물이 쏟아졌다.
경기가 끝난 뒤 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쏟은 안세영은 벌개진 눈으로
믹스드존에 나와서도 한동안 눈물을 훔쳤다.
새벽에도 야간에도
항상 같이 운동시켜주시느라
선생님(장영수 여자단식 코치)이
정말 많이 힘드셨는데
죄송해서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한가보다.
공격력이 약하다고 해서
공격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긴장도 많이 해서 그런지 제대로 안 나왔다. 집중력과 인내심에서
천위페이에게 이번에도 뒤진 것 같다.
정말 많은 응원 받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배드민턴 하면 복식부터 떠올리니까
단식을 많이 알리고 싶었다.
천재 안세영은 독종이기도 하다.
국가대표가 된 뒤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는 넘어져 무릎이 까져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이날도 발목을 접질렸지만 치료받고 또 끝까지 뛰었다.
이보다 더 크게 다쳤어도
훈련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뛰었을 것.
안세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회전 만에 탈락한 뒤
'하루도 안 쉬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고,
3년간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될지 모른다는 얘기에도
올림픽은 분명 할 거라 믿고
정말 열심히 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안 되는 거면
아마 그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 같다.
엄마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셨는데 아직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계속 도전해보겠다.
올림픽이 끝났으니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안세영은 벌개진 눈으로 웃으며 말했다.
혼자 있고 싶기도 한데,
스무살 되면
다들 하고 싶어하는 거 있잖아요.
술 딱 한 잔만 먹어보고 싶어요.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직도 시합이 끝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저의 첫 올림픽이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속에서 잘 마무리가 됐다.
많은 분이 해 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이었지만
그래도 후회 없이 준비한 만큼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했다.
저의 도쿄올림픽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 저의 약속을 또 지키며
다음 대회, 또 다음 대회에
더 빛나는 선수가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배드민턴이라는 종목도
기억해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2021.07.31 안세영-
안세영 선수의 만 19세까지의 이야기
2023년 안세영은
11개의 국제대회에서
7차례 우승, 3차례 준우승, 1차례 3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2023년 7월 31일
세계랭킹 1위 등극
세계 1위 소식을 듣고
지난 과정들이 생각났다.
처음에 1,335등,
뒤에서 두 번째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단계별로 잘 거쳐
비교적 순탄하게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
물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런 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
당연히 1위를
지키려고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미리 걱정하면 나아질 게 없으니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다.
2023년 8월 1일 아침에 느꼈던 희열을 추억하며
2024년 8월 1일 여시들의
아침을 여는 글이 되길 바라며 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