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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연구 업적을 내야만 나갈 수 있는 곳을 아십니까?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4.08.01|조회수3,739 목록 댓글 3

출처: https://www.fmkorea.com/7310683999

 

스탈린 시절 소련에 존재했던 샤라시카에 대한 이야기

 




 

사실 제목만 보고 많은 분들이

 

'임마 대학원 이야기 하네 ㅉㅉ' 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그렇게 뻔한 내용으로 글을 쓰기에는 여러분의 시간이 아깝지 않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특이한 수용소인 샤라시카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샤라시카는 워낙 특이한 개념이다보니 한국어에 대응대는 단어가 딱히 없긴 하지만

 

굳이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연구 개발 수용소'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스탈린이 집권했을 무렵 소련의 상황은 개판 그 자체였습니다

 

안으로는 세계 1차 대전보다 러시아에 더 큰 피해를 입힌 적백 내전의 상흔이 아물지 않았으며

 

 




밖으로는 '외교 따위 겁쟁이나 하는 것이지' 라고

 

세계 전부를 공산화 하면 그만이라는 트로츠키의 똘끼 때문에

 

온 세상이 다 적이었던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러시아의 유서 깊은 전통이 망조깃든 경제긴 했지만

 

 




이 시절에는 말도 못할 정도였지요

 





이런 상황에서 스탈린은 강대국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에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있다' 며

 

인민들의 희생은 알바 아니라는 듯한 무자비함으로 중공업화를 추진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비용은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곡창을 털어서 조달했지요

 

물론 당시가 대공황이 한창인 시절이라 헐값에 수출한 거였고

 




 

이 과정에서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굶어 죽었지만

 

스탈린에게 그런 '사소한' 희생은 알바가 아니었지요

 




 

이렇게 스탈린은 공업화만 이룰 수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갈려나가도 '대를 위한 소의 희생' 이라 생각했지만,

 

 

이러한 피같은 돈으로 소련의 과학 개발을 지원했는데

 

과학자라는 족속들이 이해할 수 없는 연구에 돈을 탕진했던 게

 

스탈린 입장에선 용납이 되지 않았지요

 

 




예를 들어 훗날 소련 로켓의 아버지로 평가받은

 

코룔로프 같은 경우

 

 

초창기 로켓 개발 과정에서 실패가 어찌보면 당연한 것임에도

 




'인민들의 혈세를 불꽃놀이 하는데 탕진했다' 는 죄목을 뒤집어 쓰고

 

10년형을 선고 받고 숙청되고 말았지요

 

 

그리고 대숙청 기간 동안 실적에 목을 메던 NKVD 요원들은

 

https://www.fmkorea.com/7245506409

 

 

NKVD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시대를 앞서나간 연구,

 

그리고 연구 개발 과정에서 실패 사례가 나오면

 

체포하여 수용소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리셴코처럼 정치권에 줄을 잘 선 케이스들은

 

자기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들을 제거하고자

 

권력을 남용하여 수용소로 보내버리는 짓을 하였으며

 

 



 

나중에는 연구자들끼리 불화가 생기는 경우

 

상대방을 서방의 첩자라고 밀고하는 경우마져 있었지요

 




당시 사회 전역에서 온갖 사람들이 숙청되어 수용소에 끌려가던 상황이었으니

 

소련 전역의 수용소에는 과학자와 개발자들이 넘쳐났습니다

 

 

 

이러다보니 스탈린 입장에선 이들에게 육체 노역을 시키기 보다

 

두뇌를 굴리게 해서 소련에 기여하게 하는 게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샤리시카라는 별도의 수용소를 만든 것이지요

 




 

그렇게 잡혀온 과학자들과 개발자들은

 

'니들의 죄질을 보면 시베리아 굴라그에서 썩게 만들어도 모자라나

 

자비로우신 간사장 동지의 뜻에 따라

 

수감 기간 동안 연구 및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가 받았다' 

 

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구 및 개발에 매진해야 했지요

 

 

그리고 소련 측에서는 성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소련 입장에서 이득이 될 만한 업적을 내놓으면

 

형기를 단축시켜 주겠다는 당근도 제시하였습니다

 

 

 

사실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연구자들과 개발자들에게

 

적절한 포상을 주면서 동기를 자극하는 게 맞겠지만,

 

 

소련은 일단 꼬투리 잡아서 끌고와 놓고

 

아무튼 업적을 만들면 형기를 줄여줄테니까

 

사회에 돌아가고 싶으면 열심히 몸 갈아서 연구하라고 했던 걸 보면



 

머리가 띵할 수준의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잡아 가두고 나서 형기를 단축시켜 줄 테니

 

업적을 내놓으라는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다들 사회로 돌아가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기에

 

상당수의 연구자들과 개발자들이

 

자기 몸을 갈아가면서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했지요

 

 

당시 샤라시카에서 올린 보고서들을 보면

 

 

스타코비치(K. I. Stakhovich) 교수, 빈블라트(A. Y. Vinblat) 교수 및 공학자 테이펠(G. K. Teifel)을 포함한 

 

한 죄수과학자들의 집단은 오랫동안 우리 고유의 터보프롭 엔진의 제작에 몰두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이론적 연구에 작업의 기초를 두고 있는 그들은 TRD-7B 엔진의 제작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상임간부회의 명령서를 검토해주시기를 요망합니다.

 

 

라고 수용소에서도 최신 터보 프롭 엔진 개발을 진행하였으며

 

 

1947년에 10년 형을 받아 복역중이던 아브람손(A. S. Abramson)은 

 

경제적인 자동차 캬브레이터를 위한 새롭고 기발한 체제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ZIS-150을 시험한 결과 연료가 10.9% 절약되었습니다. 

 

아브람손, 기계공학자 아르제바니제(M. G. Ardzhevanidze) 및 엔진제작자 쓰베트코프(G. N. Tsvetkov)의 징역을 

 

각각 2년씩 단축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각하의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라며 실제로 소련에 도움이 되는 연구들이 상당히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탈린 시절 소련의 과학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로켓이나 핵무기 같은 분야에서 미국과 버금 가는 수준까지 따라온 게

 




 

소련을 위해 정보를 제공한 스파이들의 역할이 컸으나

 

스파이들이 제공하지 못한 분야에 대해서는

 

소련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했던 걸 보면

 

 

아무래도 과학자와 개발자들을 수용소에 가둬 놓고

 

혹사시킨 게 상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난데없이 누명을 쓰고 갈려나간 과학자들과 개발자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재앙이 따로 없었겠으나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라는 말처럼

 

이렇게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수용소에 넣고 연구하게 시킨 사례는

 

 

원래 아동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악의 세력' 들이나 할 만한 짓이기에

 

역사적으로는 흔치 않은 사례이기에 한 번 가볍게 이야기를 꺼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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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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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벤위쇼 | 작성시간 24.08.01 이런거 보면 참 여러모로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 작성자김공이 | 작성시간 24.11.05 진자 신기한 발상이다
  • 답댓글 작성자김공이 | 작성시간 24.11.05 구글에 쳐도 잘 안나오네ㅠㅠ 고급정보 고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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